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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공황 - 80년 전에도 이렇게 시작됐다
진 스마일리 지음, 유왕진 옮김 / 지상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지금을 바로 잡으려면 대공황 시절로 돌아가라
투덜 투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금, 우리는 또다시 되풀이 되는 세계 대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뉴스를 켜면 언제나 들려오는 것은 주가 폭락, 환률 급등, 금융 파산 보호 신청, 실업 대란 등의 시끄러운 소리들이다. 이소리들을 귀담아 듣는다고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더욱 더 추락하기만 하고 살기 어려운 이들은 밑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오늘도 뉴스에는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은 오히려 다 올랐다고 한다. 그런 세상이다. 지금은 우리나라 할 것 없이 전 세계가 경제란 상처로 아파서 울먹거리고 있다.
이렇게 신음소리를 내며 끙끙 앓고 있을때 우린 어떻게 하는가? 목이 아프거나 기침을 할 때가 되면 당연히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해서 약을 처방하고,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맡는다. 그런 행위들은 곧 우리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일종의 인생의 배움이다. 그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 바로 이 <세계 대공황>이다. 80년전에 일어났던 끔찍한 세계 대공황 상태를 집중 분석하고 파헤쳐서 지금의 세계 경제 불황이 더이상 추락하지 못하도록 막아보자는 것이다. 아니, 우리는 빨리 나아야 하고 살아야 한다. 그 처방전을 찾기 위해 책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이 책의 추천사를 보면 임진왜란 때 유성룡이 쓴 '징비록'으로 비유하고 있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원인과 배경, 전쟁 과정을 설명하면서 다시는 그런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야사이다. 그것처럼 이 책도 당시 세계 대공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부터 분석해 나가고 있다. 1929년이 오기 바로 직전까지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는 엄청난 경제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는 아니다. 우린 이 당시 일제 시대였음을 상기하게 되었다) 전 국민이 자동차 한대씩 가지게 되고, '냄비 마다 닭고기'를 먹게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거품은 언젠간 없어지듯 시장 가격의 문제성이 드러나고, 은행권이 부분지급준비제를 시도하여 통화를 파괴하게 되면서 대공항은 시작된다. 이 책은 그런 세세한 사태와 설명을 빠뜨리지 않고 설명하여 준다. 정말 이러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이런식으로 국민들 모르게 생기는 엉터리 정책들이 있다면 당연히 얼마안가서 삐그덕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읽는 내내 답답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또한 이 책에서 가장 주목 되는 것은 공황이 탄생과 소멸와 세계 전쟁의 발발의 시점관계이다. 제 1차 세계 대전이 발생한 후에 경제는 호황을 누렸고, 1930대 10년간의 세계 경제 대공황을 맞이하고 난 후에 제 2차 세계 대전이 또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심리학적으로 풀어야 하는 것일까. 일반 국민 경제가 침울할 수록 높아지는 것은 무기와 같은 국방 경제인 것인지, 은근히 신기하면서 무언가 비리가 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대공황 시절에 가장 타격을 받은 국가는 미국과 독일이였기 때문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원인과 과정이 있으면 당연히 어떻게 극복했는가가 나와야 한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미국의 '뉴딜 정책'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내가 알지 못했던 많은 경제학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끈질긴 정책 제시와 노력 끝에 1935년 늦여름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역시 얼마 안가서 불황 속의 불황이 찾아오게 된다. 되풀이되는 끝없는 경제의 오르내림,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읽으면 읽을수록 더 복잡해진다.
이 책에서 말한대로 대공황사건은 20세기 역사를 대표하는 사건이다. 그리고 우리는 현재의 두번째 세계 경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폭락과 상승을 밥먹듯이하는 불안정한 주가와 건설, 은행, 유통, 자동차 업계와 같이 굵직한 회사들의 파산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있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좀 더 뚜렷하게 경제를 파악하고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지혜와 눈을 기르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이겨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