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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된 후 15년 - 부모, 아이의 마음을 열다
박경남 지음 / 북씽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남과 다르게 산다는 것은 그저 사회적인 시선일 뿐이다. 그 시선을 두려워하며 산다면 남과 다르게 살 수 없다. 행복이란 모두에게 일률적이라고 할 수 없듯이 다르게 산다고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건 편견에 불과하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행복의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가 내 아이가 사회에서 원하는 규격에 길들여지지 않는 만큼 희망 하나는 쥐고 살아갈 것이라고 믿어야 아이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 부모 먼저 사회적인 잣대와 시선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본문 중에서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하여… 그리고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에 대하여…
나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나의 부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나는 부모의 무엇을 보고 성장했으며, 그 분들은 나에게 무엇을 보여주었는가. <부모된 후 15년>을 읽고 떠오른 생각들이다. 나는 바람직한 성장의 궤도를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지금의 내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느냐를 두고 논한다면, 나의 부모는 최대한 나를 배려하고 존중했으며,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내가 독립적인 인격체가 되어 나의 삶을 주도적으로 꾸려가지만, 그러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준 것은 부모님의 역할이 컸다고 말하고 싶다. 성인이 되어서 새삼 부모님의 모습을 회상하려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된 후 15년>이라는 책 제목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이 책은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쓴 내용이 주를 이룬다. 때로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면서 부모와 아이의 관계 맺기의 중요성에 대하여 강조하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온갖 미사여구를 생략한 단 하나의 단어를 떠올렸다. 그것은 바로 부모와 아이의 소통이었다. 소통, 사랑을 한다는 사람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소통의 능력… 부모와 아이는 서로 사랑함과 동시에 증오와 원망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 탓이요, 자식 탓이요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 그들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굳게 닫아버린 것이 틀림없다. 그러한 비운의 결과를 맞이하기 싫다면, 아이를 양육하는 시기에 부모의 역할은 정말 조심스럽고도 중요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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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믿음에서 성장한다. 혹여 아이가 부모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더라도 아이를 믿고 기다리면 아이는 제자리로 돌아온다. 부모가 그 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사실 믿는다는 말은 부모와 아이가 서로 책임진다는 말과도 같다. 아이를 믿어주는 만큼 아이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본문 중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바보가 된다. 자신들이 겪어온 어린 시절은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이다. 사춘기를 겪는 자녀를 대하는 부모도 마찬가지다. 부모들은 아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데, 정작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은 부모 자신이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겪어온 좌절과 고통이 동반하는 성장기를 아이가 마주하고 있는데, 아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책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부모니까 아이를 가르친 게 아니라 아이가 날 가르쳤고, 결국 함께 성장해왔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이다. 좋은 부모가 되는 법,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는 법, 부모와 자녀의 건강한 관계맺기에 관한 책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내용은 다 비슷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무언가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리라. 나는 아직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 아니라서 무어라 말할 순 없겠으나, 자녀 양육에 대해 일가견있는 사람들의 책을 읽어본 바에 따르면 아이가 아무리 어려도 부모가 그 자체를 존중해주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아직 세상을 모르고 어리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부모가 솔선수범하여 행한다면 아이는 부모의 그림자만 졸졸 따라다니는 처지가 될 것이라는 점, 그래서 부모는 때로 아이가 엉뚱한 행동을 하더라도 충분히 그럴 수 있노라며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부모와 아이의 갈등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지경에 놓였을 때 발생한다는 것만 기억하면 <부모된 후 15년>이라는 책이 내포한 의미를 진정 찾아냈다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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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온전히 자기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아이에게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부모의 책임이다. 단순히 보호자로서의 책임만이 아니라 아이의 성인 이후 삶에도 부모의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유년기에 형성되는 인성은 성인이 되어서도 큰 영향을 미치니 말이다. 그만큼 아이를 건강하게 자라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은 전달하려는 의미를 설명하려는 부차적인 요소가 중복된다는 점이다. 모두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한 요소임에도 세부적으로 쪼개놓은 것은 물론 읽는 이로 하여금 갈등상황 혹 문제점에 간접적으로나마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몇몇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에 접근하는 책의 전개방식은 혹 특정 부모나 아동의 행동이 모든 가정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인식하게 될 우려도 있으며, 그에 따른 해결방식이 모든 아동에게 적합한 훈육방법으로 정의내려질 수 있다는 점이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양육에 관한 정의는 성인의 몫이다. 그래서 성인의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를 두고 정의를 내려서 양육지침서를 만드는데, 이는 성인이 바라보는 아동의 문제행동이라는 점에서 아동의 입장이 정확히 드러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양육에 관한 책은 항상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부모된 후 15년>은 필자가 직접 자녀를 키우면서 느꼈던 점에 대하여 저술한 것인데, 그럼에도 나는 한편으로 씁쓸함을 느낀다. 앞서 말했듯이 모든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 바보가 된다고 했는데, 이러한 현상은 그 어떤 명의가 지은 약이라도 효력을 입증할 수 없는 불변의 법칙이 아닐까싶다. 시행착오없이 순탄한 자녀양육이 과연 칭찬받아 마땅한 것일까? 그렇게 따지면 우리는 부모라는 역할을 떠나서 모두 바보인 셈이다. 모두가 아는 것을 안다고 하지 않고 애써 바보처럼 모른 척 행동하고 있으니까. 아이를 키우는 과정 속에서도 그런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나도 부모가 되서 아이를 키우게 된다면… 과연 현명하게 잘 키울 수 있을지…… 이렇게 숫한 정보를 접하면서 옳고 그름의 이치를 끊임없이 습득하고 있는데, 이 모든 정보가 과연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인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