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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뭣 좀 아는 뚱냥이의 발칙한 미술 특강
스베틀라나 페트로바.고양이 자라투스트라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양장본으로 된 이 책은 신청할 당시에도 고양이와 명화라는 주제로 관심이 엄청 생겼는데 애초 도착 예정일 보다 늦어져서 엄청 기다렸던
책이었다.
뭣 좀 아는 뚱냥이의 발칙한 미술 특강이라니! 귀여운 뚱냥이가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 고양이의 그림을 이 책을 통해 처음 본 것은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걸 우연찮게 몇번 봤는데 참 기발하고 너무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2011년
FatCatArt 사이트에서 자신의 사랑스러운 뮤즈이자 10kg에 달하는 고양이 자라투스트라의 사진을 거장들의 명화에 결합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한다.
처음엔 나도 고양이 조차 그림인 줄 알았지만 확실히 말하자면 고양이는 그림이 아닌 사진을 합성한 것인데 명화의 그림체에
맞게끔 너무 절묘하게 편집을 잘 해둬서인지 마치 그림같았다.
이 책에 있는 명화에 여기저기 틈만있으면 절묘하게 끼어있는 이 고양이의 이름은 자라투스트라.
자라투스트라는 기원전 600년경에 태어난
이란 북부 출신 예언가로 선과 악을 분명히 구분하고 절대 유일신 숭배를 주장했다는데 독일 철학자인 니체가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에서 그를 현자로 묘사했다고 한다.
그럼 이 책의 저자인 스베틀라나 페트로바는 니체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현자?!!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미소가 떠올랐다.
책의 저자는 러시아의 예술가이자 큐레이터이고 고양이 자라투스트라의 주인이다. 어머니가 그녀 외에 사랑했던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를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맡아 기르게 되었다고 한다.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를 뮤즈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이 뚱냥이를 통해 많은 영감을 얻었나보다.
포토샵을 통해 고전 그림 네개에 합성 한 뒤로 지인들의 반응을 보았는데 가히 폭발적인 반응에 사이트를 개설하고 여러 이미지를
게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라투스트라는 포즈 취하기도 좋아하는 고양이어서 사진을 찍으려면 포즈를 곧잘 취한다고 했다. 사이트에 그냥
올리기만 했을 뿐인데 얼마 뒤 여기저기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도 말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자라투스트라와 명화를 합성한 사진들을 보고 실제 원화를 검색한다고 했다. 나 역시 그랬다. 원화와
자라투스트라가 합성된 원화를 비교해보고 싶었고 원화가 어떤 그림인지 관심이 생기기도 시작했으니 저자도 생각이상의 반응에 더욱 보람을 느끼게 된
듯 했다.
그리고 본인 역시 화풍이며 기법 등을 상세히 공부하게 되었다고 하니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정말 그녀의 뮤즈임에 틀림없는 듯
하다.
궁금했던 작업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 먼저 새작품의 아이디어를 자라투스트라의 일상이나 기존작품들 등에서 얻고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은
뒤에 자라투스트라의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포토샵으로 절묘하게 합성을 하는데 적당한 사진을 위해 몇달이나 걸리기도 한다고 한다. 그 뒤에 설명을
붙이는데 자라투스트라가 어떻게 말할지를 상상해서 직접 쓴다고 한다.
그렇게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탄생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전시하려 천연캔버스에 프린팅 해서 유화느낌 그대로 텍스쳐를 살려 수작업을 했는데 공한 세관에서 고전명화로 보고 반출을 하면
안되는 국보라며 반출을 거부해서 증명하느라 진땀을 뺐던 일화도 있다고 한다. 정말 얼마나 절묘하냐면 간혹 어떤 그림은 알고 보는데도 더
헷갈린다.
이 책은 고대와 중세부터 20세기까지 다양한 국가의 명화들이 고양이 자라투스트라가 주인공이 되어 들어있는데 명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부터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들 혹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가 좋아할 만한 책이라 감히 얘기할 수 있다.
명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나처럼 직접 원래 명화를 검색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고, 원래 아는 사람들은 원작과 비교하며 다양한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명화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익살스러운 자라투스트라 덕에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장 한켠에 꼳아두고 자주자주 들춰보고 싶을만큼 정말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정말 매력적인 고양이이며 매력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