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 시집 문예 세계 시 선집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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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분명 추워서 히터를 틀고 운전을 했었는데,

어느덧 에어컨을 틀고 다니지 않으면 운전하기 어려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날씨가 이어지고 이어져 계절이 되듯이,

우리 마음 속에 숨겨진 감정들이 뭉글뭉글 어우러져 감성이 되는 것 같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요즈음, 시집 한 권 손에 들고

커피 더불어, 음악 더불어 만나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랫만에 만난 시집. 그것도 시어가 풍성하다 알려진 릴케.

읽는 내내 낯설어진 시어들과의 만남도 좋았고,

중간 중간 함께 실린 명화들도 시를 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습니다.

편집자의 센스가 드러나는 대목이었습니다.

크게 4개의 Part로 구성된 시집이며,

다른 시집에 비해 시가 많이 실렸습니다.

part.1 "첫 시집"​에서부터 part.4 "형상 시집"까지

규칙적인 변화보다는 자유로운 움직임 속에

저자 특유의 시어들이 엉켜 있다.

공교롭게도 6.4 지방선거가 있었던 날이기에

이 시가는 내 가슴에 왈칵 와 닿았다.

"저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하소서"

저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하소서!

목숨을 향하여 이렇게 떨고 있음을 굽어보소서.

저희는 높이 솟아오르고자 합니다,

광명처럼, 노래처럼.

p.88

개표방송이 TV 채널마다 가득하지만

웬지 소음으로 다가온다.

물론 저 방송을 가슴졸이며 보고 있는 당사자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유권자들의 손을 떠난 결과일 따름이다.

계절이 바뀌는 때가 되면​

그 누구라도 손에 시집 한 권 들고

집 가까운 공원 벤치에서

곱씹으며 곱씹으며 시 한 편 읽는 시대가 속히 왔으면 좋겠다.

너도 나도 달리는 속도의 시대에서

여유와 낭만을 그리워하며...

초강력긍정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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