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숲 -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의 자연 순간들
피터 S. 알레고나 지음, 김지원 옮김 / 이케이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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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살다가 우연히 그곳과 어울리지 않는 동물을 만나게 되면, 사람들은 그 의외성이 주는 즐거움으로 웃음을 짓고 설령 그 존재가 나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나름 관대하게 넘어가기도 한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 학교 뒤쪽으로 작은 산이 연결되어있었다. 물론 작은 동산이고, 학교는 그냥 도심 한가운데라고 볼 수 있다. 그런 학교를 다니면서 의외의 동물들이 즐거움을 주었던 순간들이 있다. 한번은 누군가 키우다 풀어준 것으로 보이는 야생토끼들이었는데, 사람을 크게 경계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사람이 키우던 녀석들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몇몇은 사람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기도 했다. 그리고 한번은, 새벽 늦게까지 공부하던 때였다. 출출해서 편의점을 가는 길이었는데 왠 고양이가 나무 근처를 서성이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고양이를 좋아하고, 또 학교 내에 있는 고양이는 안면도 있어서 가까이 가봤고, 나도 그 녀석도 기겁을 했다. 고양이인줄 알았던 건 꽤나 길쭉한 족제비였고 나는 족제비가 그렇게 빠른 줄 처음 알았다. 물론 사람을 굉장히 경계해서 번개처럼 달아났지만, 야생의 족제비를 그렇게 가까이에서 볼줄은 생각도 못했기에, 괜히 즐거웠다.

이 뿐이랴, 도시에서 씨가 마른 듯 했던 나비를 발견한 순간이나, 커다란 종류의 새를 보게 되거나 했을 때, 누구나 즐거움을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즐거움의 경험들은, 바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도심의 재야생화와 관련되어있다. 책은, 다양한 원인으로 생물다양성이 증대된 도시의 여러 생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도시가 외곽보다 생물 다양성이 높다는 이야기는 얼핏 이해가 가지 않지만, 다시 생각하면 말이 되는 듯 하다. 어차피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완전한 자연은 이제 아마 지구상에 찾기 힘들테니, 그럴바에야 차라리 도시기 낫지 않을까? 특히 인간이 모여서 큰 도시를 이룬 배경은 다른 생물들에게도 분명 이점이 될 것이기에 결국 인간이나 그들이나 마찬가지로 그 장소를 좋아하는 것이며 우리가 그걸 도시라고 이름 붙인거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도시에서 발견했던 다양한 생물들, 자연들이 생각나서 왠지 모르게 반가움고 즐거움으로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야생 코요테는 본적 없지만 족제비는 봤고, 흰꼬리사슴은 모르지만 고라니는 종종 만난다. 책에서 이야기 하듯이, 이제 재야생화를 받아들이고 공존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즐거운 마음으로 말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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