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만히 기울이면 ㅣ 우리 아이 인성교육 시리즈 15
조 로링 피셔 지음, 나태주 옮김 / 불광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소라를 귀에 대고,
바다 바라보는 소녀의 표정과 눈빛.
그리고 그 눈빛 아래로 적혀 있는 책제목.
'가만히 기울이면...'
이 책은 기존에 자주 만나던 그림책과는 약간 결이 다른 것 같다.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토막나 있는 듯한 이야기가 씨앗처럼 각자의 마음밭에 떨어져
몇 문장 되지 않은 글 사이사이가 이랑처럼 싹을 티우고, 뿌리를 내리고 있다.
첫 장 넘기면 파스텔톤 세계지도에 여러나라가 적혀 있다.
그리고 한 장 한 장 넘겨갈때마다 만나게 되는
세계 여러 나라의 어린이들.
모두가 다른 한마디를 우리에게 건넨다.
어떤 아이는 산들바람에 묻어오는 새들의 노랫도리를 들어보라고,
어떤 소년은 저 혼자 춤추며 떨어지는 꽃잎을 모아보라고,
또 어떤 소녀는 우단 옷감 같은 강아지 털레 볼을 대고
보드라움을 느껴보라고...
모든 그림마다 아이들의 표정이 살아 있고,
특히나 아이들이 안고 있는 동물들조차 눈빛이 여러 말을 건네고 있다.
글씨가 많지 않기에 펼쳐 놓고 아이들 읽어주며
그림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았다.
특히나 자연과 잘 조화된 여러 소품들이
무척 예쁜 빛깔로 곳곳에 숨어 있어서 눈 크게 뜨고 찾아가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마지막장에 아프리카 소녀가 소라를 귀에 얹고
가만히 바닷속 어딘가에서 들여오는
멀고도 깊은 소리를 듣고 있는데
뭔지 모를 뭉클함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
소녀의 눈빛으로부터 출발하여 정말 많은 바닷속 친구들이
헤엄치며 나타났다 사라진다.
거북이, 상어, 상어, 오징어, 명태, 미역, 광어, 가오리...
밀려드는 파도는 해변가에 하얗게 부서지고,
그 건너 물을 밟고 들어간 어부들은 열심히 그물을 걷고 있다.
소녀 발등을 살짝 적시고 멀어지는 파도 끝자락에는
추억처럼 남겨진 소라들이 색색깔로 이야기 나누고 있다.
아이 잠들기전 읽어주는 책을 찾는 엄마아빠에게
추천하고 싶은 예쁜 그림책이다.
더불어 불광미디어에서 함께 나온
'가만히 마음챙김 카드 48'도 아이와 함께 해 보면 참 좋을 것 같다.
하루에 한 장씩 하면 좋다고 하는데,
어느 아이들이나 그렇듯 자유롭게 맘 내키는 데로
자유롭게 차곡차곡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쌓아가길 응원한다.
초강력긍정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