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유토피아 - 에덴의 기억이나 예감이 없다면 숨을 쉬는 것도 형벌이다
에밀 시오랑 지음, 김정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덴의 기억이나 예감이 없다면 숨을 쉬는 것도 형벌이다. 이 무슨 번역을 잘못한 게 아닌가 싶은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무엇인지는 천천히 알아보자.

역시나 어렵고, 힘든 책이었다. 예상했던 만큼 힘들었다. 이 책은 굉장히 비판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는데, 철학자의 비판이니 만큼 그 비판하는 대상을 설명하는 것부터 심상치 않고 어려웠다.

먼저 시오랑은 자본주의 사회와 공산주의 사회를 비교함으로써 저신이 무엇을 비판하고자 하는지 소개하는 듯 했다. 그리고 이후에는 폭력적인 권력을 지녔던 폭군들에 대해 비판을 가한다. 이 두 부분에서 시오랑은 자유라는 것에 가치를 두는 구나 싶었다. 그 이후에는 미움으로 복수하는 우리에 대한 성찰이 이어지는데, 폭군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이야기하고 싶은게 아닌가 생각해봤다. 다음으로 유토피아, 이상사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두 가지 부분, 동전의 양면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유토피아를 꿈꾸어야 한다고 말하며 행복은 꿈으로 갖게 되는 것이라 말한다. 이 부분에서 에덴의 기억이나 예감이 없다면 숨을 쉬는 것도 형벌이란 말에 단서가 잡히는 듯 했다. 그러나 시오랑은 유토피아에 대한 우리의 욕망에 대해서 동시에 비판한다. 유토피아가 그리는 사회는 인간의 냄새가 없다고 했는데, 악의 부재를 문제시 했다는 것이 새로웠다.

자, 어쨌든 시오랑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시오랑이 말하길 인간은 유토피아를 꿈꾸어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이다. 그렇기에 자유가 억압되는 유토피아는 꿈을 꾸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역사이지만, 우리가 경계하고 비판해야할 대상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휴머노믹스 - 경제학에도 인문학이 필요하다
디드러 낸슨 매클로스키 지음, 박홍경 옮김 / 세종연구원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여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지금은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곧 박사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다소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었고, 이 리뷰의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일 뿐임을 먼저 밝히고 싶다.

학부시절 한 교수님이 수업 중에 이런 질문을 하셨다. 경제학이 부분집합이라면 무엇의 부분집합인가? 학생들은 여러 가지 대답을 하였지만, 수학, 통계, 실험과학 등은 교수님이 원하던 답이 아니었다. 그 때 교수님은 뜬금없이 철학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지만, 왜 철학이지? 했던 의문만은 기억에 남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경제사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철학이라는 답변에 충분히 납득이 간다. 아니 사실은, 모든 학문이 철학에서 시작하지 않는가? 이후 인문학과 과학의 결합, 통섭 등의 개념이 유행할 때도 학부시절의 의문이 떠오르곤 했다.

이 책은 휴머노믹스라는 용어를 가져왔다. 이는 인문학적인, 사람을 중시하는 경제학이라는 개념이다. 휴머노믹스에서는 주류경제학을 인문학적 성찰로 보완한다고 설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행동경제학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은 저자가 문제시 하는 주류경제학의 이론 중심, 지나친 가정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인간의 실제 행동에 대한 실험 등을 강조한다. 그런데 휴머노믹스는 주류경제학 뿐만 아니라 행동경제학도 반대하는 것이다.

아마 이런 개념인 듯하다. 실험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행동경제학 역시, 과학적 측면이 강하다. 애초에 경제학은 사회과학이므로, 과학자가 주장을 위해 근거를 찾고 이를 검증하는 형태를 벗어날 수는 없다. 다만, 저자가 말하는 대안은 방법론을 벗어나서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 인본주의를 이론의 핵심으로 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사실은 잘 납득되지 않았다. 어쩌면 저자가 말하는 경제학의 정의가 일반과 다소 다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내가 이해를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눈에 불을 키고 비판적으로 보다보니 다소 편협한 시선이었을 수 있다. 어쨌든, 설득은 당하지 못했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다 숲 -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의 자연 순간들
피터 S. 알레고나 지음, 김지원 옮김 / 이케이북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에 살다가 우연히 그곳과 어울리지 않는 동물을 만나게 되면, 사람들은 그 의외성이 주는 즐거움으로 웃음을 짓고 설령 그 존재가 나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나름 관대하게 넘어가기도 한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 학교 뒤쪽으로 작은 산이 연결되어있었다. 물론 작은 동산이고, 학교는 그냥 도심 한가운데라고 볼 수 있다. 그런 학교를 다니면서 의외의 동물들이 즐거움을 주었던 순간들이 있다. 한번은 누군가 키우다 풀어준 것으로 보이는 야생토끼들이었는데, 사람을 크게 경계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사람이 키우던 녀석들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몇몇은 사람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기도 했다. 그리고 한번은, 새벽 늦게까지 공부하던 때였다. 출출해서 편의점을 가는 길이었는데 왠 고양이가 나무 근처를 서성이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고양이를 좋아하고, 또 학교 내에 있는 고양이는 안면도 있어서 가까이 가봤고, 나도 그 녀석도 기겁을 했다. 고양이인줄 알았던 건 꽤나 길쭉한 족제비였고 나는 족제비가 그렇게 빠른 줄 처음 알았다. 물론 사람을 굉장히 경계해서 번개처럼 달아났지만, 야생의 족제비를 그렇게 가까이에서 볼줄은 생각도 못했기에, 괜히 즐거웠다.

이 뿐이랴, 도시에서 씨가 마른 듯 했던 나비를 발견한 순간이나, 커다란 종류의 새를 보게 되거나 했을 때, 누구나 즐거움을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즐거움의 경험들은, 바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도심의 재야생화와 관련되어있다. 책은, 다양한 원인으로 생물다양성이 증대된 도시의 여러 생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도시가 외곽보다 생물 다양성이 높다는 이야기는 얼핏 이해가 가지 않지만, 다시 생각하면 말이 되는 듯 하다. 어차피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완전한 자연은 이제 아마 지구상에 찾기 힘들테니, 그럴바에야 차라리 도시기 낫지 않을까? 특히 인간이 모여서 큰 도시를 이룬 배경은 다른 생물들에게도 분명 이점이 될 것이기에 결국 인간이나 그들이나 마찬가지로 그 장소를 좋아하는 것이며 우리가 그걸 도시라고 이름 붙인거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도시에서 발견했던 다양한 생물들, 자연들이 생각나서 왠지 모르게 반가움고 즐거움으로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야생 코요테는 본적 없지만 족제비는 봤고, 흰꼬리사슴은 모르지만 고라니는 종종 만난다. 책에서 이야기 하듯이, 이제 재야생화를 받아들이고 공존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즐거운 마음으로 말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우와 나 -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캐서린 레이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굉장히 동화같은 이야기를 읽었다. 이 책은, 한 생물학자가 야생의 여우와 친구가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예전에 보았던 한 넷플릭스의 다큐와 유사하다. 다큐는 슬럼프에 빠진 다큐작가가 고향 바다에서 잠수를 즐기다 문어를 만나고, 문어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였다. 이 책에서는 생물학자인 저자가 여우를 만나는 이야기이다. 두 이야기의 동일한 점은, 두 사람 모두 자연에서 만난 친구를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서 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물학자는 도시생활에서 답답함을 느꼈다. 어쩌면 스스로 외톨이가 되어가는 외로운 사람이다. 그렇게 외딴 지역의 오두막에서 살아가던 저자에게 한 여우가 다가왔다. 우연히 만난 여우는 계속해서 마주치게 되고, 여우에게 어린왕자를 읽어주며 서로 경계하지 않고 편안한 관계가 된다.

재미있었던 것은, 생물학자인 저자가 과학자의 시선으로 야생동물을 관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처음에 저자는 과학자의 시선으로 야생동물을 대하려했지만, 여우는 저자에게 다르게 다가왔고, 과학자의 시선이 아닌 친구를 대하는 시선으로 여우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는 여우라는 친구로 인해 현실주의에서 벗어나 보다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연과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따뜻함으로 가져온다. 그 대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의 변화가 그런 따뜻함을 불러오는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이 우리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 - 뇌를 스캔하는 신경과학의 현재와 미래
존-딜런 헤인즈.마티아스 에콜트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굉장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은 많은 실험들과 연구결과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고 그 내용 하나하나가 애를 쓰지 않고도 집중해서 읽어나갈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일단 책의 주제부터가 흥미롭다. 두뇌를 스캔하여 과학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생각과 인지를 읽어낼 수 있을까하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특히, 책의 시작에서 나오는 영혼과 몸의 이원론이라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이는 사후세계에 대한 희망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 내 의식은 과연 내 몸, 내 두뇌에서 작용하는 전기신호에 불과할까? 이러한 질문은 아주 오래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특히 종교적인, 그리고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인식이기에, 책의 서두부터 고민과 함께 읽어나갈 수 있었다. 만약에 일원론이 부정된다면, 육체의 소멸은 곧 나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다. 어떤 희망이라는 것이 없어지는 걸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많은 과학소설, 드라마, 영화에서는 우리의 두뇌를 과학적으로 정복하여 수많은 일들을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달은 그렇게 멀리있는 것 같지도 않다. vr과 메타버스가 유행하며, 가상세계, 매트릭스 같은 이야기들이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일은 기술의 발달이 굉장히 급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책에서 이야기했던 많은 실험과 기술의 성과들에 매료되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과학이우리의생각을읽을수있다면 #존딜런헤인즈 #마티아스에콜트 #흐름출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