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라틴아메리카를 날다
송유나 글.사진 / 어문학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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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편한 의자에 앉아 손에 든 책.

결국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그 자리에서 모두 읽어 버렸다.

일년이라는 시간을 라틴아메리카에서 보낸 그녀의 이야기.

여느 여행책처럼 빼곡한 정보를 전달하려 노력하지도,

문학적인 소양을 드러내기 위해 과한 은유법을 쓰려고 뭄부림치지도 않고

담백한 자신의 느낌들을 사진과 글로 담아내었다.

지구 저 건너편에 있어서 우리에게는 공간적 거리감과 더불어

심리적으로 낯선 땅. 라틴아메리카.

그녀의 여행을 따라가면서,

그녀의 생각을 함께 읽고 느껴본다.

이 책은 크게 9 단락으로 나뉘어져 있다.

방문한 나라별로 하나의 단락을 부여했으며

그 곳에서 느끼고, 경험했던 것들을 감작적으로 표현했다.

1. 콜롬비아

저자가 소개한 곳 중

영화 같은 마을, 바비차라에 가서

며칠 아무 생각없이 자연과 쉼을 즐기고 오고 싶다.

2. 베네수엘라

사람 냄새 그윽했던 토요 시장에 방문했던 오타발로.

역시나 낯선 곳에서는 시장만큼 사람 냄새 진한 곳이 없는 것 같다.

3. 에콰도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보다도 잘 안알려진 나라.

그래도 남미는 남미다.

풍광 자체가 우리에게 참 낯선 것 같다.

자연의 힘이 그대로 느껴지는...

4.  페루

작년 TV를 통해 마추픽추가 다시금 조명되면서

많은 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곳이 되었다.

내 자신도 버킷리스트에 적혀 있다. 마추픽추.

그 비밀많은 공간에 서보고 싶다.

5. 볼리비아

내 여행위시리스트 중 가장 높은 곳에 적혀 있는 곳.

바로 우유니 소금사막이다.

저자의 글과 사진을 통해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된다.

꼭 가보리라...

6. 칠레

역시 여행은 좋은 일들만 생기지는 않는 법.

저자가 가방을 소매치기 당하는 장면에서

4년전 몽골 UB에서 가방 소매치기 당한 아픈 기억이.. ㅠㅠ

7. 아르헨티나

엄청난 규모의 나라. 탱고의 나라.

입이 즐거운 나라.

저자의 버라이어티한 경험들이 오롯 담겨 있다.

8. 과테말라

그래도, 그래도

라틴 아메리카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인 것 같다.

저자도 차츰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참 여행자가 되어가고 있다.

9. 멕시코

마지막 여행지기에

저자에게서도 아쉬움이 묻어 난다.

권태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글이 유독 마음에 와닿는다.

어느 순간 우리는 처음 감탄을 잊게 되는 것 같다.

미디어에서는 잔말말고 열심히 노력하라고,

한눈 팔지 말고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살라고 하지만

그러한 말에 굴하지 않고 행복을 찾아 미친 척 떠난 그녀의 라틴아메리카 여행.

삶의 권태로움에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치열함에 지쳐 번아웃 증후군을 염려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초강력긍정주의자


 

만약 이 도시에서 의도적으로 권태를 지우기 위해 '정착'을 흉내 냈다면

오히려 드 깊은 권태의 늪에 빠졌을 것이다.

어쩌다 보니 모든 강박을 내려놨고,

어쩌다보니 지독한 감기 같던 권태도 슬슬 사라지기 시작했다.

여행을 처음 시작했던 때처럼 다음 도시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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