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아빠를 닮지 마라
윤여수 지음 / 열린세상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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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책의 내용과 무관하게 많은 이들에게 어필하기 가장 막강한 무기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주 큰 무기를 갖고 있다. 

이 땅의 아빠들이 외면하기 힘든 제목을 던지고 있다. 

세상 모든 아빠들은 슈퍼맨이 되기를 원한다. 

아니, 그런 슈퍼맨이 되기를 강요받으며 사는지 모르겠다. 

그러한 강요를 강요로 받아들이지 않고, 

묵묵하게 스스로에게 주어진 위치에서 위험과 고통을 감내하는 이 땅의 아빠들. 

특히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심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이제는 그런 분위기가 거의 사라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아빠들. 

때론 모여서 이야기 나누다보면 한결같이 본전생각이 난다는 농을 주고 받는 

4-50대 아빠들이 읽기에 참 좋은 책인 것 같다. 

많은 아내들이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어쩜, 그렇게 똑같니?" 

아내가 아들을 야단치며 하는 말을 듣고, 

저자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한다. 

왜냐면 아들의 부족한 부분이 영락없이 자신을 닮은 듯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불편한 진실을 지적하는 아내의 날카로움에 맘이 상하였다. 

그래서 소심한 복수차원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물론 써내려가면서 아들이 자신을 닮지 않기를 바라는 열망은 

더욱 커지고, 간절해져 갔다고 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한 축으로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가 

내 자신에게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 

성큼성큼 커 나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부모의 심리가 

글 곳곳에서 묻어나온다. 

특히나 꾸미지 않은 솔직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는 

중저음의 라디오 밤프로를 진행하는 DJ 목소리처럼 느껴지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아들인 내 잘못과 못난 내 아들의 실수를 

내 아버지와 내 탓으로 돌리고야 마는 세상 모든 아내의 구박에 이젠 껄껄껄! 웃자. 

그리고 이제 '아들아! 아빠를 닮아라'라고 당당하게 얘기하자. 

 서문의 말미에 쓴 이 글이 바로 저자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리라. 

크게 다섯 단락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구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아들과 있었던 추억들도,  

할아버지/할머니와 얽힌 에피소드도, 

첫사랑에 대한 솔직한 기억도, 

연애인들과 있었던 흥미로운 경험들도, 

꾸미지 않은 수수한 느낌으로 담겨 있다. 

수려한 문장의 에세이보다 

삶의 투박함이 묻어나는 글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특히나 아들을 키우는 아빠들에게는  

여름휴가때 힐링의 차원에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초강력긍정주의자 

 

아들아, 부디 참지 말아라! 

울고 싶을 땐 실컷 울어야 한다. 

울고 싶을 땐 기어이 울어야 한다. 

울고 싶을 때 울지 못한, 진실할 때 진실하지 못한 아빠의 눈물을 닮지 마라. 

진실함이 창피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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