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점프하다
권소정.권희돈 지음 / 작가와비평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주 특이한 제목의 책.

형식도 에세이라고 하기엔 일러스트가 다분히 많은 책.

아버지와 딸의 아날로그 감성에세이라는 타이틀에 끌려 손에 넣고 읽어내려간 책.

읽는 내내 부러운 마음 간절하였다.

딸 둘을 키우는 아빠로서,

나도 나이가 들어 이런 책을 딸과 만들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부러움과 시샘 섞인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겼다.

먼저 전체적으로 책이 가볍고,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이 든다.

애절한 과거의 추억들조차도 달달한 느낌으로 바꾸어 주는

파스텔톤 일러스트들. 바로 이 책의 공동저자인 권소정님의 솜씨다.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일러스트를 전공한 전공자답게

글과 어우러지는 예쁜 그림들을 그려내고 있다.

또한 현재 충주대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권희돈 교수님은 아빠로서

과거의 애틋하고, 오밀조밀한 추억들을 그려내고 있다.

책을 쓰는 동안 서로의 입장차로 인해 다투기도 했지만,

결국 서로를 더 깊이 알게되는 좋은 기회였다는 저자들의 고백에

훗날 나도 이와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아야겠다는 결심이 더욱 굳어졌다.

책 제목의 독특함에 대한 궁금증은

150페이지에 이르러서야 겨우 해결되었다.

구더기와 파리.

모양은 완전히 다르지만 많은 이들이 썩 좋아하지 않는 생명체들이다.

생활 속에서 이 구더기와 기이한 인연을 맺게 되고,

그 현상 속에서 삶의 지혜를 깨달아가는 모습이

참 생경하고, 놀랍다.

삶의 작은 부분에서 인생의 저리 큰 깨달음을 얻어가다니...

딸은 소정구더기라 칭하며,

생활의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서 얻어지는 감성적인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특히나 마이클럽이라는 인터넷 공간을 통해 독자와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얻고 있으며,

이를 활자화 시킴으로서 사이버공간을 지면공간으로 옮겨 놓고 있다.

아빠는 희돈구더기라 칭하며,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구비구비마다 조약돌처럼 남겨진 추억의 돌들을 뒤집고 있다.

특히 인생관과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누군가의 삶을, 누군가의 살아온 시간을, 누군가의 선택을

함께 느끼며 바라보는 소중함이 있다.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서,

분주하게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인생이라는 느린 흐름을 생각하며 읽기에 괜찮은 책인 듯 싶다.

초강력긍정주의자

이 세상에 딸을 둔 모든 아버지와

이 세상에 아버지를 둔 모든 딸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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