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첫 수업
박원순, 홍세화 지음 / 두리미디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내 인생의 첫 수업. 제목부터 끌리는 책이었다.

이 책은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사회디자이너들(사회사업가,시민운동가,환경운동가,노동운동가 등)의

터닝포인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누군가가 화자가 되어 각 사람들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이 아니라

53명의 인사들이 스스로의 인생을 반추하며,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수업.

그 수업가운데서도 첫 수업(물론 학교 수업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 수업을 의미한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1부에서는 '희망을 말해주던 인생의 스승들'이라는 타이틀로

주로 자신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과의 만남, 선생님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학교에서 만난 한분의 선생님으로 인해 인생이 바뀐 내용들을 보면서

정말 청소년기때 만나게 되는 학교선생님들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 보게 된다.

또한 고은광순님의 글에서는 치매라는 수업을 받고 계시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찡해지는 마음.. 떠오르는 나의 어머니.. 역시 우리의 가슴 속 깊은 곳에는

숨어지내는 슬픈 어머니가 계신가 보다.

 

2부에서는 '시대와 역사가 나에게 다가왔다'라는 타이틀로

'5월 광주'를 비롯하여 역사의 길목에서 만난 사건들이 그들에게 스승이되고, 수업이 되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난 내용들이 담겨 있다.

5월 광주, 보도지침, 군 부정선거에 관한 양심선언, 여성노동자, 군홧발,

동일방직 노동자, 계엄령, 그리고 촛불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많은 역사의 파도를 보게 된다. 그러고보면 나도 이 땅에서 호흡한지가 꽤 되어감을  느낀다.

 

3부에서는 '실천과 배움을 나누며 함께 꾸는 꿈'이라는 타이틀로

그들이 사회참여 운동을 해 나가면서 흘린 땀과 눈물, 그리고 그 와중에 받게 되는

수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 누가 시킨일도 아닌데, 편안한 길을 버리고 사회참여운동을 하는 그들의 실상이

가감없이 공개되고 있으며.. 그들의 고뇌와 그들의 번민도 인간적인 솔직함으로 드러나고 있다.

박원순 선생님의 매체기고문 중 일부에 "너무 힘들어서 '시민들이 회원도 안 되어주고 관심도 없으니,

우리도 모두 시민단체 문 닫고 잘 먹고 잘살러 가겠습니다'라고 기자회견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 많이 듭니다"라는 대목에서

사회운동가의 솔직한 고민을 만나게 되었다.

 

4부에서는 '삶은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전한다'라는 타이틀로

한사람 한사람의 추억 뒤안길을 걷고 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미 사회사업을 통해, 노동운동을 통해 땀을 흘리고 있기에

삶이 주는 깨달음에 대해, 그 깨우침의 새로움에 대해 이야기 해 주고 있다.

마냥 피상적이고, 관념적인 구호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피부를 맞대며, 함께 땀흘리며 어깨동무하고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숭고함마저 드는 것은 왜일까?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식인들이, 현대인들이,

나 자신과 우리 가족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거울과도 같은 책인 것 같다.

잘살아야 한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효율성을 강조한다는 내용의 책을 보다가

오랜만에 만난 흙냄새 나는 책이어서 더욱 정겨웠다.

 

 

'사회에 대한'책임을 강조하셨다. 아무리 많이 배우더라도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사회가 발전할 수 없다는 요지였다.
- p.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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