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 - 자부심을 가져요. 당신은 특별해요
신시아 L. 코플랜드 지음, 김선영 옮김 / 책으로여는세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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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

 

사랑스러운 존재의 소중함, 마이 티처

 

원래 나는 어릴 때부터 고양이를 싫어했다. 초등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들을 집에 데리고 가서 열심히 키우다 보면 한 마리씩 사라진다. 집 근처에 살던 길고양이들이 잡아먹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고양이를 보면 미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남자친구가 나를 냥중독자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고양이를 키우는 남자친구네 집에 자주 놀러가곤 한다. 하루 종일 풀잎 장난감을 흔들고, 저번에는 팔이 빠질 정도로 아파서 며칠을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고양이는 그냥 그 존재 자체로 힐링이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고 가끔은 말을 안 듣고 새침한 짓을 하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

 

책을 읽으며 고양이가 새삼 또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염없이 아끼고 사랑해주고 보살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손대면 부서질 듯 한없이 소중한 사진들이 가득 담겨있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하다. 나는 고양이를 키우진 않지만 책 한 권으로 이미 수 마리의 야옹이들을 데리고 사는 기분이었다.

 

고양이와 함께 보낸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니에요-콜레트”(p.45)

 

개미로 유명한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도 고양이는 상상력을 키워주는 동물이라고 했다. 자기만의 공간을 찾고, 편한 곳에 자리를 잡고 그러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개성을 발견해나가는 독립적인 주체로, 그저 고양이를 바라만 보고 있어도 상상력이 풍부해진다고 한다. 정말 맞는 말 같다. 고양이는 마음을 편안하게도 해주지만, 가끔은 예상치 못한 독특한 행동으로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까?’ 의문을 갖게 하며 열린 생각을 하게 해준다.

 

고양이는 고독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혼자라는 것이 반드시 외로운 건 아니라고,

자신을 조용히 되돌아보기 위해 매일 일정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썩 괜찮은 일이며 영혼의 정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는 걸,

때로는 편안하고 애정 어린 침묵이 활기찬 대화만큼이나 만족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고양이는 우리에게 가르쳐준다(p.53)

 

혼자만의 시간을 참 좋아하고, 가끔은 다른 친구들을 핥아주기도 하며, 같이 기대고 단잠에 빠지기도 하는 사랑스러운 그들의 존재를 보면 하염없이 마음이 평온해진다. 말없이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편안하고 그 속에서 행복함을 찾는다. ‘무엇인가를 해야만이 아니라 그저 그 자체 그대로 가만히 있어도 말이다.

 

자연의 속도를 따르세요. 자연의 비결은 인내랍니다. -랄프 왈드 에머슨” (p.118)

 

사용설명서에도 나오지 않는 내가 되어 보세요.” (p.141)

 

고양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가끔은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고양이는 내게 인내도 가르쳐준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인내와 나다움을 가르쳐 준다. 실천하게끔 격려해 준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책에 담겨있다.

 

고양이는 존재만으로도 곁에 있는 사람에게 평온함을 안겨 주곤 해요.

마음이 힘겨운 사람들을 위한 심리치료용 고양이든, 그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잠자고 있는 고양이든 간에 고양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람들은 깊은 위안을 느끼게 돼요.(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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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형용사 - 그리운, 연약한, 사랑스러운 사람들의 이야기 걷는사람 에세이 14
김재원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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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형용사(김재원)_걷는 사람

 

마음으로 전해주는 위로, 휴식을 위한 시간, 그리고 따뜻한 책 한 권.

 

처음엔 책 제목 아주 작은 형용사가 예뻐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어나갈 때마다, 저자가 쓰는 표현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 닿았다. 솔직하고 진실 된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문장 하나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서 글을 쓴 것 같았다. 그리고 한 챕터 한 챕터 읽어나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마음 속 평온이 찾아온 듯 따뜻해졌다. 이게 바로 위로인가 싶었다. 어깨를 토닥토닥, 등을 두들기며 해주는 위로가 아니라 말로, 글로 전해주는 위로. 그건 참으로 따뜻했다.

 

사실 위로를 붙들게 된 건 내가 위로가 그립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위로해 주지만 위로로 들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시작합니다. 위로 연습을. (p.12)

 

 

고통스러운 순간에 가장 힘든 것은 나 혼자 남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때 그냥 함께 있어 주면 되는 겁니다. 먼발치에서 얼굴만 언뜻 보여도 큰 위로가 되지 않겠습니까?(p.31)

 

지금으로부터 3년 전,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뤘다. 생각지도 못했던 회사 동료분들이 와주셨다. 회사를 다닌지 얼마 안되었을 때라, 팀원분들께 부담이 될까봐 일부러 장례식 장소를 알려드리지 않았는데.. 먼 길까지 찾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참 감사했다.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신이 주지 않은 재능을 너무 안타까워하지 마십시오. 신은 재능을 주고도 또 어느 순간에 가져가기도 합니다. 신은 오늘도 누군가의 인생에 굵은 선을 긋습니다. 그 선을 넘어선 자들이 진정한 감사를 배우기 때문입니다. 신께서 당신의 인생에 그은 굵은 선, 그 선은 내 인생을 막는 것이 아니라 돕고 있습니다.(p.39)

 

이 구절을 읽을 때 지금으로부터 까마득하게 먼, 중학교 때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날 때 아무것도 갖지 않고 태어나서, 세상을 떠날 때에도 아무 것도 갖지 않은 채로 떠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감퇴되고 치매에 걸리고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것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했던 것이..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고작 14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그 당시의 나에게도 저 문장은 꽤나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나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소중한 기억을 하나씩 잃는다는 것은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굉장히 무서운 일이다.

 

그리고 우리의 재능 역시, 신의 선택에 따라 누구는 잘하고 누구는 못할 수 있다. 나도 내가 왜 그리 노래를 못 부르고 춤을 못 추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대신 나에게 신은 다른 재능을 주셨다. 내가 빛날 수 있는 더 소중한 재능을 주신 것 같다. 그리고 그 재능 역시 신이 주신 것이기에, 언제라도 신이 다시 가져간다고 해서 불만을 토해낼 수 없다. 당연하게 생각할 수 없다. 지금껏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낀 건, 어느 것 하나라도 너무나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엄마의 사랑과 아빠의 희생도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 어릴 땐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도 인생의 지혜를 터득한 것은 아닐까.

 

잠자리가 누추한 것도, 먹는 것이 부실해도, 옷이 땀에 젖어도 여행자의 정체성으로 모든 것을 견뎌냅니다. 여행은 여행자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일을 찾고, 다른 이를 만나고, 다른 삶을 살아가십시오. 인생도 언젠가는 끝나는 긴 여행일 뿐입니다.(p.113)

 

맞다. 우리의 인생, 이 또한 언젠간 끝이 날 여행일 뿐이다. 잠시 지구라는 세상에 몇 십 년 여행을 온 여행자. 여행자이기에 무엇인가에 목 매달 필요도, 집착할 필요도 없다. 언젠가는 떠나야하고, 언젠가는 다시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니 말이다. 여행자는 여행에서 힐링을 맛본다. 휴식을 취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러니 지구에 여행 온 우리도 어느 다른 별에서 일하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지구로 여행을 온 것은 아닐까.

 

경쟁 없이 즐기는 스포츠가 진정한 화합의 운동 아니겠습니까? 항상 시합에, 내기에 목매달았던 그 시절이 후회됩니다. 삶의 자유는 점수, 등수, , 시간 같은 숫자의 압박을 물리칠 때 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p.268)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하루, 한 달, 일 년들이 모여 우리의 소중한 인생을 채운다. 그러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소중한 추억이 있고, 앞으로 다가올 멋진 미래가 있다. 숫자에 너무 연연해하면서 살지 말아야겠다. 저자의 말처럼, 점수, 등수, , 시간 따위의 한낱 부질없는 것들 따위에 소중한 내 모든 것을 놓치면서 살고 싶지 않다. 내 인생은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 나 하나로 충분히 아름답다.

눈부시고 찬란하게 빛날, 삶의 자유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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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을 위한 온라인 광고 플랫폼 - 타깃 분석부터 SNS 채널 및 광고 게시까지
최재혁.홍승모 지음 / 다온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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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을 위한 온라인 광고 플랫폼

 

온라인 마케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성공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위한 기본서이자 필독서

 

회사에서 마케팅 직종은 아니지만 간혹 마케팅 업무를 한 적이 있다. 시장 동향 분석, 경쟁사 전략 등 회사에서 그런 것들을 서칭하는 것은 예전에도 중요했고 지금도 중요한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 같은데 또 아무나 못하는 어려운 일인 것 같기도 하다. 마케팅이라는 게 단순히 무엇인가를 광고하여 판매하는 것에 그 의미가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마케팅이란 단어는 참 많은 것을 아우르는 단어 같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마케팅은 꼭 함께해야하는 동반자 같은 존재이다.

 

만약 10대를 대상으로 사업을 한다면 10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점메추’, ‘저메츄’, ‘갓생’, ‘주불’, ‘퍼컬’.. 무슨 말일까? ‘점심 메뉴 추천’, ‘저녁 메뉴 추천’, ‘GOD과 인생의 합성어’,‘주소불러’, ‘퍼스널 컬러라는 뜻이다. SNS를 통해 이벤트 공지를 올릴 때 평범하게 쓰는 것보다는 10대들이 자주 쓰는 용어를 적절히 사용해 콘텐츠를 올리면 조금 더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p.18)

 

내가 학생 때 선생님들이 우리들의 은어를 모르실 때가 있어서 어떻게 저런걸 모르지?’하고 친구들과 경악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금.. 내가 그렇다. 10대들이 쓰는 단어... 하나도 모르겠다. 여기서부터 세대 차이, 세대간 단절이 시작되는 게 아닐까? 요즘 10대들은 알 것 같다. 우리 같은 30-50대가 자기들의 은어를 모른다고. 하지만 우리가 쓰면 얼마나 웃기고 신선할까? 가끔 엄마랑 대화하다 보면 엄마가 내가 자주 쓰는 말을 따라할 때가 있다. 그럼 얼마나 웃기고 기억에 오래 남던지.. 학생 때만 해도 그렇다. 무섭게 생기셨던 선생님이 우리들의 은어를 따라하면 한 없이 재밌는 선생님+푸근한 인상으로 기억되곤 했다. 그 정도로 단어 사용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마케팅에 있어서 소비자의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이 참 중요한데, 10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서 10대들의 트렌드를 파악하지 못하고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망한 사업이나 마찬가지일 것 같다. 사업에 문외한인 나도 그런 생각이 든다. 저자가 알려주는 것처럼 판매하려는 타겟을 잡고, 그 타겟을 분석하여 판매 전략을 짜는 것이 마케팅의 시작인 것 같다.

 

카카오맵맵은 네이버보다 이용자 수는 적지만, 성장 가능성은 크다. 한 채널이라도 더 많이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마 직접 하지 않아도 카카오맵에 매장 정보가 이미 등록되어 있을 것이다. 게다가 고객들이 리뷰도 달아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등록한 것이 아니니 잘못된 정보가 적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매장 정보를 관리하도록 하자(p.78)

 

남자친구가 알려준 팁이 있다. 카카오맵 리뷰가 네이버 리뷰보다 더 정확하고 점수도 짜다고! 그 후로는 병원을 방문하거나 식당을 가거나 할 때 항상 카카오맵 리뷰를 먼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배달어플 리뷰는 이벤트로 인해 맛없어도 맛있다고 리뷰를 강요(?) 받을 때가 있어서 사실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리뷰가 그 정도로 소비자의 제품 구매에 있어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요즘 시대의 소비자들은 모두 현명해서 물건을 사기 전에 어디가 더 저렴한지, 가성비가 좋은 제품인지, 다른 소비자들의 후기는 어떤지 다 고려해보고 사기 때문이다. 네이버 리뷰도 물론 중요하지만, 카카오맵 리뷰도 중요하다. 낯선 곳을 가면 네비게이션을 키고 지도를 보면서 찾아 가기 때문에 리뷰를 안볼래야 안볼 수가 없는 세상이다. 또한 저자의 말처럼 한 채널이라도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이 광고 홍보에 있어서 훨씬 이득이다. 카카오맵 등록법을 보니 그리 어렵지도 않다.

 

그리고 내가 취미로 일기처럼 쓰던 블로그.. 이제는 그래도 어느덧 일 방문자 100명을 넘기며 총방문자수가 꽤 된다. 파워블로거들에 비하면 비교도 안되는 블린이 수준이지만.. 이런 블로그를 통해서도 홍보 채널을 하나 더 넓힐 수 있다는게 참 좋은 것 같다. 블로그를 하다보면 마케팅을 하기 위해 블로그 개설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그 정도로 블로그 역시 마케팅에 있어 꽤나 톡톡히 큰 역할을 하나보다.

 

여러모로 다방면으로 홍보할 수 있는 온라인 광고 플랫폼 종류를 하나하나 설명해주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대두된 온라인 마케팅의 파워를 실감하는 요즘이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온라인 마케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그리고 그 온라인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선 이 책은 기본서이자 필독서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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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미래 - 미중 전략 경쟁과 새로운 국제 질서
이승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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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미래

 

언젠가부터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점점 심화되기 시작했다. 재유행으로 한 번 또 다시 떠들썩하는 코로나도 무섭지만, 미중 무역 전쟁이 앞으로 지금보다 더 심화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무서울 지도 모르겠다. 이는 곧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미칠 파장이 상당할거라 예상되기 때문일까. 그리고 우리 한국도 결코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무역과 미국, 중국 사이의 관계나 그들 사이의 주요 이슈를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대학 교수님들이 심층적으로 알려주시는 미중 전략 경쟁과 새로운 국제 질서에 대해 공부해보고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평소 즐겨 읽던 장르가 아니라 두꺼운 책 분량에 처음 보자마자 입이 벌어졌지만, 이 책 한권을 읽고 나면 그래도 미중관계에 대해 문외한이던 내가 기본적인 지식은 갖춘 사람으로 성장해있을 것 같았다.

 

미중 전략 경쟁은 구조 변동 과정에 전통적 이슈와 새로운 이슈가 혼재하며, 다양한 장을 활용하여 새로운 질서의 수립을 경쟁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패권 경쟁의 성격을 띤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과 같은 단일 쟁점을 둘러싼 갈등을 전개하는 가운데, 기술·공급망·투자 등 다양한 이슈와 연계하며, 궁극적으로 경제-안보 연계 전략을 추구한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개별 이슈에 대하여 양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더 심층적으로는 이슈의 연계와 장의 연계를 동시에 추구하는 입체적 접근을 하고 있다(p.11)

 

탈냉전 30여 년 동안 미국은 최강의 국력으로 패권 전략을 추진했지만 테러와 경제 위기, 코로나 위기 그리고 강대국 지정학 강화 흐름 속에서 지구적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동맹국들을 압박하여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하도록 유도했던 것과는 달리, 바이든 정부는 다자주의 세계 질서의 복원과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p.71)

 

트럼프의 연설을 보면서 가슴이 철렁거렸던 적이 꽤 여러 번 있었다. 동맹국인 우리 한국에게도 방위비 분담을 더 내야한다며 소리치던 그의 모습을 보며 아 이게 어쩔 수 없는 약소국의 운명인 것인가싶었다. 물론 미국 자국민 입장에서 트럼프의 행보는 꽤나 만족스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계속해서 미국의 보호와 지원을 받고 있던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그런 태도는 두려웠다. ‘갑자기 미군이 빠지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부터 북한이 또 쳐들어 오는 건 아닌지등등.. ‘한 나라의 대표가 내비치는 입장에 따라 한 나라가 흔들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바이든 정부로 바뀌고 나서 이에 대한 걱정은 한 시름 놓을 수 있었다. 정치적으로, 나라와 나라 사이에 무슨 관계인지, 어떤 상황인지 큰 관심이 없던 나임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미국과 중국의 향후 세력 경쟁의 결과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재생 에너지 산업을 누가 지배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어려움은 특히 가치 사슬의 첫 단계인 원재료 채굴과 가공에 있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 자본 흐름의 기저에 첨단 산업과 그 원재료인 희토류,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의 움직임이 있음을 주시하고 주요 국가들의 희토류와 희소 금속을 둘러싼 경쟁을 밝히고자 한다. 결국 첨단 산업과 그 원재료를 지배하는 국가가 미래를 지배할 것이다(p.211)

 

지난번에 유튜브 강의에서 미래에는 더 이상 기름(oil)이 아니라, 먹거리와 원자재를 많이 보유한 국가가 강대국이 될 것이란 강연을 본 적이 있었다.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재생 에너지 산업 등등 신문과 뉴스에서 자주 보던 단어들인데 막상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미래에 주요 산업으로 주목받는 것들의 원재료들이 세계 경제 자본을 주도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유무는 굉장히 큰 힘이 될 것 같다. 코로나가 발발하고 왜 공항을 폐쇄하지 않았느냐라는 질타를 엄청 많이 받았던 정부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무조건 공항을 폐쇄하면, 국가간 외교 정책에 있어 단절이 시작되고 결국 그것은 국가적 분쟁의 시발점이 되어 우리나라를 더욱 고립시키게 만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뭐하나 쉬운 것이 없는 것 같다.

 

여러모로 다방면으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국제정치·첨단기술·무역·디지털·자원·안보 등 전방위적으로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미중 패권 경쟁을 이해하고 그 흐름을 파악하려면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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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 발밑의 우주를 들여다보는 한 곤충학자의 이야기
정부희 지음 / 동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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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정부희)_동녘

 

작고 소중한 벌레들의 삶과 죽음, 빛나는 그들의 하루

 

벌레를 사랑한다니.. 책 제목을 보고 저자는 도대체 누구길래 벌레를 사랑하지? 참 대단한 사람이다싶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당벌레만 봐도 소리를 지르고 기겁을 하는 세상에 말이다. 그리마 같이 다리가 많이 달린 벌레에 비하면 무당벌레는 귀여운 애교쟁이 수준이다.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서인지 벌레에 조금은 익숙한 편인 것 같다. 아마 타인에 비해 벌레를 더 쉽고 자주 접했기 때문일까? 하지만 아직도 벌레가 무섭고 싫은 건 어쩔 수 없다. 한국의 파브르라 불리는 그녀처럼 나는 결코 벌레를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보니 벌레에 대해 무언가는 조금 달라진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사랑하고 보살피며 지켜줘야 할 작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난 아직도 벌레를 증오하며 싫어했을 텐데 말이다. 벌레 하나하나 그 작은 생명이 우리의 지구,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생태계를 유지하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도 몰랐을 테다.

 

곤충을 성공적으로 잘 키우려면 자연 상태의 환경과 비슷하게 조성해줘야 한다(p.91)

 

어릴 적 수 없이 잡았던 잠자리들에게 미안해졌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얼마나 곤충들을 아끼고 사랑하는지가 보인다. 하지만 나는 단지 나의 재미를 위해, 날아다니는 존재에 대한 호기심으로 수없이 잠자리들을 잡았던 기억이 난다(물론 어린 시절이라, 무작정 잠자리채를 마구 휘두르는 바람에 많이 잡지는 못했겠지만..). 그저 잠자리 통에 보관하고 하루가 지나면 쇠약해져있거나 죽어있는 잠자리들을 풀숲으로 던져주던 철없던 어린 꼬마아이가 조금은 야속했다. 먹이도 없이 풀잎도 없이 그 좁은 통 안에서 하염없이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잠자리들의 심정이 헤아리면 마음이 아프다. 어린 시절엔 왜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까 싶기도 하다.

 

곤충은 몸집이 작아 이동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살던 곳이 파괴되면 대부분 그곳에서 죽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새롭게 조성되는 휴양림 가운데 사람들을 위한 편의시설 주변에는 곤충이 거의 살지 않는다(p.113)

 

최근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 근처에 숲을 깎아 작은 공원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오갈 수 있는 산책로를 조성하고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게 운동기구도 설치하고 참 예뻤다. 하지만 인간의 편의를 위해, 인간의 욕심으로 숲의 일부가 사라졌다. 그리고 그 안에 서식하던 수많은 곤충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 괜히 미안해졌다. 우리 인간이 어디까지 자연의 영역을, 곤충들의 터전을, 그들의 삶을 침범할까싶었다. 책이 아니었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못했을 것 같다. 역지사지가 되어 벌레들의 처지를 고려해보지도 않았을 것 같다.

 

죽은 나무는 곤충들에게 중요한 밥이다. 수많은 목식성 곤충들이 죽은 나무를 찾아와 썩은 나무 조직을 먹고 산다. 잠시 머무는 게 아니라 약 10개월의 애벌레 시절 동안 나무 속에 틀어박혀 산다. 죽어 쓰러진 나무는 곤충들의 밥상이자 집이자 쉼터인 셈이다. 그들은 썩은 나무 조직을 먹으면서 자신의 몸도 살찌우지만, 나무를 잘게 분해시켜 또 다른 식물의 거름으로 되돌려준다.

죽은 나무를 치우는 건 살상이다. 그저 내버려두면 죽은 나무 주변의 생태계는 알아서 잘 돌아간다. 죽은 나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은 생태계가 깨지는 순간, 침묵의 숲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p.119)

 

사실 나도 예전에 시청에 민원을 넣은 적이 있다. 태풍으로 도로 갓길에 쓰러진 나무가 너무 위험해보여서 치워달라고 전화를 건 적이 있다. 하루 이틀 후였을까, 쓰러진 나무는 금세 치워졌다. 그렇다. 그렇게 나는 수많은 벌레들의 밥을 치워버렸다. 누군가의 작고 소중한 생명을 치워버렸다. 굳이 자연의 시스템에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저자의 말처럼 자연은 자연 그대로 잘 돌아갈 텐데, 언젠가부터 우리 인간이 자연 위에 군림하려고 한 것일까. 죽은 나무도 수십 년 수백 년의 생을 마감하고 그것의 가지가, 뿌리가 또 다른 새로운 벌레들에게, 자연에게 돌아갈 그 기회를 우리 인간이 무엇이라고 방해하는 것일까.

 

저자는 말한다. 파브르 곤충기의 방대한 규모에 놀라고, 천대받으며 올바르게 평가되지 못했던 곤충들의 내밀한 삶을 보여줌으로써 대중들에게 곤충의 경이로움을 널리 알렸다는 점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p.183)

 

어릴 때 파브르 곤충기를 읽었던 기억은 나지만, 정작 내용은 가물가물하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만난 곤충 책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은 다시금 곤충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그동안 잊고 지낸, 아니 그들의 삶을 떠올려볼 생각조차 안했던 나에게, 많은 독자들에게 그녀 역시 곤충의 경이로움을 널리 알리고 있다.

 

모든 생명은 존재의 의미가 있다. 모두가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삶을 살아간다. 진화 과정을 통해 척박한 지구 환경에 적응하면서 지금 이 순간 이 땅에 존재하게 된 생명을 좌지우지할 권한은 인간에게 없다. 인간도 그 무수한 생명들 중 하나일 뿐이다(P.311)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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