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어머니
데일 살왁 지음, 정미현 옮김 / 빅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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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모든 것을 담당할 수 없어서,

엄마를 창조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수많은 작가들.

그들도 분명 이 세상에 와서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이

바로 엄마일텐데... 그 엄마는 어떤 분이셨을까?

이 질문에서부터 책은 출발하고 있다.

조르주 심농이, "소설가란 자기 모친에 대한 증오로 대동단결한 자들"이라고

말했는데 이 말은 진실일까?

고어 비달이 말한 "부친이나 모친을 향한 증오는

이반 뇌제 혹은 헤밍웨이를 만들어낸다.

반면에 헌신적인 부모의 보호막 같은 사랑은

예술가의 싹을 싹둑 잘라버린다."는 말은 사실일까?

참 다양한 예술가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부모들.

그 중에서도 어머니를 중심으로 이 책은 전개되고 있다.

모수가 많이 잖고,

작가들의 주관적인 견해가 크게 작용했다 하더라도

기존 나온 책들과는 사뭇 다른 접근이어서 흥미롭다.

1부. 작가의 어머니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로 알려진 셰익스피어.

그의 어머니 휴 맥크레이 리치몬드는 굉장한 가모장적인 엄마였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역대 누구보다 방대한 출판물 전집을 보유한 작가가 되어

다양한 분야에 업적을 남긴, 지독한 근면성실함의 작가 앤서니 대니얼스는

잠재적 불행을 차단하려고 노력한 각고의 노력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렇나 불행의 분량 중 적어도 일정 부분은 유년기에

어머니로 인해 겪은 일들에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야심만만한 딸로 성장하여

자신의 문학세계를 펼친 루이자 메이 올컷 (대표작으로 '작은 아씨들')은

어머니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처럼 작가의 성향이나 결과가 반드시

엄마와의 관계 하나로 해석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 엄마와 어떤 관계가

어떻게 그의 문학작품에 반영되었나를 살펴보는 것이다.

2부. 작가의 회고

우리 인생은 내가 경험한 사실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내가 경험했다고 생각하는 해석들로 이뤄진 것이라는 말이 있다.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어머니, 즉 해석하는 어머니야 말로

작가에게 끼친 영향력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언 매큐언, 앤서니 스웨이트,레이첼 하다스를 비롯하여

다양한 작가들이 회고하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그리움과 더불어 회한과 원망, 그리고 고마움.

그 감정의 진폭을 함께 읽어 내려간다.

개인적으로 동일한 포멧으로 한국의 작가들이

이러한 글을 써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문학작품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나?

현 시대를 반영하고,

작가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바로 문학이기에

공감대 형성이 많은 국내 작가들의 책을 기대해 본다.

책 속에 담긴 여러가지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운 맘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미, 그들이, 세상에 있음은.

그녀로 인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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