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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가을 필사노트 ㅣ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카미유 피사로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4년 10월
평점 :
요즘 필사가 유행이라고 한다. 원래부터 필사를 즐겼던 나는 필사의 유행이 반갑기만 하다.
다양한 필사 책이 출간되고 있고, 노트나 만년필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신상을 자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필사는 사실 아무 종이나 아무 필기구로 해도 무방하지만, 그 즐거움을 올려줄 수 있는 도구들을 만나게 되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작은 메모장에 원하는 문구들을 수집하기도 하고, 노트 한 권을 준비해 책 한권을 읽으며 좋았던 문장들을 적고 꾸미기도 한다.
이번에 <열두개의 달 시화집 가을 필사 노트>를 만났는데, 필사 마니아들에게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필사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동주 외 26명의 글이 담겨있음과 동시에 카미유 피사로, 빈센트 반고흐, 모리스 위트릴로의 그림이 함꼐 담겨있는 것이 그 장점이다. 게다가 총 페이지수가 무려 367페이지나 되고, 코팅이 된 양장으로 튼튼하게 보관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가을 필사노트라는 제목이 있어 혹시나 하고 찾아보았더니 계절별로 나와있어 사계절을 다 구매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무려 80여개의 국내외 유명한 시인들의 시가 담겨있는데, 특히 한국시를 다양하게 접하고 싶던 나는 이 책이 너무도 반가운 발견이었다.
장은 총 3장으로 나뉘어서 각 장에서 그림작가들로 나뉘어 있다. 해당 장 앞머리에서 그림작가에 대한 설명이 덧대어 있어 기초 지식 없이 보기에도 좋은데, 그림 역시 다양하게 접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열두 개의 달 시화집 특성상 권당 3개씩의 그림작가를 만나면 총 12명의 작가들을 만날 수 있을테고, 시도 무려 이 책에만 80개 정도 담겨있으니 사계절을 모두 만나면 무려 320여개 되지 않을까 싶다.
사계절을 모두 들인다면, 일주일에 하루 정도 빼고 매일 매일 필사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다른 계절의 시집도 만나보고 싶었다.
순서는 두페이지에 그림이 위치해 있고, 그 다음 두 페이지 중 한페이지에는 시가, 한 페이지에는 필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남겨져 있다. 그림은 한 페이지에서 하나의 작품을 만나볼 수가 있어 펼치면 두개의 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한 작가의 그림을 한 장을 통틀어 연달아 만나 볼 수 있다보니 그림에 대한 안목 역시 약간은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여백이 있어 그곳에 내가 원하는 글을 적기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장을 넘기면 시와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줄이 쳐져있어 삐뚤게 글씨를 쓸 위험을 낮춰준다. 넉넉하게 줄이 있다보니 한줄씩 시를 음미하며 필사를 즐기기에 너무 좋을 것 같았다.
맨 뒷 페이지에는 시인들을 소개하고 있어, 맘에 드는 시의 시인을 알 수 잇도록 구성된 점도 마음에 들었다. <열두개의 달 시화집 가을 필사 노트>를 통해 다양한 시인과 그림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한 권을 완성해서 책꽂이 한 켠에 꽂아두고 틈틈이 꺼내어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람들마다 글씨가 다르기 때문에 한 페이지는 제목 부분을 제외 아주 연한 모눈이 있다면 필사의 자유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한 달씩 매거진 느낌으로 발행 되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80개 * 4계절 각 계절당 80여개면 사실 3개월정도 분량으로 적은 것은 아니지만, 구성이 너무 좋아 더 만나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가을 밤, 잔잔한 음악을 틀어두고 필사에 집중하면, 너무 큰 힐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설렘이 일어났다. 필사를 즐겨 하는 분들, 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