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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단짝 ㅣ 파랑새 사과문고 65
이미애 지음, 이선민 그림 / 파랑새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초등 5학년 두 소녀의 우정 이야기다. 친구에 대해 우정에 대해 아이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초등학교 시절에 아이들은 학교에서 책상을 같이 하는 짝이나 단짝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크다. 초등 2학년인 큰 아들도 가끔은 한 달에 한 번 바뀌는 책상을 같이 하는 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새 학년이 되고나서 아이에게 단짝 친구가 생기고 나서는 매일 그 아이 생각을 했고, 자주 집에 데려 오기도 하고, 집에 놀러 가기도 했다.
남자 아이 성격 같은 유경이와 공주파 은비는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 같아 보이지만 차츰 가까워진다. 그건 쿠키를 잘 구워주고, 집안일을 잘 하는 유경 엄마와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 아줌마인 은비 엄마도 마찬가지. 여고시절 가장 친한 단짝 친구인 엄마의 딸이 같은 또래이고 친구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서먹서먹한 사이에게 어느새 서로 뗄 수 없는 친구 사이가 되었다.
이 동화는 유경이 들려 주는 이야기와 은비가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두 가지 구성으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교환 일기를 돌려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요즘은 갈수록 맞벌이 가정이 늘어가고 있다. 큰 아이들 친구들도 가끔은 엄마, 아빠가 안 계시면 심심해서 친구집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집에서 혼자 보내는가 하면 부모의 관심보다는 컴퓨터와 게임, 인스턴트 식품등에 의지하면서 외로움을 달래고, 시간을 죽이는 아이들도 있다. 밤 늦게 그것도 12시가 넘어야 오는 부모를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들기도 한단다. 그 아이 가운데 한 아이가 "엄마가 집에 있어서 좋겠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주말에도 부모들은 아이에게 열쇠만 목에 걸어주고 혼자 집에 남아서 집을 지키다고 친구집에 가기도 하는 아이들. 어느 일요일에 우리 집에 몰려온 아이들이 그런 아이들이란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은비의 주제곡 '어른들은 몰라요'를 부르며 엄마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가장 친한,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비밀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우리 아이에게도 자신의 비밀 이야기도 터놓을 수 있는 단짝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아이 은비는 내 친구다- 中에서
"떠나보내는 법과 기다리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안 돼. 진짜 우정이라면."
엄마는 진짜 우정을 알고 있었다. 나는 엄마가 그 전보다 위대해 보였다.
-은비 생각- 中에서
내가 엄마에게서 원했던 사라은 쿠키 아줌마가 유경이에게 하는 것처럼 늘 곁에 있어 주는 사랑이었다. 쿠키를 구워 주고, 오랜 시간 헝겊 조각을 이어 붙여 세상에서 하나 뿐인 이불을 만들어 주고, 모자를 떠 주는 사랑. 집에 오면 맞아 주는 사랑.
그러나 엄마의 사랑은 그 무늬가 달랐다. 둘뿐이니까 아빠가 없으니까 엄마 혼자서 내 든든한 미래를 준비해 두고 싶었던 거였다. 그래서 엄마는 바빴고 늘 피곤했던 거였다. 그게 엄마의 사랑이었다.나는 이제야 엄마 사랑을 알게 되었다. 일찍 알았더라면 덜 외롭고 덜 슬펐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