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도 - 이해인 시집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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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는 즈음에,

가슴 떨리게 하는 시집을 만났다.

그동안 손에 들었던 시집마다 내게 작은 떨림 선물해 주셨던 이해인 수녀님.

고등학교때 만난 "민들에의 영토"가 불현듯 떠오른다.

2011년 가을,

여전한 목소리로 독자와 만나주셨다.

수도원에 살고 계시기에,

단 하루도 기도하지 않은 날이 없으시겠지만

차곡차곡 쌓아두신 시어들은 기도가 되어

고스란히 시집에 담겼다.

여전히 시어들을 어렵지 않은 단어들로 선택해 주셨다.

여전히 꽃과 숲을 이야기 하고 계시며,

여전히 노래와 감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시인의 흑백사진을 보면서,

활짝 핀 시인의 웃음을 보면서 불현듯

시인이 훌쩍 우리 곁을 떠나버리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

시 안에 표현하신 것처럼 하늘나라로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시겠지만,

나는 시인과의 이별이 두렵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 곁에 머물러 주셨으면 좋겠다.

여전한 미소 더불어

두레박으로 건져올린 신선한 시어들로 책을 엮어주시길 소망한다.

계절이 바뀌고,

나무 색이 변할때즈음엔 어김없이 한권 손에 들고

시간을 읽고, 기도를 읊을 수 있는 그런 책 내어주시길 부탁드린다.

시인의 건강을 위해,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해 기도한다.

항상 그렇듯, 시인의 시집은 덮고 나서도

한동안 내 가슴 속에 헤엄친다.



초강력긍정주의자.





가을의 말



하늘의 흰 구름이

나에게 말했다



흘러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흐르고 또 흐르다 보면

어느 날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



뜨락의 석류가

나에게 말했다



상처를 두려워하지 마라

잘 익어서 터질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면



어느 날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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