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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
노은 지음 / 스타북스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그리움과 슬픔,
삶에 대한 이야기가 빗물처럼 고여있는 책.
참 독특한 책을 만나게 되었다.
시가 뭐 이러냐고
금방이라도 물음표가 따라올 것 같다는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책이다.
시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시처럼 바람내음나게 흘러가는 글이다.
온라인 카페에서 만나 아픔과 우정을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
정말 정말 특이한 시집인 것 같다.
아픔을 서로 보둠어주고 위로해주는 이들의 삶이 행간에 느껴지고,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따스함이
글을 읽고 있는 나에게도 위로로 전해져 온다.
크게 이 책은 아픔의 별 열일곱으로 이뤄져 있다.
나뉘어짐의 의미가 크진 않지만,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나뉨으로 단락지어져 있는 것 같다.
그리움은 늘 창밖을 서성입니다. 라는 말로 시작하는 책은
기존의 시집에 비해 쉬운 단어들로 독자들의 마음을 쓰다듬고 있다.
아픈 별의 흔적을 가진 이들이 만나,
삶 언저리에 묻은 사연들을 어루만진다.
저자가 소개하는 별자리카페 멤버는 다섯이다.
카페 리더'엔젤'은 엄마가 그리운 딸이고,
아들을 그리워하는 엄마 '민들레',
남편이 그리운 아내 '방울방울눈물',
동생이 그리운 언니 '스피카',
아버지가 그리운 딸 '두루미'.
멤버의 이름에서 전해져오는 독특함만큼이나
각자의 사연은 아리고 생경하다.
온라인 카페라는 그리 포근해보이지 않는 곳에서
스쳐가듯 만나 아픔과 우정을 나누다가 한 걸음씩 서로 다가가
삶과 위로를 나누는 이들.
저자는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에 귀 기울이고,
꽤 많은 지면을 허락해 그들의 아픔을 쓰다듬고 있다.
잠시 걸음 멈추고 들어도 좋을,
아니면 가까운 커피숍이라도 함께 들어가
눈 맞추고, 고개 끄덕이며 들어주어야 할 이야기들.
금방이라도 후두둑 쏟아져 내릴 여름 소낙비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주룩 주룩 쓰여져 있다.
기존 시집보다 쉽게 읽혀
칼칼한 가을 바람처럼 읽어내려가다
아픔의 별 열여섯에서
방울방울눈물님이 아이디를 바꾸는 모습만나
울컥하게 되었다.
민들레님의 살포시 전한 눈인사에 손사래를 치며
이제는 아이디가 바뀌었다고 말하는 방울방울눈물님.
이제는 사랑도 변하고, 계절도 바뀌고
바뀌는 계절 따라 바람도 달라졌듯이 제 아이디도 바뀌었다
수줍게 고백하는 방울방울눈물님.
바꾸자, 달라지자, 낯설어지가.. 라고.
방울방울 대신 보송보송
눈물 대신 미소
그래서 보송보송미소가 되었다는.
이제부터 보송보송미소라고 불러달라는 그녀의 모습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의 내일이 그려졌다.
지나간 슬픔과 그리움을 나눔으로
이제 내일은 미소와 희망으로 나아가게 되는 이들.
잠들고 깨어나면 만나게 될 그들의 희망에 기대감을 전해본다.
지금 아픔과 슬픔의 갈림길을 걷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책이길...
슬픔에선 풋콩 냄새가 나요.
풀잎향기가 나기도 해요.
아직 볶지 않아 세상 티끌 묻지 않은
순정한 생두 향내가 나요.
너무 깨끗하고 말아서 오히려 가슴 아려요.
p.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