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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가 속상하면, 너무너무 속상하면 - 소피의 감정 수업 2 ㅣ 작은 곰자리 29
몰리 뱅 글.그림, 박수현 옮김 / 책읽는곰 / 2015년 12월
평점 :
누구라도 한번쯤 요즘 나오는 아동용 도서를 펼쳐본다면 그 질이나 수준에 깜짝 놀랄 것이다. 기성세대의 책들 보다 훨씬 더 공들인 듯 한 삽화와 내용적인 면에서도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채롭고 전문적이며 누가 봐도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이 나오는 것이다. 거기다 요즘은 한 편의 작품과 캐릭터가 인기를 얻으면 곧 이어 그 후속편이 연달아 나와 아이들이 새로운 캐릭터에 적응할 시간을 최소화해 훨씬 더 책에 빨리 흥미를 느낄 수 있다. 가끔 이런 출판 환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어렸을 때 이런 그림책들이 많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만큼 부러운 출판 환경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관점에서 보면 몰리 뱅의 <소피가 속상하면, 너무너무 속상하면>은 상당히 좋은 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이 책은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의 후속작 격이다. 그래서 아이가 이 캐릭터에 흥미를 느낀다면 같은 캐릭터의 다른 책을 선사해 줄 수 있다. 나아가 이 책이 강점을 가진 것은 이 책은 주인공 아이와 자연 그리고 아이가 실제로 학교나 유치원에서 할 만한 그림그리기 작업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 있다. 즉, 정말 아이가 실제로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보고 있는 듯 한 느낌이 들게끔 구성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또래 집단 사이에서 발생 할 수 있는 갈등과 그 감정에 대해 아주 짧은 몇줄의 글로 다루기 있어 아이가 무엇인가 배울 수 있게 구성된 것이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감탄한 것은 정말 얼마되지 않는 글과 그림으로 전하려는 메시지를 가감 없이 명확히 전달한다는데 있다. 사실, 분량 제한이 없이 얼마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쓸 수 있도록 한다면 누구라도 그리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책 한권 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짧은 분량에 그것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교훈을 전달하는 작업을 한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전하려고 하는 교훈이 명확해야 하며 그 수단으로 선택하는 단어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하며 그 내용 역시 아이들이 공감을 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주인공으로 등장시킬 캐릭터 역시 상당히 중요해지기 때문에 여러모로 고된 작업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조건들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 편의 잘쓰인 책이 탄생한다고 한다면 이 책 <소피가 속상하면, 너무너무 속상하면> 절묘하게 이런 조건들이 맞아들어간 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아이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 할 것이다.
사실, 완전히 아이의 눈에서 이 책을 읽을 수 없는 내가 아동용 도서를 두고 ‘좋다, 아니다’ 라고 평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른의 눈에서 보았을 때 상당히 좋아 보이는 책이 아이들 눈에는 재밌지 않은 책일지도 모르고 너무나 어려운 책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아동용 도서를 평가하고 추천하는데 조심스러워지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이 책 역시 아이에게 조금 어렵고 공감하지 못할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럴 때 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책의 인기와 저자의 공신력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틀림없이 좋은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