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따라쓰기 처음책방 필사책 4
박인환 지음, 김기태 엮음 / 처음책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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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고전 시인 박인환의 시를 따라 쓴다고?? 

제목에서 받은 첫인상은 다소 '고루하다'는 것이었다. 

왠지 국어 시간에 억지로 외웠던 시들처럼, 어렵고 딱딱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죠. 

그런데 책을 펼치자마자... 책을 따라쓰기 시작하자마자, "아… 맞다!"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시집이 아니었어요. 우리 삶의 깊은 여운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감성 회복제' 였습니다.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박인환 시인의 대표작 『세월이 가면』의 한 구절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가요? 매일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의 '옛날', 즉 순수했던 감정이나 소중했던 기억들을 혹시 잊고 지내고 있지는 않은가요?


저 역시 한때는 ‘나만의 시(詩)를 찾겠다’며 의욕이 충만했던 문학청년이었습니다. 

대학시절 계절이 바뀌는 때면 밤새도록 시를 읽고, 감성에 젖어 밤잠을 설치던 시절이 있었죠.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고, 결국 삶의 무게에 눌려 그런 감성적인 부분들은 서서히 잊고 살았습니다. 

늘 '성과'와 '효율'만을 쫓는 냉철한 비즈니스맨의 가면을 쓰고 살았달까요. ^^;;

이 책, 『박인환 따라쓰기』는 잊고 지낸 순수한 시절의 나를 다시 소환하는 기분이었죠.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따라쓰기'라는 형식에 있습니다. 

단순한 필사가 아니라, 시인 박인환이 남긴 대표 시 45편을 나의 속도로 읽고, 곱씹으며, 직접 손으로 다시 써 내려가는 과정이죠.

물론 그냥 쓰는게 아니라 천천히 읽고, 천천히 쓴다는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목마와 숙녀'를 읽으며, 당시 젊은이들의 방황과 낭만을 엿보았습니다. 

"한잔의 술을 마시고"로 시작하는 그 구절을 따라 쓰는 순간, 

제 마음속에서도 왠지 모를 서늘한 낭만과 고독이 밀려오더군요. 

이론적인 설명보다, 시인의 목소리를 직접 내 손으로 따라 적는다는 것이 정말 공감되었습니다.

특히 '세월이 가면'을 쓸 때는 무릎을 쳤습니다.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비록 우리의 삶에서 많은 것이 변했어도, 

소중한 기억과 감정은 마음속에 남아 영원히 우리를 지탱해 준다는 진리 같았습니다. 

저자의 메시지를 제 경험과 연결해 보니, 그때의 깨달음이 훨씬 깊어졌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처럼 어두운 현실을 노래한 시에서는, 전쟁 후의 고독하고 불안했던 시대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활자를 읽는 것과, 한 글자씩 '불신(不信)의 사람'이라는 단어를 손으로 써 내려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짧고 간결한 문장 속에 시인의 모든 감정이 응축되어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이 책은 잠시 멈춰 서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필요합니다. 

특히 '바쁜 일상에 지친 직장인'이나, 혹은 '새로운 창조적 영감이 필요한 기획자 및 작가 지망생'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시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필사를 통해 시인의 호흡을 따라 하며 잊고 있던 나만의 감성 근육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당신의 삶에 따뜻하고 긍정적인 희망과 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당신의 사고에 '낭만'이라는 부드러운 감각을 되찾아 줄 테니까요.

가을이 깊어가는 요즈음.... 

바로, ‘나’를 위한 시간을 시작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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