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에 대한 이야기.
가슴 두근거리는 첫사랑에 대한 느낌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바로 '플립'이다.
보고 나서도 한동안 여러가지 느낌으로 가슴에 남아있던 영화.
특별하고, 특이한 괴짜소녀와 순수하고,착한 소년의 이야기.
어찌보면 한없이 잔잔한 스토리인데 왜 이렇게 많은 이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었을까?
생각해보면 가장 큰 동인이 바로 관점(시각)일 것이다.
큰 이야기의 줄거리는 한 방향을 향해 흘러가는데,
나중에 이야기가 끝나는 지점에서 돌아보면 두 갈래 길이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여자 아이의 시각과 남자 아이의 시각.
처음에 이 플롯을 접했을때의 신선함과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애틋한 마음은
꽤 오래도록 영화에 대한 생각을 내 가슴 속에 잡아두었다.
그랬던 영화, 그렇게 오랫동안 울림을 주었던 영화,
시간이 한참 흘러 딸이 중학생이 되어 나와 함께 보았던 영화.
올 여름에 재개봉한다고 해서 다시 보러갈뻔 했던 영화.
그 영화의 원작을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영화는 영상으로 보는 만큼 감독의 의도가 꽤 많이 담겨있다.
(영화가 감독놀음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책은 오롯 저자와 독자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 저자의 설명에, 독자의 상상력을 극대화 하는 작업이라 할까?
여튼 영화와는 또다른, 아니 완전 다른 감동을 받았다.
남자의 첫사랑은 죽기전까지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남자아이인 브라이스가 나인것처럼
혼자 몰입하면서 읽게 되었다.
두 주인공이 일기를 쓰듯, 서로 일기를 교환하여 읽는 듯
교차해가면서 사건과 상황을 묘사하고 해석해 가는데
읽는 재미가 솔솔했다.
두 주인공의 7살부터 13살까지 성장기는 내 자신의 성장기일테고,
모든 독자들의 어린 시절이 될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고,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을 우리는 잊고 지내는 것 같다.
내가 본 것이 꼭 진실이 아닐수도 있다는 전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왜냐면 이미 나는 내 위치에서 그 상황을 바라본 것이기때문에.
그 자체에 내가 살아오고,경험하고,판단하는 가치관이 반영되었기때문에.
먹먹한 통증보다는 조금 낮은 묵직함으로 다가온 첫사랑 이야기.
이 가을, 많은 이들의 손에서 다시 태어나길 희망해 본다.
초강력긍정주의자.
“풀밭은 그냥 풀과 꽃일 뿐이고 나무 사이로 엿보는 햇살은 그냥 빛줄기일 뿐이지만
그 모두를 합치면 마법이 일어난다.”
-"플립",웬들린 밴 드라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