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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눈 - 세계를 뒤흔든 최고의 만평들
장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 조홍식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6월
평점 :
"만평은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공격성을 지닌다."
코피 아난의 말이다.
만평이라는 소재로 출간된 책을 그리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
특히 매일 매일 발생하는 이슈들로 각 신문마다 만평이 실리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특별히 전 세계의 특별한 이슈들을
특별한 만평가들의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긴 말이나, 논리적 전개가 아닌
오직 단 한장의 그림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야하는 만평.
특히나 정치, 역사에 관한 내용들이 많다보니
작가의 위트 뿐만 아니라 역사의 흐름을 관통하고 있는 본질적 의미에 대한 작가의 혜안을 늘낄 수 있다.
특히 역사적인 한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예를 들어 92 Page에 있는 홍콩 반환의 경우
서양의 시각뿐 아니라 근접 국가인 싱가포르의 시각도 함께 볼 수 있어서
다양성 측면에서 좋은 접근인 것 같다.
중간에 세계 유명 만평가들의 실제 삶과 인생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것도 인상 깊다.
시리아에서 반정부 활동의 일환으로 만평을 그리고 있는 페르자트 이야기는
실제 그가 그린 만평과 함께 보니 더 이해가 잘 되었다.
맨 뒤쪽 만평가 사전의 경우
만평가를 꿈꾸는 이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그들의 작품을 찾아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1989년부터 시작하여, 2012년에 이르는
세계적인 사건들을 담고 있다.
엄밀하게 이야기 하자면 그러한 사건들을 사실위주로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의미하고 있는 바를 풍자와 위트로 풀어낸 그림을 싣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의 봄, 독일의 통일, 르완다 인종학살 사건, 광우병,
테러와의 전쟁, 유로의 유통,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
쓰나미 대참사, EU 25, 팔레스타인 총선,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붐, 중국의 올림픽 최초 개최, 세계 경제위기,
오바마 대통령의 역사적 당선, 아랍혁명, 유로와 국채 위기,
시리아의 비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공화국 대통령 등
정말 다양한 사건, 다양한 이야기들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만약 그 사건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든가,
사전에 그 사건에 대한 생각(견해)을 갖고 있다면 더 특별하게 만평이 다가갈 것 같다.
만평은 풍자와도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그냥 정보 전달형태로 기술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미있게만 표현하려 애쓰는 것도 아니다.
결국 다소 과격하고 공격적이고 비꼬는 시니컬한 시각이 담겨있더라도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통찰력을 표출하고,
이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때로는 사과를 싣기도 하고, 담당자가 해고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만평가 자신이 테러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기도 하지만
선택한 삶을 살아가는 뜨거운 피의 소유자들, 만평가.
전세계적으로 살아있는 시각으로 받아들여지는 만평가들의 활약을 앞으로도 기대해본다.
이 책은 그동안 '만평'이라는 장르가 저평가 받아왔던 것을 다소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말로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여주는 것이 의미있기에
이렇게 세계적인 만평들을 모아서 책으로 출간한 것도 의미있어 보인다..
막연한 비판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초강력긍정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