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깅이 - 청소년을 위한 <지상에 숟가락 하나> ㅣ 담쟁이 문고
현기영 지음, 박재동 그림 / 실천문학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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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개인적으로는

'개같은 내 인생'이라는 영화가 머리 속에 떠올랐다.

이 책을 시나리오로 성장영화를 만든다면 아마도 한국판 '개같은 내인생'이 되지 않을까?

 

저자의 유년시절로 시작하여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책은 저자의 성장을 따라 지나고 있다.

소설이라는 틀을 외투처럼 입긴 하였지만

이 책은 누가봐도 저자의 어린 시절을 담고 있다.

특히나 제주도라는 상황적인 특수성,

그 중에서도 4.3사건이라는 가슴아픈 과거가 숨겨져 있어

책을 읽는 중간중간 드러나고 있다.

5.18민중항쟁의 경우 여러 문학작품,영화에서 다루어진 탓에

그래도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디만

아직 4.3 제주의 아픔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것 같다.

그 시대적인 아픔을 촌에서 뒹굴던 철없는 소년의

눈과 목소리로 담담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저자의 맘 한켠에

아련함이 함께 하고 있구나.. 느껴졌다.

 

제주도 똥돼지를 기르던 모습이나

모든 친구들의 별명을 붙이고, 이를 부르던 대목,

숱한 사고로 인해 아프던 장면,

여중.여고생들의 눈을 의식하며 지내던 사춘기,

아버지에 대한 무한한 그리움과 실망, 그리고 반항으로 이어지는

소년의 성장기 추억은 마디마디 내 추억과 닮아 있었다.

 

현대에는 자주 사용되지 않는 많은 단어들이 등장하며,

투박한 듯 정겨운 제주도 사투리들이 등장하며,

흐름에 어울리는 삽화가 내가 좋아하는 박재동 화백의 손길을 통해 그려져 있다.

'지상에 숟가락 하나'를 청소년들이 읽기 좋은 버전으로 재편성한 소설이다.

많은 청소년들에게 인간적인 문학을 만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우리가 제법 부끄러움을 알아 수영할 때 빤쓰를 입기 시작한 것도

아마 6학년 때부터였다.

6단 다이빙대에서 휙 몸을 날려 물속으로 곤두박질치면 풍덩 소리와 함께

고무줄 빤쓰가 훌러덩 벗겨져 발끝에 걸리곤 했는데,

그때의 상쾌한 즐거움이라니.

마치 용연물이 우리의 불알을 보려고 장난삼아 우리의 빤쓰를 벗기는 것만 같았다.

어떤 때는 빤쓰가 아주 벗겨져 나가,

물속에서 황급히 주워 입고는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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