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그 후 - 환경과 세계 경제를 되살릴 그린에너지 혁명이 몰려온다
프레드 크럽.미리암 혼 지음, 김은영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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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환경과 힘찬 경제가 하나가 되는 길

 

 어릴때  우연히 모 기업에서 출판된 환경 사랑 캠패인 책자를 봤었다. 그 책자 속에는 쓰레기에 파뭍혀 죽어가는 불쌍한 동물들과 잎이 모두 말라버라고너 뷸에 타 사라져가는 나무들의 사진들이 담겨있었다. 마음이 아팠다. 지켜주고 싶은데 지켜줄 수 없는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그때 나는 꿈을 꾸었었다. 꼭 지구를 살리는 환경인이 되겠다고, 아름다운 환경을 다시 살아나게 할 수 있는 환경공학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수학과 과학을 선택했고, 천천히 그 꿈을 향해 도전했었다. 하지만 원하는 대학, 학과를 가지 못하게 되자 좌절되고야 말았다. 그래도 내가 환경을 사랑해야 함을 변하지 않을려고 애를 썼다. 그래서 환경 단체 활동도 하고, 기부도 하고, 환경 관련 도서도 읽고 있었다. 또 한번 만나게 된 놀라운 책 <지구, 그 후>를 소개한다.

 

  <지구, 그 후>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강인한 인상이 마음에 든다. 현재의 지구의 상태가 그대로 지속된다면 앞으로, 그 이후에 과연 어떻게 변하게 될까. 이미 영화에서도 미래의 암울한 모습을 보여준 적도 많았다. 정말로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지구의 모습으로 가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 경제에 대한 지식들을 소개한다. 원래 책에는 낙서를 하지 않는데, 이 책만은 '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밑줄을 그으며 읽어내려갔다. 하나부터 열까지 필요한 많은 환경 공학 지식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쪽 분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 태양광 스펙트럼이나 파동 에너지와  같은 에너지, 농학, 생명 공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들을 총 동원하여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오래전부터 이쪽 분야에 대해 주의깊게 본 사람이지만, 이 책에서 소개된 수많은 환경 공학과 경제에 대한 날카로운 지식은 가히 명품이였다. 

 

  나의 눈을 번쩍 뜨게 만든 것은, 아무래도 탄소 배출량 경제가 아닐까한다. 환경을 지키자, 환경을 생각하자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살고 있지만 쉽사리 그쪽에 올인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하지만 일부 유럽 국가들은 실행을 잘 하는 것 같다.) 왜 그럴까. 그것은 우리가 '먹고 사는' 경제에 직격으로 맞붙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경제도 살고 환경도 사는 길은 없을까가 이 시대, 이 미래의 최대의 숙제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탄소 배출량 경제는 경제와 환경에 관한 편협한 사고방식을 깰 수 있는 놀라운 전환이였다. 그것은 나라마다 탄소 배출량을 지정해주고 많이 배출하는 나라는 적게 배출하는 나라가 남긴 배출가능량을 사야만 하는 경제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즉, 탄소 배출을 적게 하는 나라는 그 배출권을 팔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이익을 남길 수 있다. 환경을 지킬려고 노력한다면 돈을 얻게 되고, 환경을 파괴하려 한다면 돈을 잃게 되는 현상이 되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뿐만이 아니다. 태양 에너지가 아직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일반적 통념을 깨기 위해 다양한 예시와 이론을 들어서 엄청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태양 에너지 발전을 선두하는 나라가 곧 미래의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저자가 말하는 바를  강력하게 믿는다. 그리고 지켜볼 것이다. 이런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미래의 자원들인 바이오원료와 해양에너지, 지각 에너지 등을 좀 더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면 지구와 인류 모두에게 이로울 수 있는 환경  경제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뿌듯했던 것은 내가 이루지 못했던 꿈이지만, 어딘가에서 여기 나와 있는 것 처럼 지구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마지막에 소개한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이겠지만, 나역시도 관심과 배려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덮었다. 환경 공학 공부로 상당히 훌륭한 책이였음에 더없이 행복했다. 지구는 우리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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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공황 - 80년 전에도 이렇게 시작됐다
진 스마일리 지음, 유왕진 옮김 / 지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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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을 바로 잡으려면 대공황 시절로 돌아가라

 

  투덜 투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금, 우리는 또다시 되풀이 되는 세계 대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뉴스를 켜면 언제나 들려오는 것은 주가 폭락, 환률 급등, 금융 파산 보호 신청, 실업 대란 등의 시끄러운 소리들이다. 이소리들을 귀담아 듣는다고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더욱 더 추락하기만 하고 살기 어려운 이들은 밑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오늘도 뉴스에는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은 오히려 다 올랐다고 한다. 그런 세상이다. 지금은 우리나라 할 것 없이 전 세계가 경제란 상처로 아파서 울먹거리고 있다.


 이렇게 신음소리를 내며 끙끙 앓고 있을때 우린 어떻게 하는가? 목이 아프거나 기침을 할 때가 되면 당연히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해서 약을 처방하고,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맡는다. 그런 행위들은 곧 우리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일종의 인생의 배움이다. 그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 바로 이 <세계 대공황>이다. 80년전에 일어났던 끔찍한 세계 대공황 상태를 집중 분석하고 파헤쳐서 지금의 세계 경제 불황이 더이상 추락하지 못하도록 막아보자는 것이다. 아니, 우리는 빨리 나아야 하고 살아야 한다. 그 처방전을 찾기 위해  책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이 책의 추천사를 보면 임진왜란 때 유성룡이 쓴 '징비록'으로 비유하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원인과 배경, 전쟁 과정을 설명하면서 다시는 그런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야사이다. 그것처럼 이 책도 당시 세계 대공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부터 분석해 나가고 있다. 1929년이 오기 바로 직전까지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는 엄청난 경제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는 아니다. 우린 이 당시 일제 시대였음을 상기하게 되었다) 전 국민이 자동차 한대씩 가지게 되고, '냄비 마다 닭고기'를 먹게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거품은 언젠간 없어지듯 시장 가격의 문제성이 드러나고, 은행권이 부분지급준비제를 시도하여 통화를 파괴하게 되면서 대공항은 시작된다. 이 책은 그런 세세한 사태와 설명을 빠뜨리지 않고 설명하여 준다. 정말 이러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이런식으로 국민들 모르게 생기는 엉터리 정책들이 있다면 당연히 얼마안가서 삐그덕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읽는 내내 답답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또한 이 책에서 가장 주목 되는 것은 공황이 탄생과 소멸와 세계 전쟁의 발발의 시점관계이다. 제 1차 세계 대전이 발생한 후에 경제는 호황을 누렸고, 1930대  10년간의 세계 경제 대공황을 맞이하고 난 후에 제 2차 세계 대전이 또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심리학적으로 풀어야 하는 것일까. 일반 국민 경제가 침울할  수록 높아지는 것은  무기와 같은 국방 경제인 것인지, 은근히 신기하면서 무언가 비리가 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대공황 시절에 가장 타격을 받은 국가는 미국과 독일이였기 때문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원인과 과정이 있으면 당연히 어떻게 극복했는가가 나와야 한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미국의 '뉴딜 정책'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내가 알지 못했던 많은 경제학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끈질긴 정책 제시와 노력 끝에 1935년 늦여름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역시 얼마 안가서 불황 속의 불황이 찾아오게 된다. 되풀이되는 끝없는 경제의 오르내림,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읽으면 읽을수록 더 복잡해진다.

 

  이 책에서 말한대로 대공황사건은 20세기 역사를 대표하는 사건이다. 그리고 우리는 현재의 두번째 세계 경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폭락과 상승을 밥먹듯이하는 불안정한 주가와 건설, 은행, 유통, 자동차 업계와 같이 굵직한 회사들의 파산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있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좀 더 뚜렷하게 경제를 파악하고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지혜와 눈을 기르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이겨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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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정진규 외 지음 / 작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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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사랑한 인생, 2009 오늘의 시를 만나다
 

 시는 작고 작은 글들이 하나씩 모여서 서로 붙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면서 자유자재로 노래를 부른다. 시는 그런 운율이 있고, 말들이 있으며, 가슴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다. 시를 만나면 철학 그 이상, 종교 그 이상으로 나를 붇돋아주기도 하고 울게 하기도 하며 웃게 하기도 한다. 시는 내게 있어서 인생의 연인이다. 초등학교 때는  올망 졸망한 동시들로 가슴 설레였다.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서 쓴 시로 특별한 상을 받은 이후로 난 더욱 시를 가까이 하게 되었다. 어설프지만 사랑을 알았고, 긍정의 힘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그 모든 마음은 나의 다이어리에 적힌 많은 시들에 담기어 있었다. 나의 연인 '시'와 만나는 시간은 언제나 행복하다. 이번엔 올해 2009년 '작가'들이 선정한 시들이 담겨있는 책 <2009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시의 '서정'의 원리를 다양하게 표현한 약 100여 편 가까이 되는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가장 좋아하는 시인인 정호승님의 '허물'과 채호기님의 '접착제' , 도종환님의 '바닷가 여관', 이병초님의 '골목' 등 주옥같은 시들이 가득 담겨있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대부분 현대시학이나 문학사상, 내일을 여는 작가와 같은 문학잡지에 실렸던 작품으로  작가의 시를 소개하고 그 시를 쓰게 된  배경을 몇 자 적어 이해를 돕고 있다. 그리고 시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해주어 더없이 만남은 즐겁다. 수많은 시인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기분은 예상외로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른 기분이다. 
 

  주로 좋아하는 시는 밝고 긍정적이거나 위로와  희망의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런 내용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은 황동규님의 '삶을 살아낸다는 것' 이나 김완하님의 '외로워하지 마라'와  등이 있다. 한번 큰소리로 읽어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솟아나는 희망의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세상의 반은 세찬 파도지만

   또 나머지 반은 섬이다

  사랑을 잃고, 길이 보이지 않아

  몇 밤을 지새운 뒤에야

  진정 이 세상을 껴안을 수 있다."

-p.41   김완하, '외로워하지 마라' 중 -

 

" 다 나았소이다. 그가 속삭인다.

   이런! 삶을, 삶을 살아낸다는 건......

   나도 모르게 가슴에 손이 간다.  "

 - p.188   황동규, '삶을 살아낸다는 것 ' 중 -

  

 늙어버린  아버지를 생각하게 하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슬픈 몸을 보면서 짓기도 한다. 또 사랑했던 사람의 이별로 가슴아파 하기도 한다. 농사꾼들의 마음이 되기도 했다가 돈암동 파 할머니를 만나기도 한다. 우리가 아주 쉽게 잃어버리는 작고 작은 모습들에서 이런 글들을 쓸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랍다. 다듬고 또 다듬은 흔적들이 근사하고, 삶의 모든 일상을 사랑하는 마음이 참 따뜻하다. 시인들의 마음이 너무나도 곱다. 그래서 이 책을 꼭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박하고 삭막한 이 시대에  잃어버린 시간들을 되찾아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읽고 느끼면 그만이다.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또다른 즐거움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차하고 놓쳐버린 굵직한 시집들을 소개해준다는 것이다. 심보선, 안도현, 유안진,문태준, 신경림, 문인수 등의 쟁쟁한 시인들의 시집들이 차례대로 수록되어 있다. 그 시집들을 선택한 작가들은 내가 서평을 쓰듯, 그들이 그 시집에 대한 서평을 읊는다. 서평속의 서평, 우리와 시를 만나게 해주는 굽이진 사다리를  띄워준다.  이별과 슬픔을 말할때는 나도 가슴이 아프고 눈물을 말할때는 나도 뜨거워졌다. " 설탕이 없었다면 개미는 좀더 커다란 것으로 진화했겠지 " 란 표현을 과연 누가 쉽게 생각할 수 있을까. 
 

   나도 이토록 아름다운 시를 써보았으면 좋겠다. 아니, 꼭 아름다울 필요는 없다. 그냥 여기에 담긴 수많은 시들처럼 소소한 일상과 작은 생명체를 아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시인들은 어떻게 해서 이런 눈을 가질 수 있었을까. 나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더 진지해 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의 시에 대한 사랑을 더 높게 해준 책, 오늘의 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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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화가의 삶과 그림
시모나 바르톨레나 지음, 강성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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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빛의 그림들이 탄생하기까지

 

  고3때가 생각난다. 오래도록 가슴에 담아 두고 있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을 직접 보고 싶은 충동에  덕수궁 미술관에서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화가 전시회'를 한 적이 있어서 친구와 지방에서 버스를 타고 갔었다. 놀라운 빛과 강렬한 색채, 그리고 인상적인 주제들이 나를 자극했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여 한동안 넋이 나갔다. 그리고 그동안 책으로만 봤던 그림들이 실제로 얼마나 아름다운 작품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서 꼭, 파리에 가서 더 많은 작품들을 구경하겠노라고 결심했었다. 그리고 그때의 그 결심은 딱 3년뒤에 이루어졌다. 유럽 배낭 여행때 루부르 미술관과 오르세 미술관을 가게 된 것이다. 거기엔 내가 이름만 익히 들었던 마네, 모네, 드가, 르누아르, 밀레 등의 엄청난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자리를 뜰 수 없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색의 선율과 빛의 그리움이 뭉실 뭉실 피어오른 생명들로 가득했다. 그것은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와 같았다. 그만큼 아름다웠고 인상적이였다. 그 인상적인 느낌을 그대로 담았기 때문에 인상주의라 불리었을까. 그들의 삶과 그림들을 알고 싶어졌다. <인상주의 화가의 삶과 그림>라는 책과 함께 말이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인상주의 화가들의 삶과 그 그림들을 소개한 책이다. 그들이 어떻게 하여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역사적 배경부터 그들이 만난 지식인들과 후기의 모습까지 설명되어 있다. 잘 정돈된 글들과 그림들로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사실 인상주의가 있기 전에는 사실주의와 낭만주의의 그림들이 만연해있었을 때가 있다. 귀스타브 쿠르베, 카미유 코로 등은 그런 사실주의 관점에서 그림을 그렸던 유명한 화가들이다. 그들은 교육적인 보다는 인간의 일상을 담고 풍경을 담고, 사물을 담기를 원했다. 점차 그림의 주제가 '일상'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젊은 화가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되었다. 아마도 그런 자연스러운 만남에서 낭만적인 색채와 빛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생겨나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이 책에서는 더욱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믿음직하고 든든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책을 한장 한장 펼칠때마다 만나는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들때문에 눈이 부셔서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이토록 많은 작품들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책도 드물 것이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인데 그의 대작인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가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모네의 삶에 대한 소개도 빠지지 않는다. 그의 일화는 EBS 다큐멘터리로도 만난 바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이제는 낯설지 않는 이들이 반가웠다. 미술이 주는 따스함과 아늑함은 나를  미소짓게 했다. 이것이 바로 인상주의인가. 


  인상주의가 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였을까? 아마도 그들이 원한것은 아카데미 화풍만은 아니었을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상주의는 다들 그리지 않았던 노동자들이나 발레리나, 농부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또한 큰길이나 바닷가 그리고 작은 꽃에게도 감사를 표현했다. 특히나 독특한 점은 그들은 삶과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배제했다는 것이다. 인상주의 그림들이 이토록 오래 전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바로 이 '삶의 아름다움'을 표현했기 때문인 것 같다. 몰랐던 부분들, 생각하지 못했던 느낌들을 차근 차근 짚어준 이 책이 참 고맙다. 상당히 많은 미술책을 보았음에도 나는 너무 부족한것이 많고 배울것이 많은 사람이다. 화가에 대한 열망마저 깨우쳐 주었다. 인상주의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미술 작품과 인상주의를 이해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이 내 손에 있다는 것이 이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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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의 수수께끼를 풀다
가와이 쇼이치로 지음, 임희선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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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을 파헤쳐 본다, 팍팍!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아마도 그 안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이 타이틀 만큼은 확실하게 들어봤을 것이다. 다만 가끔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 4대 비극에 들어가는 것으로 아는 이가 있을 뿐이다. (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셀로 이다) 그 와중에도 언제나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인생의 고통을 극적으로 표현한 비운의 햄릿이 언제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그런 <햄릿>에 대해서 특별히 신경을 써본 적은 없다. 그냥 극중 인물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여겨왔다. 당연하지 않은가? 아무래 연극을 위해서 태어난 인물이라 할 지라도, 세익스피어의 손에서 탄생한 가식의 '캐릭터'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햄릿'의 캐릭터에 대해 낱낱히 분석하고 파헤쳐저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버린 책이 바로 <햄릿의 수수께끼를 풀다>이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에는 햄릿을 가지고 색다른 이야기들을 해주는 책이라고만 여겼다. 하지만 이 책은 생각보다 훨씬 더 엄청난 비밀들을 독자들에게 쏟아붇고 있었다. 책에 등장하는  한 사람의 캐릭터에 대해 이토록 심리적으로 분석한 책을 여태 본 적이 없다. 즉, 이 책은 이제껏 풀지 않았던 '햄릿'이라는 군상에  집대성라고 할 수 있다.

 

  햄릿이 우유부단한 철학 청년이였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파악으로 제 1장이 가득 메워져 있다. 종래의 비평에서는 '낭만주의적 햄릿'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랬던가? 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서 확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부분에 반론을 제기한다.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가 '햄릿'에 대해  분석부터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서 주인공까지 예로 들면서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든다. 그 혼란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뿌리 깊은 관념을 부분 부분 뒤흔들만한 위력을 지닌 듯 하다. 상당히 논리적이면서도 분석적이여서 나도 모르게 이 책의 흐름대로 따라게 되었다.

 

  또한 나도 '햄릿'을 읽었을 때에 어째서 그가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늦추는지 궁금했을 때가 많았다. 왜 햄릿은 복수를 늦추었나? 그 이야기는 바로 다음장인 2장에서 소개된다. 그가 했던 말들과 그가 한 행동들 뿐만 아니라 그가 만난 사람들과의 기묘한 관계들을 풀어 재해석한다. 이성과 감정의 균형이야말로 행동의 대전제가 된다는 당연한 진리로 설명하면서 철학적 재미마저 더해준다.  

 

  그뿐만이 아니라 거울로서의 연극, 르네상스의 표상이 된 '햄릿'과 그의 여자 오필리어에 대한 분석, 햄릿이 보여준 광기, 그리고 햄릿 최대의 수수깨끼인 'To be or not to be(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연이어 터뜨린다. 마음의 눈으로 아버지의 판타즘을 보고, 르네상스 시대의 모순된 인간관에 대해 괴로워하면서도 결국엔 다시 변모하게 되는 그에 대해 측은해진다. 또 나약해서 헤라클레스가 될 수 없는 자신의 비탄하다가도 결국엔 가족과 사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자신의 힘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던 그의 '자각'에 찬사를 보낸다. 그가 마치 살아있는 사람같은 느낌이다. 상상속의 존재가 아닌 실제 우리 주변 사람들을 말하는 것 같이 생생했다.

 

 문학과 철학의 절묘한 만남이 이렇게 놀라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 두 분야가 서로 교묘하게 일치하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렇게 문학 작품의 캐릭터를 두고 철학적 이면까지 풀어 헤치는 책을 아직 보지 못했다. 이미 이세상에 없는 세익스피어는 이 책을 보고 무어라고 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가 쓴 '햄릿'의 햄릿은 진짜 이 책에서 말한 것과 같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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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북스 2009-03-2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서평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레디문 2009-03-27 22:00   좋아요 0 | URL
시그마북스님 감사합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