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공, 뉴욕을 엿보다
조엘 코스트먼 지음, 김미란 옮김 / 테오리아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조엘 코스트먼.

이 책을 쓴 저자이자, 뉴욕에서 열쇠공으로 일하고 있는 전문가이다.

디트로이트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어 뉴욕에 온 한 남자.

그는 결국 현실에 발목을 잡히고, 꿈을 접게 된다.

그리고 열쇠공이 되었다.

출간되지 않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저자 소개가 특이하다.

열쇠공이라는 직업.

우리나라에도 존재하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에게 낯선 직업.

고객이 전문가의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할 때 그들은 나타난다.

문밖에 갇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이들,

문 안에 갇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이들,

안과 밖에서 서로의 의지와 상반되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이들.

그들은 그 순간에 조엘을 찾게 되어 있다.

단순하게 문을 따고, 안과 밖으로 통하기를 원하는 이들이지만

실은 그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이웃이 없다.

바로 옆에 사는 사람이 누군지조차 궁금하지 않은 사람들.

그만큼 분주하고, 복잡하고, 여유없이 살아가는 뉴요커들.

그들에게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만들어 주는 저자의 일상생활이

오롯 이 책에 담겼다.

총 14꼭지의 이야기들이 묶여 책으로 나왔다.

참 다양한 등장인물과 그들과의 사이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들이

자잘한 읽는 재미를 준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고객들의 직업과 현재 상황은

제 3자의 관점에서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하고 있다.

#소년,그리고 야구카드

많은 이들이 공감할수밖에 없는 이야기.

특히나 어린 시절 나만의 컬렉션을 갖고 있는 어른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내용이다.

결국 저자의 따스한 시선이 그대로 드러난다.

#리처드 닉슨 동네의 사기단

이 책에서 가장 황당하면서도, 독자의 입장에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다.

등장인물, 특히 저자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잠정 결론 내린 여인(여자주인공인가?)은

뉴욕의 화려한 불빛 속에서도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가냘픈 몸매의 이국적인 미녀였다.

그녀의 웃음과 상냥한 말투, 글에서도 전달되어오는 매력.

곤란한 상황에 처한 그녀를 도와준 주인공이 현금이 없어서

피치못하게 그녀의 집까지 가게 된다.(물론 진짜 집인지 모르지만)

하지만 그 곳에서, 그 낯선 곳에서 사기에 가까운 일을 겪게 되는데

그 과정이 눈에 그려지듯, 흡사 단편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 한 복판에서는 매일매일 이와같은 일들이 다반사일듯 싶다.

#다섯 명의 벌거벗은 노인들

워낙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다양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저자지만

어느 날 전라의 노인을 만나게 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잠시뿐. 벌거벗은 노인이 한 명이 아니라 다섯 명이라는 사실에

더욱 놀라게 된다. 그리고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왜 대낮에 팔십대 노인들은 벌거벗은 모습으로 함께 모여있는가?

황당한 상황과 벗어난 감동적인 이야기가 반전이다.

혹시라도 스포가 될까봐 내용을 오픈하지는 않지만

이런 궁금증과 반전들이 책 곳곳에 숨어있다.


올 여름. 가볍지만 독특한 글을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초강력긍정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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