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여자
최복현 지음 / 노마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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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랫만에 소설을 손에 쥐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 

찬바람과 잘 어울리는 소설이었다. 

세밀한 여성의 심리가 글귀마다, 문장과 문장 사이마다 빼곡히 담겨 있다. 

'최복현 시인의 자전적 사랑이야기'라는 홍보문구가 

독자의 마음에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것 같다. 

주인공 보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중년 여인 같다. 

그 평범함이 도리어 독자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가까운 백화점에 가서 만나는 수강생들 중 한명의 모습과도 같은, 

어디선가 만났을 것 같은 주인공의 모습. 

하지만 그녀의 심리는 꽤나 먼 곳으로부터 출발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름하여 '첫'이라는 단어로 시작되는 말들을 

여지껏 가방 속에 담아가지고 다니는 '보라'. 

그녀는 그와의 모든 '첫'번째를 잊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와의 첫손잡음, 그와의 첫뽀뽀, 그와의 첫키스, 

그와 첫번째 별보며 지새운 밤, 

그와 첫번째로 던지던 강물 물수제비... 

하지만 그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건너고자 했던 강을 

채 건너지 못한채 헤어지고 만다. 

그 마지막 순간에 대한 오해로 결국 이십몇년이 흐르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는 그의 그림자. 

그녀는 그의 기억을 담아 이름지은 개를 키우며, 

껍찔뿐인 남자와 살아간다.  

한집에 살지만, 각방을 쓰며... 

그러던 그녀에게 '첫사랑' 그에 대한 소식이 들리고, 

결국 그녀는 그를 만나러 나서게 된다. 

3번의 만남을 거쳐 결국 그는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들은 다시근 그 시절로 돌아가  

한밤을 지새우며 오해를 풀게 된다. 

아니, 오해를 풀려고 한다.  

서로가 눈물로 지새운 밤이 흐르고, 

결국 현재로 돌아온 그들에게 하루하루는 

다시금 과거로부터 울려오는 울림의 연속이다. 

그녀는, 고민한다. 

그로부터 전해져온 마지막 소포를 풀고도, 

그 판도라의 상자를 풀어제끼고 그녀는 고민한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궁금하고, 

바로 옆집에 살고 있을 것 같은 그녀를 응원하고 싶다. 

결국 사랑이 이긴다. 

현실은 사랑을 덮을 수는 있지만, 사랑을 이길수는 없다. 

 

초강력긍정주의자 

 

왜일까, 여자는 두 남자를 동시에 미워할 수 없는 걸까. 

지금의 내 사람, 남편이 미우니까 그 사람, 옛 사람에 대한 미움이 사라진걸까?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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