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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 - 내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기술
비탈리 카스넬슨 지음, 함희영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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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데, 그 배움이 멈춘다면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요즘 세태를 보면서 더욱 와닿아요.

책 전반에서 거듭하여 우리는 인생학교의 영원한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비탈리의 조언에 깊이 공감해요.

이 책에서 이스라엘의 어느 예시바(정통 유대인 대학)에서는 따로 졸업일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하는데, 졸업하고 졸업한 뒤에도 하루에도 몇 시간씩 공부를 이어나가는 것이 바로 '배움에는 졸업이 없다'는 예시바의 정신이 인생학교의 영원한 학생과 상통해요.

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라."라는 스토아학파의 철학은 다른 책에서 들어온 것보다 더 실용적으로 다가왔어요.

명상 또는 마음 챙김에서 그칠줄 알았던 고대 철학이 지금 내 인생을 설계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라"라는 이 단순한 원칙은 감정에 휘둘리고, 타인의 시선에 지친 나에게 삶의 중심을 되찾게 해 주는 한 마디였어요.

흔들리는 감정에 휩쓸리는 대신, 내 안의 중심을 단단히 세울 수 있게 해 주는 실질적인 지혜.

비탈리는 스토아 철학에서 말하는 자기 인식과 절제와 덕의 추구를 바탕으로 사회가 주입하는 성공의 기준이 아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기준 삼아 삶을 설계하라고 전합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뚜렷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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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보고서 - 내 안의 잠재력을 깨우는 천재들의 비밀코드
스콧 배리 카우프만.캐롤린 그레고어 지음, 안종희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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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자신이 가진 재료를 매우 신기하거나 색다른 방법으로 조리해서 전혀 새로운 맛을 제공하는 '복잡한' 사람들."

피카소, 프리다 칼로, 마르셀 프루스트, 존 레논, 마이클 잭슨, 미야모토 시게루 등 역사적으로 유명한 천재들에게 발견한 복잡하고 어수선한 마음 가운데 그들의 잠재력을 깨울 수 있었던 그 비밀코드는 바로 '창의성'.
<천재 보고서>는 창의성을 자극하는 주요 특성들을 10가지 키워드로 이야기해요.
'상상놀이, 열정, 공상, 고독, 직관, 경험에 대한 개방성, 마음 챙김, 민감성, 역경을 유익한 기회로 바꾸기, 다르게 생각하기.'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는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의 저자 전홍진 교수'의 추천의 말을 주의깊게 읽어야 해요.
천재와 창의성의 관계에 대한 그의 통찰을 그냥 지나친다면, 천재들의 비밀 코드를 실행할 수 없을 거예요.

"천재는 '매우 예민한 사람일 수도 있다.' 보통 사람은 '억압'의 기제를 통해서 자신에서 만들어지는 창의력의 싹을 눌러버리기 쉽다. 하지만 천재들은 '억압'을 하지 않고 ㅈ ㅏ신의 마음에 있는 다양한 생각을 그대로 '행동화'해서 외부로 표현한다.
<천재 보고서> 추천의 말_전홍진 교수"

남다른 창의력을 생산해 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면 바로 천재가 되는 잠재력을 깨울 수 있다는 것.
호기심, 정신적 유연성, 그리고 겉보기에 관련이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들이 유기적인 관계들을 형성해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책에서 '복잡성'과 '산만함' 그리고 '병적인' 것에 관해 생각했어요.
아이들은 잘 정돈된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에요. 아이들을 잘 관찰해 보면 산만함 속에서 그들만의 세계가 있고 질서가 있어요.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상상의 세계(파라코즘)를 창조하는 것은 가장 복잡한 형태의 가상 놀이이며 아이들이 창의력을 발휘하는 중요한 방식이라고 말해요.
세 살짜리 아이가 레고 트럭을 만드는 것이나 미래의 소설가가 정교한 공상과학 세계나 판타지 세계를 구축하는 것은 결국 똑같은 셈이라는 것.
그래서 저는 이제부터 내 발바닥을 공격하는 레고 조각들을 적대시 하지 않고, 난 그냥 집안을 걸었을 뿐이지만 부서진 아들들의 작품들에 대해 삼과하며, 아들들의 끊임없는 작품 설명회에 초대받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이 책에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창의성을 자극하는 속성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도파민과 별도로, 창의적 사고력이 뛰어난 사람들과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두뇌 활동이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흥미로웠어요. 이 정신분열 성향이 심한 사람들은 자기 의식, 자아 감각, 내밀한 개인적 기억을 되살리는 것과 관련한 뇌의 설전부를 비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데 비슷한 곤란을 겪는다고 하는데, 종종 듣기로 '네 속에는 도대체 몇 명이 살고 있냐'는 말을 듣기도 하거든요.
<천재 보고서>를 읽으면서 내 모습이 보였다면,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아마 내 이야기인가 싶을 거예요.
자녀의 잠재력을 일깨워주기 위해 좋은 내용이기도 하지만, 저는 나에 대해 더 내밀하게 들여다보고 떠올랐다가 기억되기도 전에 가라앉아 버리는 무수한 생각들을 외부로 표현해 낼 방법에 더 집중했어요.

"일단 열정의 불이 한번 붙으면 그 시작이 인생의 초반이든 후반이든 절대 꺼지지 않는다.<천재 보고서> 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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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지혜의 문장들 셰익스피어 필사 노트
박성환 엮음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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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필사 노트>에는 셰익스피어의 초기작인 역사극 <리처드 2세>부터 말년에 선보인 <코리올라누스>, <아테네의 티몬>까지 셰익스피어가 수많은 작품에 남긴 인생과 지혜에 대한 명징한 문장들을 수록하고 있어요.

가장 섬세한 독서, 필사.

<모비 딕>의 저자 허먼 멜빌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오셀로>를 200번 넘게 필사하며 글쓰기의 기초를 다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필사는 문장구조와 어휘를 익히고 수사 방식과 표현을 섬세하게 감각하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무엇보다 좋은 문장을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문장을 필사하면서 나름대로 생각해 봤어요.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상황이었거나, 인물의 처지 등을 떠올려봤죠.

제가 알고 있었던 작품이나 생소한 작품이나 마찬가지로, 정답률은 빵점이었습니다.

(아, <햄릿> 장면만 맞췄어요. 극작 뿐만 아니라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한 '햄릿'을 극장 상영으로 직접 봤기에 아주 생생하게 기억해요.)

문장 구조와 풍부한 어휘를 익히기도 좋았지만,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장면 맞추기였습니다.

<셰익스피어 필사 노트>에 장면 설명이 수록되어 있으므로 필사의 즐거움이 배가 되었어요.


또 한 가지는, 원문을 직접 써봤어요.

제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들만.

원문을 직역할 수는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원문으로 쓴다는 의미가 있었어요.

50문장을 최대한 찬찬히 쓰면서 펜이 머무르는 시간만큼 생각이 깊어지는 시간이었어요.

셰익스피어 문장을 몇 번 필사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인생에 대해 셰익스피어보다 훌륭한 조언자는 없다는 거예요.


-문학동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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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비밀을 묻어드립니다 어쩌다 킬러 시리즈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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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공간 안에서 '어쩌다보니' 제대로 끌려가고 있었던 심리극.

공간이 한정되어 있으면 동선이 넓지 않으니까 박진감이 떨어질 수도, 이 생각은 큰 오산이었어요.

저는 그냥 핀레이를 따라가고만 있었어요.

베로와 핀레이의 친언니 조지아가 응원하는 로맨스의 주인공 경찰관 닉과의 사이에서 다가가지도 멀어지지도 못하는 핀레이, 베로의 부추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싹쓸이를 찾는 듯한 소극적이고 떠밀리는 듯한 핀레이의 행동들은 1, 2권에 비해 더 소심해진 게 아닐까.

하지만.

<당신의 비밀을 묻어드립니다>에서는 액션보다는 심리였어요.

핀레이가 전작에서부터 싹쓸이라고 생각한 조이 뿐만 아니라, 그냥 '조이는 싹쓸이가 아니다' 이거 한 가지만 스포할게요.

조이가 싹쓸이라고 밝혀진다면 과정이 얼마나 화려할지라도 영 싱거울 거 같으니까요.

경찰 아카데미에 들어와서 용의자 목록을 만들고 한 사람씩 접근하는데, 와 예측을 못하겠어요.

닉의 전 파트너 찰리, 조지아의 마음이 향한 새머러, 어설퍼보이는 피터 킴, 위장요원이었던 웨이드, 정신과 의사 스튜 등.

모두가 싹쓸이가 될 수 있었고, 심지어 어설프게 또는 절대 아니겠다는 예외 조건까지도 속임수가 아닐까, 나중에는 진짜 조이일지도 몰라... 누가 싹쓸이일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겠어요.

마지막에 밝혀진 싹쓸이의 정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당한 보수를 청구했을 뿐이야.

일감도 신중하게 골랐고.

죄질로 말할 것 같으면 나보다 나쁜 사람들이었지.

죽어도 싼 인간들."(3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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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루코와 루이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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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오마주한 작품.

가부장적인 남편을 두고 떠난 '데루코'갑갑한 노인아파트에서 뛰쳐나온 '루이'.

<데루코와 루이>의 주요 인물 소개를 읽고, 단번에 오래전 영화 <델마와 루이스>가 떠올랐어요.

이 책은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오마주한 작품이에요.

영화는 절친 사이인 델마와 루이스가 주말 여행 중에 들른 작은 마을의 술집에서 만난 동네 건달에게 델마가 겁탈 당할 위기에서 루이스가 총으로 그를 쏴 죽이게 되면서 여행이 도주로 바뀌게 되요.

델마와 루이스가 차에 탄 채 손을 꼭 잡고 절벽으로 내달리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게 남아 있어요.

이노우에 아레노의 책 <데루코와 루이>는 두 주요 인물이 '델마와 루이스'를 떠올리게 하지만 영화와 달리 아기자기한 범죄에 동화적인 분위기를 가미해 해방감과 동시에 잊고 있던 삶의 중요한 가치를 깨닫는 우정의 드라마를 그리고 있어요.


륜의 추천서.

모든 삶이 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10대, 20대, 30대, 40대는 삶을 살아내야 했다면.

50대 이후부터는 어느 때부터 멈춰버린 삶 안에서 배회하거나 삶 바깥으로 나가거나 하는 선택적인 삶이 있는 거 같아요.

데루코 역시 멈춰버린 삶 안에서 배회하다가 루이의 "도와줘"라는 한마디가 기폭제가 되어 삶 바깥으로 나오게 되요.

선택하고 결정하지 못했을 뿐, 멈춘 삶 안을 배회하면서도 늘 삶의 바깥을 꿈꿔왔기 때문에 즉각 실행할 수 있었어요.

그렇기에 오히려 일흔이라는 숫자가 삶의 끝자락에 위치한 나이가 아니라 더욱 새로운 삶, 인생 2회차를 미련 없이 시작할 수 있는 한창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체력을 다 소진해야 장작을 옮길 수 있고, 언제고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당연하게 여겨지며, 샹송을 부르지 말고 엔카를 불러야 하는 할머니라며 무ㅅ ㅣ를 받기도 하지만.

데루코와 루이가 훔친 별장에서 '나답게' 살았던 5개월 간의 이야기에는 일흔 살 노인이 아닌 삶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려는 열의로 가득한 '데루코'와 '루이'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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