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비트겐슈타인의 《논리 철학 논고》라는 책에 나오는 7개의 중요 포인트들을 다뤘었다. 오늘은 그 7개 중 마지막 메시지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여기서의 핵심은 우리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게 생각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본문에서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이제껏 언어로 표현 못할 게 뭐가 있나 싶었는데, 본문을 읽다보니 ‘언어의 해상도가 의식의 해상도보다 훨씬 더 낮다‘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이것을 좀 더 풀어쓰자면, 우리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각자의 머릿속에 의식이나 생각으로 실재하는 것보다 적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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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쭉 읽다가 p.320 에 밑줄친 문장 중에 ‘그럼 사람은 왜 있어야 되나?‘ 라는 질문이 나오는데, 본문의 내용과는 별개로 독자인 나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종교 쪽에서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 쪽에서도 딱히 명확한 답을 내기 난감한 질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종교라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도 결코 적지 않지만, 개개인의 신념과는 별개로, 그것에 대한 호불호와 관계없이, 역사적으로 종교라는 것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없어지지 않고 그 명맥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그것이 존재할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걸 방증한다고 생각한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그냥 침묵을 지키는 게 최고구나. 결론은 말할 수 없는 게 있구나‘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리고 이 결론은 현대 뇌과학에서 말하는 들어오는 정보를 대부분 언어처리 할 수 없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 P140

《논리 철학 논고》 이후의 비트겐슈타인 역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실은 서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모방게임Imitation game‘ 이론을 만듭니다. - P141

결국 언어로 정확히 표현할 수 없는 정보와 기능은 딥러닝같은 방식을 통해 기계에게 학습시켜야 한다 - P142

비트겐슈타인은 표현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침묵을 지켜야 된다고 이야기했는데, 지금의 딥러닝은 표현할 수 없는건 학습을 시켜서 해결하겠다는 원리입니다. - P142

시야가 넓으면 세상은 천천히 변해요. 아래로 가면 갈수록 시간이 빨리 변하고 위로 갈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 P156

언어의 해상도는 인식의 해상도보다 훨씬 더 낮은데, 그중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은 인간의 언어가 시간적, 공간적으로 스케일을 구별하지 않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각 물체는 스케일이 있습니다. 아주 섬세하게 보는 것과 중간 정도 시야에서 보는 것, 그리고 넓은 화각으로 보는 것은 분명히 다르거든요. 거기에다 시간적 스케일까지 주자면 나를 1초 바라보는 것과 10초 바라보는 것, 한 달 바라보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 P158

기계학습을 통해서는 다양한 공간과 시간적인 층으로 같은 물체를 여러 번 표현을 해줍니다. - P158

사물인터넷 전문가들의 말을 따르자면 인간이 2,000가지에서 5,000가지를 알아보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백과사전에 수백만 개의 단어가 있지만 결국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2,000개가 조금 넘는다고 하죠. - P166

현재 거의 유일하게 딥러닝이 제대로 못하는 작업이 스토리텔링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뇌는 경험을 가지고 재해석해서 이야기를 만드는데 아직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은 그것을 잘 못합니다. - P173

당연히 뇌는 무엇인가를 계산을 하고 그 일부만을 언어로 표현하는데,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걸 우리가 적분해서 합쳐서 직감이라고 이름을 붙여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 P177

딥러닝의 원리를 간단히 말하자면 ‘데이터만 있으면 그 데이터로 학습을 할 수 있다‘입니다. - P181

코딩은 마치 시, 소설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와 우리는 영어 문법은 똑같이 알겠지만 셰익스피어가 분명히 더 글을 잘 씁니다. 마찬가지로
‘코딩을 잘하는 무언가가 있겠구나‘라는 가정하에 이 세상에 나와 있는 코드들을 다 학습한 딥러닝 기계가 있다고 한다면 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수행하고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규칙들을 뽑아내겠지요. - P182

딥러닝 기계의 특징은 아래층에서 작은 단위를 인식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높은 단위를 인식해서 정답을 찾는 것입니다. - P200

재미있는 것은 딥러닝이라는 모델을 뇌를 이해하려고 만들었는데 딥러닝이 복잡해지니 딥러닝 자체를 이해 못 하게됐습니다. - P203

기계들이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추상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P223

자동화의 핵심은 대량생산입니다. - P229

베이퍼웨어vaporware란 존재하지 않는 거품 같은 것을 지칭하죠. - P236

에너지 사용량은 (효율성)X(사용시간) 입니다. - P244

편하면 더 많이 하고 오래합니다. - P245

현재의 자동차 산업은 90퍼센트가 하드웨어고 10퍼센트가 소프트웨어입니다. 미래 자동차는 40퍼센트가 하드웨어고 40퍼센트가 소프트웨어, 20퍼센트가 콘텐츠로 구성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 콘텐츠일까요? 운전자들이 할 일이 없거든요. 엔터테인먼트가 필요하게 될 거예요. - P247

그럼 돈은 누가 벌까요? 생산 마진을 살펴보면 콘텐츠는 40퍼센트, 소프트웨어는 20퍼센트, 하드웨어는 1퍼센트로 수익을 나눠 가질 것이라 예측합니다. 즉, 무인자동차의 비즈니스는 PC비즈니스와 똑같아질 거예요. - P249

무인자동차가 등장한 후 2, 30년 안에 유인자동차는 법적으로 금지될지도 모릅니다. 유인자동차와 무인자동차가 함께 다니면 되게 위험합니다. 기계는 규칙을 지키는데 사람은 규칙을 잘 안 지키거든요. 따라서 무인자동차의 수천 조의 이익을 얻으려면 사람이 다 빠져줘야 합니다. - P259

인간에게는 선호도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당연히 우리의 선호도를 실행하고 싶고 각자의 선호도가 실행될 때 돈을 지불합니다. 구글과 같은 기업은 이 선호도를 분석해서 서비스 제공을 하고 싶어 하죠. - P260

우리가 돈을 지불하는 순간은 내 선호도가 파악되었을 때가 아니라 선호도가 만족되었을 때입니다. 다시 말해 선호된 콘텐츠가 실물로 주어져야 한다는 거죠. - P262

무인자동차의 끝은 운송수단 요금의 무료화입니다. 모빌리티mobility에 스폰서가 가능하다면, 지금 인터넷 사용을 스폰서와 데이터로 지불하는 것처럼 이동수단도 개인의 데이터와 스폰서를 통해 무료화될 수 있습니다. - P264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 중 늘 걱정해야 할 부분은, 기술은 어느 한순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특이점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이 특이점은 나중에 알 수 있어요. - P270

앞으로의 인공지능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약한 인공지능, 나머지 하나는 차차 말씀드릴 강한 인공지능입니다. 세상을 알아보고 알아듣고, 이야기하고, 글을 읽고 쓰고, 정보를 조합하고, 이해하는 것을 사람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약한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약한 인공지능의 능력에 플러스알파로 독립성이 있고, 자아가 있고, 정신이 있고, 자유의지가 있는 기계를 강한 인공지능이라고 합니다. - P275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는 사실 이겁니다. 정보를 알아보고, 보고서 쓰고, 강연하고, 강연을 듣는 일. - P277

인간은 항상 현재만 생각하기 때문에 미래에도 현재하고 좀 비슷하지 않을까 하고 착각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P280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데이터가 없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방법밖에 없다는 거죠. - P284

인지자동화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 전체의 효율성은 늘어나겠지만 재분배 문제가 생긴다는 겁니다. 인지자동화가 실현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업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일을 가진 사람은 몇 퍼센트에 불과하겠죠. 그리고 그 몇 퍼센트의 생산성은 수천 배로 폭등할 것입니다. 그 늘어난 생산성은 누구의 차지일까요? 이 수익을 인공지능 기계를 가진 사람이 다 가져간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불평등 시대가 되겠죠. - P294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우리는 과거를 뒤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으니까요. - P294

부는 적절히 분배되어야 모두가 잘살 수 있습니다. - P297

엔터테인먼트 역할은 정말로 블루오션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 P300

언제든지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세상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서 거기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세상을 항상 현실적으로 냉철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의 능력을 분석할 수 있는 솔직함, 결론이 났을 때 실천할 수 있는 노력정신 말입니다. - P308

미래에는 약한 인공지능, 인지자동화가 실천되는 순간 창의성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립니다. 창의적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여기서 창의적이란 새로운 가치, 즉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혹은 처한 상황과 세상을 냉철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 또는 분석해서 얻어낸 결론을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도전정신과 같은 것이죠. - P309

튜링테스트에선 기계가 지능이 있는지 없는지 구별하기 위해 기계와 사람을 각각 방에다가 놓고 제3자가 질문을 합니다. 아무리 질문을 해봐도 누가 기계고 누가 사람인지를 구별을 못하면 기계가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을 해주는 인공지능 테스트죠. - P311

지능이라는 것, 혹은 자체 또는 자아, 정신은 완전히 내면적인 현상입니다. 각자 스스로는 자아가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 정신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 P312

약한 인공지능이 가능해지기 시작한 이유는 뇌과학의 발달로 물체인식, 음성인식, 기억 등의 과정을 이해하고 알고리즘으로 구현되어 기계에 심어줬기 때문이죠. 다시 말하자면약한 인공지능이 가능해지기 시작한 것은 약한 인공지능에필요한 뇌의 기능들을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으로강한 인공지능이 여전히 불가능한 이유는 강한 인공지능에필요한 뇌과학적 요소들, 정신·감정·창의성 · 자아에 대해 뇌과학적으로 이해를 못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가 이해하지 못해서 불가능하다고 믿는 거예요. - P318

‘그럼 사람은 왜 있어야 되나?‘라는 질문은 우리가 사회적으로 합의하여 서로 질문하지 않기로 한 거죠. - P320

모든 헌법에 인간의 존엄은 절대적이라고 적어놨습니다.
프로타고라스Protagoras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라고 이야기했죠. - P322

만약 독립된 자아가 있다면 적어도 계속 존재하려 할 것입니다. 스스로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 P328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주의 기원은 처음에 누군가가 인과관계를 줘야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논리로 우리가 기계에서 바라는 것은, 인공지능 기계 안에서의 모든 계산의 첫 번째 인과관계는 인간이어야 된다는 거죠. - P331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전염병이 퍼져 사람들이 많이 죽으면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 P337

예전에 칸트가 ‘계몽이란 인간이 스스로 초래한 미숙함에서 벗어나는 것 Aufklaerung ist der Ausgang des Menschen aus seiner selbst verschuldeten Unmuendigkeit‘이라고 말했습니다. - P346

결국 우리가 기계에게 이기기 위해서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겠죠. 다시 말해, 내가 하는 일이 이미 기계 같다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가진 유일한 희망은 ‘우리는 기계와 다르다‘입니다. 그 차별화된 인간다움을 가지고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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