링크의 경제학 - 웹2.0시대의 새로운 영향세력들, 그들은 어떻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가
폴 길린 지음, 최규형 옮김, 세이하쿠 감수 / 해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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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과 블로거 파워의 시대, 앞으로의 신 경제학

 

  일촌. 그럴듯한 단어로 표현된 웹사이트 시대의 이웃사촌이 만들어진지 벌써 7년이 훌쩍 넘었다. 싸이월드라는 강력한 세계에 매료되어서 친구들과 급격한 일촌맺기를 신청하고 사진과 함께 많은 것을 새롭게 공유 할 수 있는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오랜 친구들이 어떻게 지내왔는지 알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연락이 두절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지만 그사람이 지금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슬픈지 기쁜지까지 알게 되는 것 같아서 자신만의 영역을 침범하는 느낌을 적잖게 받았다.

 

  그런 일촌의 세계에서 나는 블로그의 세계로 넘어왔다. 모두가 그러하듯이 나도 자연스러운 시대의 흐름을 따르게 된 것이다. 블로그는 차원이 달랐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사이버 공간이 아닌, 사람과 사회가 만나는 하나의 경제적 사이버 사회였던 것이다. 즉,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감성을 팔고, 홍보를 하며 공유를 할 수 있는 인간관계 이상의 하나의 사업이였다. 그것을 깨닫고 충격을 금치 못하였다. 마케팅과 홍보적 측면에서 더이상  TV 매체나 신문을 통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파워 블로그로 선정된 사람들은 사이버의 인기와 능력을 인정 받아 오프라인의 세계로 넘어오면서 실질적인 '경제적'가치를 받게 된다. 그것이 지금의 웹 2.0 시대, 클릭의 파워 시대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링크의 경제학]은 다각적인 측면으로 시대를 분석하고 어떻게 경쟁력을 갖추게 될 수 있었는지 파헤치고 있다. 사람들의 의견, 관심, 경험들을 공유하고 홍보하기 위하여 온라인이란 도구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설명하면서  쌍방향 웹이 몰고온 혁명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으며  영화, 책, DIY등의 주제별 블로그들의 등장과 댓글을 달아야 하는 블로그 원칙의 핵심까지 명쾌하게 제시해준다. 또한 '투명하라'라는 말에서 이것이 모든 사이버 사회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 원칙임을 책을 통해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정직과, 겸손, 열린 마음, 공정함 등이 기준이 되며 블로그에 올린 글들이 수정을 하는것이 어떠한 사고에서 비롯되는 것인가를 설명해준다. 공감이 간다. 나도 또하나의 블로거이기 때문이다. 블로거들의 성장들을 보면서 엄청난 지식과 그들의 능력에 대해  놀람을 금치 못했었다. 이것이 위대한 사이버 공간의 힘이고, 모든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진정한 평등사회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특히나 같은 주제로 묶여서 열정을 공유하게  열성 팬들에게 대한 이야기는 아주 흥미롭다. '구글 블로고스톱트'나 '더 디즈니 블로그'와 같은 외국의 사례를 들면서 관심사가 동일한 이들이 얼마나 그 사업과 지식을 강력하게 홍보하고 인기를 높일 수 있는 가를 증명해주고 있다. 무척 신선하고 관심 같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세월의 흐름보다도 더 빨라지고 있는 트렌드 변화를 익히기에는 블로그만큼 좋은 매체도 드문 것 같다. 나만 봐도 알 수 있다. 원초적으로 관심을 갖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나는 블로거나 지식인들의 도움으로 카메라, 경제, 경영, IT, DIY, 서평단으로까지 옮겨졌기 때문이다. 나에겐 득이 된 세계였다.

 

  하지만 블로그 시대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님을 이 책에서는 아주 섬세하고 분석적인 측면으로 말해주고 있다. 이들이 바로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이 이 제목 '링크의 경제학'에 대한 진짜 이유이다. 기업들을 이들을 잡고 싶어한다. 이들이 시장을 만들고,  인기몰이를 하며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열성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을 판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 웹 링크의 세계는 팟캐스트, 오픈 캐스트, 트랙백에서 태그, RSS 등 점차 진화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나도 쉽게 놓쳤던 부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계기 되었다.

 

  앞으로의 트랜드를 파악하고 분석하기 위해서 참 좋은 책이다. 특히나 파워 블로그들의 현상을 집중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야 뒤쳐지지 않고 올바르게 참여 할 수 있을 것이다. 열성적이고 자유 분망한 시대의 사람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갈 것인가? 저작권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언제나 그랬던 한 때 반짝거리는 거품일 수도 있을 것이지만 마케티의 혁신이 만큼 이 책을 통해서 더욱 진지하게 바라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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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베스트 연설문 - 열정과 감동으로 오바마 열풍을 일으킨
김욱현 지음 / 베이직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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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세상을 바꾼다. 언어가 인생을 바꾼다.

 

  그말이 가장 어울리는 사람. 바로 오바마가 아닐까. 그는 놀라운 언변 능력과 뛰어난 연설로 온 세계를 사로 잡은 이 시대 최고의 영웅이다. 아직 영웅이라고 말하기엔 다소 이른감이 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미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란 칭호를 얻었다. 그것만 해도 세계적인 화재 거리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지만, 그것 보다도 그가 고난을 극복하고 이나라 저나라를 떠돌면서 깨우친 사상들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점들 때문에 더 이슈화가 되었다. 나 역시도 그를 눈여겨 볼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젊은 나이와 패기, 그리고 인종을 뛰어넘은 승리, 대대로 내려오는 권력 집안이 아닌 이유로 젊은 층들과 여성, 사회적 소외층들에게 더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오바마 미 대통령. 그의 연설을 이 책과 함께 들어보게 되었다.

 

  우선 이 책. [오바마 베스트 연설문]은 영문과 번역문이 함께 소개되어있는 매우 이래적인 책이다. 그가 어떤 주제로 언제 어디서 펼친 연설인지까지 서두에 설명을 하면서 시작한다. 첫번째 챕터인 '담대한 희망'에서부터 그에게서 풍기는 엄청난 위력을 실감하게 되었다. 일단 그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먼저 시작한다. 우리는 이 말을.. 보통은 말을 마칠때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첫느낌부터 신뢰가 간다. 그건 엄청난 마력중의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감사하고 고맙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믿음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연설에는 '믿음'이 많이 느껴진다.

 

  공감대 형성이란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실감할 때가 종종있다. 같은 연배 사이에서도 그럴 수 있고, 성별이 다를때에도 관심사가 다를때도 커다란 괴리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저 먼 타국에 있는 한 흑인의 나이 많으신 분에게서 공감대라는게 형성되었다. 민주당, 노동당을 떠나서.. 해야할 일, 헤처나가야 할일이 많음을 알고 현실적으로 부딪히려고 애쓴다는것. 정부는 돈과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아닌 기꺼이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라는 것. 서로의 말을 경청하고자 하는 한 사람들에게 최악이 아닌 최선의 기대를 할 수 있다는 말들.. 모두가 가슴에 박히고 귀에 들리고 눈으로 느꼈다. 그것이 연설의 힘인가 보다. 직접 현장에서 본 연설이 아님에도 책에 담긴 한글자 한글자마다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시대의 부조리와 환멸 그리고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감등으로 생긴 정부에 대한 불만감이 '불만'만 갖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나부터 변하고 옆 사람을 변화 시키며,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 왠지 그런 생각이 불끈 불끈 솟아오름을 느낀것은.. 나뿐이 아닐 것이다. 이책에서 가장 좋은 점은 역시 연설의 원 영문을 함께 읽을 수있다는 점이다. 아주 좋다. 단어 선택을 어떤걸 했는지,, 문장은 얼마나 깔끔하게 쓰고 있는지 쏙쏙들이 알 수 있어서 마치 아이스크림 '알껌바'를 먹는 기분이랄까. 아이스크림도 맛있는데 그 안에는 아주 맛난 껌까지 들어있는! 오역으로 가끔 애를 먹는 소설들에 비하면 영어공부와 오바마의 정치 견문을 골고루 배울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두껍지 않은 책. 그리고 간편히 다니면서 몽땅 외어버리고 싶은 영어 연설문! 가슴에 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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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인물상식 교실밖 상식 시리즈 4
김동섭 지음 / 하늘아래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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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을 알면 꿈이 더욱 명확해진다

 

 일단 표지에서 비추는 익숙한 얼굴들이 참 익숙하다. 라파엘로의 그림인 철학자들도 보이고, 모짜르트나 베토벤도 보이며, 고흐의 초상화도 눈길을 끈다. 단 한장의 그림만으로도 확연히 알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어떤 특정 분야에서 아주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면서 세상에 공헌을 한 사람들. 그들을 우리는 위인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어릴때 부터 그들에게 무엇을 배워야만 한다고 여겨왔다 그렇게 생각하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게 만드는 것. 어쩌면 잘못된 교육 때문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으로 우리는 다채로운 위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인물상식]은 교과서에서 배워야 하는 기본 상식 수준에서 더욱 한 단계 앞서서 깊이 있게 다룬다. 예를 들어 '알베르 카뮈'라는 사람이 사회 부조리에 대한 책인 '이방인'을 지었다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어떠한 경위로 어떤 사회적 배경에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 몰랐던 사실들을 꼬집어 표현해 준다.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알고 싶었던 것들.. 지금 세상은 좋아져서 검색창에 이름만 넣으면 많은 정보들이 알 수 있지만 청소년들을 일부러 쉽게 찾아보지 않기 때문에 이 책 한권이면 아주 다양한 상식들을 알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문학, 철학, 예술 세 분야로 나누어서 이름만 들어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인물들을 소개한다. 단테, 세익스피어, 사마천, 허균 , 플라톤, 니체, 공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짜르트 등 역사와 시대, 나라를 뛰어 넘어 우리가  상식으로 익혀야 하는 인물들이다. 나는 특별히  가장 좋아하는 분야인 예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살펴 보았다. 모두 다른 책들에서 만날 수 있는 분들이였지만 달리는 다소 생소해서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역시 무언가를 알아간다는 기쁨은 정말 희열이 대단한 듯 하다.

 

  책을 선택함에 있어서 '청소년을 위한'이란 부분에 초점을 맞춰 봐야 할 것이다. 이미 많은 지식을 확보한 사람들에겐 다소 뻔한 책인것 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문학과, 예술, 철학 자체를 설명해주는 부분은 어쩐지 정의내리기 어려운 말을 이해시켜준 듯 하여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상식이란 말이 따분하게 들릴 수 있지만, 상식이란 것은 우리가 꼭 알아두어야 한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 분들을 알면 알수록 배우고 싶어진다. 위인은 아무나 되는게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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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그리고 또 다른 <재즈 시대 이야기들>, 펭귄 클래식 펭귄클래식 11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박찬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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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슬픈 한 남자의 이야기

 

  원작인 책보다도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라는 사실로 더 뜨거운 열기 속에 인기를 한 몸에 받고 도착한 책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정말 제목 한번 기막히게 지은듯 하다. 하필이면 이름이 '벤자민 버튼'이어서 인지 난 이상하게도 '버튼'에 집중 되었다. 왜 하필 버튼이였을까? 버튼이란 단어 자체가 가져오는 수만가지의 느낌과 상상력이 나를 몰아쳤다. 우리가 버튼을 누를 때 생길 수 있는 수많은 일들을 생각해 보라. 해리포터의 비밀의 방도 열릴 수 있을 것이고, 버튼을 눌러서 다이너마이트가 펑 하고 터트려질지도 모를 일이고, 온 지구의 불이 모두 꺼져버릴 수 도 있는 것이다. 그런 버튼 가족에게서 태어난 벤자민. 그는 누구인가?

 

  사실 이 책은 고전중의 명작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인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집을 모은 책이다. <재즈 시대 이야기들>이란 부제로 [나의 마지막 자유분방한 그녀들]에서의 젤리빈, 낙타의 뒷부분, 노동절, 자기와 핑크 그리고 [판타지]에서의 리츠칼튼 호텔만큼 커다란 다이아몬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칩사이드의 타르퀴니우스, 오 빨간 머리 마녀!, [분류되지 않은 걸작]에서의 행복이 남은 자리, 이키 씨, 제미나, 산 아가씨 모두 총 11편의 아주 재기 발랄한 단편들이 쏙쏙 들어차 있다.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황당하고 신선한 이야기들은 저자의 놀라운 창작력과 상상력에 흥분하게  독자들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낼 수 있었을까? 특히나 소재와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고 책을 읽었다.

 

  이 단편들의 주된 특징은 특별히 잘 짜여진 드라마도 아니고, 반전과 인간의 섬세한 심리묘사와도 상당히 거리가 멀다. 긴밀하고 긴장감 있는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추었다기 보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라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둔 것 처럼 보인다. 낙타의 뒷부분이나 벤자민 버튼이야기도 그렇고 빨간 머리 마녀와 제미나 산 아가씨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저자도 책에서 이미 그런 말을 해버렸다.

 

"이 이야기가 '문학'인 척하지는 않겠다. 이것은 '스토리'를 원하지, '심리적' 요소와 '분석'으로 잔뜩 채워진 것을 바라지 않는

혈기 왕성한 사람들을 위한 하나의 이야기일 뿐이다."

- p. 394

 

  종말적인 폭발이 일어나 낙원같은 다이아몬드 산이 파괴되는 내용인 '리츠칼튼 호텔만큼 커다란 다이아 몬드' 이야기도 상당히 기가 막힐 노릇인데, 논란으로 쑥덕거리는 이 벤자민 버튼이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태어나자마자 근 칠십세는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였던 벤자민이 모든 세상이 흘러가는 시간과는 거꾸로, 점점 젊어져서 아기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이 섬칫하다. 아무래 판타지라도 해도 이건 좀 지나친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마저도 들게 했지만, 이런 상상력이 쉽사리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다른 단편에서도 언뜻 언급했지만 화려한 삶의 추구와 그것이 한꺼번에 날라갈 수 있는 일장춘몽과 같은 삶, 젊음과 혈기로 왕성할 수 있는 그 자신감을 깨버리고 싶었던 것 같다. 자신은 성숙함과 노숙함을 갖추고 있으면서 같은 나이 또래들의 미숙함과 어리석음과 붙딪히기도 하고, 또 나중엔 거꾸로 부딪히게 되는 돌고 도는 인생의 물레방아와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원했던 비판은 무엇일까. 여러번 생각하게 만드는 아주 신선한 단편집이다. 사회 부조리에 대한 것들도 담았지만, 항상 붙어서 휘저음을 당하는 각양 각색의 개인이란 존재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엉키고 설키게 했다. 그 실타레를 풀어낼 필요는 특별히 없어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기발하고 놀라운 상상력과 젊음의 시간을 말하고자 하는 기분만으로도 여러번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벤자민 버튼의 버튼을 누르게 되면 한 인간의 나이가  거꾸로 흐른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모든 세상의 시간과 함께 흘렀다. 아무리 발버둥 치려 해도 개인은 사회속에 속한 공동체에 속할 수 밖에 없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이 영화.. 놓치지 않고 꼭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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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혼 2 - 오랜 잠에서 깨어날 것인가
김상대.성낙희 지음 / 청울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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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의 흔들림 없는 언어의 명품

 

  논어. 오랜시간 우리의 곁에서 흔들릴 때마다 잡아주는 한 편의 명작. 그것은 동양 고전의 황금이자 영원한 원점이다. 동양인에겐 공자의 말씀이 한결같에 진지하고 고풍스럽게 다가 왔었다. 이상하게도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모든 이들은 마음속에 또는 책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그래서 논어는 어려우면서도 친숙하다. 쉬우면서도 복잡하다. 그것이 논어인 듯 하다. 그냥 우리 삶 그 자체를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도 막상 이해할려고 애를 쓰다 보니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이 책 '논어의 혼2' 은 그런 의미에서 논어를 읽는 느낌과는 매우 다르다. 논어는 공자가 말씀하신 말 그대로를 담고 있는 반면에 이 책은 저자인 김상대, 성낙희 두분이 논어의 한 구절 한 구절들을 아주 여유롭고 익숙한 느낌을 받도록 설명을 해준다. 어찌보면 무척 짧은 한 마디에서 저렇게 긴 이야기들을 말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논어를 풀이한 책들은 많지만 사람다운 삶에 대해 익숙하게 말해 주기는 어려운 것 같다. 다행이도 이 두분의 말솜씨는 우리에게 친숙한 말투와 단어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목에서 오는 철학적인 복잡함과는 의외로 거리가 멀다. 무척 기쁜일이 아닐 수 없다.

 

  첫 시작부터가 사로잡았다. 자왈 시삼백 일언이폐지 왈사무사(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 란 말은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시경의 시 3백 편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생각에 그릇된 점이 없는 것이다.' 라고 할 수 있느리라 라고 하셨다는 뜻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넌 정말 예쁘다"라고 말한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진실이라는 것이다. 보편적인 원리가 아닌 자신의 생각이고 자신의 관점이다. 그것이 담겨있는 것이 시일 것이다. 시는 그저 말장난일 뿐, 누구를 가르치려고 하지도 않고 단순함으로 일관하려고 한다. 자신이 느낀 그대로를 압축된 말로써 표현하고 싶을 뿐이다.

 

  이런 공감대는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시를 좋아해서 시 읽기를 즐거워 했고, 또한 시 짓기를 즐겼다. 잘하는 것은 아닌데도 왠지 압축된 묘한 언어에 매력을 느꼈다. 시인이 느껴지기 보다는 그 표현 자체가 아름다웠던 것 뿐이다. 그냥 느낌 그대로..그 상태 그대로 머리를 쓸 필요도 없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내기 때문이였다. 그것이 공자의 말씀이였다는 생각에 너무도 깜짝 놀랐다. 책에서 술술 표현해준 말들은 정말로 논어가 나의 혼을 쏙 빼가는 것과 같은 매력을 느꼈다. 제목도 그랬던 것일까.

 

  그 말씀 뿐만이 아니다. 아주 길게 풀이한 "열 다섯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에서 일흔 살에는 마음이 하고자하는 대로 따라도 법도를 넘어서지 않았다" 부분의 말씀도 이렇게 깊게 알게 될 수 있다니 상당히 놀라웠다. 이 책을 읽기전엔 이 말씀이 그저 자신은 이만큼 성숙한 사람이다라는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이 책 '논어의 혼2'에서는 아주 깊고 진지하게  파고 들고 있다. 또한 혁신적인 사상이라고 일컬여지는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알면 스승이 될 만하다"란 공자의 말씀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안그래도 집에 논어책이 있다. 살포시 어려워서 담아두고는 뚫어져라 처다보고만 있었는데 다시 펼쳐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 고전 철학을 읽게 되면 사람의 시각이 달라지고 깊은 내면의 사상을 끌어 앉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많은 풀이와 반복되는 말들로 5가지의 말씀에 대한 설명만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1,2,3권으로 나누어져 있으니 궁금하면 다 사볼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철학을 읽는다는 것이 어렵지만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우리의 정신에 달려 있는 것 같다.이 책을 읽으라 권장하고 싶다. 나이가 더하면 더할 수록 소중한 의미를 되새겨서 내면이 꽉찬 사람이 되길 희망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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