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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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세계를 잊고 살았다. 원래 그들은 거기에 있었지만 사람들은 종종 그들이 거기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사람들이 생각과 다르게 나무들은 엄청 바쁘게 그들의 계절 살이를 해내고 영양을 만들고 저장하고 다른 어린 나무들을 돌보고 화학 물질을 퍼뜨린다. 그 사실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기도하면서 하나님을 찾으면 하나님은 원래 거기 계셨다고, 라디오 주파수 처럼 내가 느끼지 못할 뿐이다 라고 들었는데 나무들도 그 짝이다. 원래 나무는 거기에 있었다. 영화 아바타에서 신의 존재가 나무로 형상화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나무는 거기에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다. 뿌리로 또는 공기를 통한 화학 물질로 다른 나무들을 만나고 돕는다.

 

요 몇 년새 나무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 져서 나무가 많은 곳 근처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다. 나무가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것 같으면서 바쁜지 전혀 알지 못했다. 나무는 사람보다 더 바쁘고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제 나무를 보면 편안함보다 잎과 줄기를 하루가 다르게 만들어내고 영양을 저장하고 성장하는 성실함에 감동할 것 같다.

 

저자는 나무의 세계를 인식하지 못했던 나 같는 사람들에게 그 세계를 새롭게 알려 준다. 그리고 한때 과학도 였던 나의 처지를 전혀 부끄럽지 않게 만들어 준다. 과학도는 성실하게 관찰하고 기록하고 또 관찰하고 기록하고 하는 반복적인 행위들을 꾸준히 해내는 사람들이다. 내 일이 그녀가 일하는 비슷한 과학에 관련된 일은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어떤 결과를 위해 해내야 하는 행동들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의 일을 부끄러워 말자. 사소한 반복적인 테스트 들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있어서 자부심을 가지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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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 할 길
M.스캇 펙 지음, 신승철 외 옮김 / 열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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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부터 11,12,1,2,3월 매달마다 혼자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미션들이 생겼었다. 이달에 해결이 되면 또 다른 미션이 계속해서 나오는 형태였는데 나중에는 너무 힘들어서 10년전에 읽은 이 책을 떠올렸다. 책을 읽으면 지금의 어려움에 대한 해결 방법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결 방법이 있었다.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그 당시에 하루 하루 견디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웠는데 해결방법 으로서의 다음과 같은 문구를 찾아보았다.

인생을 살아가려면 자신을 확장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데 확장하려는 노력은 매우 고통스럽다고 한다. 지금 나의 상황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을 바꾸고 확장하려는 시도로 본다면 고통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 고통을 견뎌낸다면 삶에서 나의 의식은 확장이 된 걸로 여기면 되겠다. 의식의 확장은 삶이라는 사막을 건너려면 상황에 맞춰 확장이 되어야 하지만 인간은 본능적으로 게으르게 되어있다. 확장을 피하고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이 더 많다. 본질은 죽을때까지 자신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이미 확장이 된 상태로 여기지 않았던가? 확장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나에 일어난 이 모든 일들이 너무나도 쓸모 없는 일 같고 힘이 들었다 의식을 확장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웠다. 아예 삶의 틀을 부셔버리는 것과 같았다. 나의 예로 들자면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을 바꿔 보려고 하는 노력이었다. 그냥 바꿔지지는 않고 그 사람에게 의존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필연적으로 생겨야 가능한 일이었다. 무척 고생스럽게 느껴졌는데 막상 의존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니까 섭섭하기도 하고 이런 관계가 정말 행복을 가져다 주는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어쨌든 조금이나마 홀가분 했고 그럴수록 나에 대한 충만감이 들었다.

 

또 다른 해결의 문구를 찾아보았다. 어떤 일이건 일에 대해서 시간을 쓰고 에너지를 투자한다면 그 일이 해결이 된다. 해결이 안될 수도 있지만 일단 그 일에 시간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괴로움이 시작된다. 과감하게 고통스러운 일부터 해결한다. 시간을 투자한다. 고통은 시작하는 순간 절반은 해결된다.

 

그리고 나를 보호하고 옳은 길로 인도하는 강력한 영적인 힘이 세상에 존재 한다는 사실. 이것이 고통을 견디게 해 주었다. 고통이 더 강렬할수록 비례해서 이 책의 문구는 더 머리에 쏙쏙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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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걸까 - 상처받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법
박미라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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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 호감을 가졌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타인이 나를 배려해줄 때 크게 행복감을 느낀다. 내가 나 자신에게 잘해준다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부끄럽고 타인이 잘해 줄 때 만큼은 만족감이 크지 않다. 그래서 타인이 나에게 잘해주게끔 행동을 유발하는 것이 내 관계들의 최종목표 이다. 하지만 내 뜻이 통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좋아해 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당연하게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 사람들의  평가에도 신경 쓰고 사느라 매우 힘들 때가 많았다.

 

이런 40년 동안의 내 습관을 인식하게 만든 책이다. 작가님이 명상을 하다가 자신에 대한 사소한 습관 하나가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고 깨달았는데 그것은 자기비하를 하면서 사람들과의 분위기를 유머러스 하게 만드는 습관이었다. 내 못남을 들춰내면서 이야기 하면 사람들 사이의 분위기는 부드러워 지고 그들이 원하는 즐거운 이야기를 내가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졌었다는 이야기 였다. 그러나 그 습관이 자신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타인을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는 태도 처럼 자신에 대해서도 털끝 하나 상처주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셨다.

 

나는 명상으로 이런 깨달음에 다다르지는 못했지만 작가님의 명상이 바로 내 이야기 같다고 느꼈다. 그 동안 타인에게 사랑 받으려고 무수히 나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구나 를 생각하니 내 자신이 안쓰러웠다. 사소한 일이 일어나도 첫 번째로 얼마나 내 탓을 했던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내 자신을 상처 냈던가? 40년 동안 그런 나를 만나 잘 버텨준 것도 감사하고 대견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내 탓이 아니라고 설사 내 탓이라고 해도 괜찮다고 내 탓이면 또 어떠냐고 나를 보듬어 주기로 했다. 그렇게 노력했던 타인의 인정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이라서 그 행복감에 기대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내가 결국 원하는 것은 배려 받고 다정하게 대해주는 것이다. 내 자신이 나에게 늘 따뜻한 사람이 지금이라도 되어보자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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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
장수연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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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피디 라는 부러운 직업을 가진 저자의 육아와 병행한 직장 생활기. 아무리 부러운 직업을 가졌어도 엄마가 되면 생활 이중고를 겪는 것은 같다. 아무리 공부를 잘했어도 돈이 많아도 사회적 지위가 있어도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아이를 돌보는 엄청난 노동을 책임진다는 것이니까.

저자도 아이를 전적으로 돌봐주시는 시어머니와 시간 날 때마다 집안일을 성실히 돕는 착한 남편이 있지만 엄마로서의 역할은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오는 불만,생각,행복감 들을 에세이로 써냈다.

글로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 육아노동에 대한 부당함과 피로감을 견디지 못해서 썼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기 고백적인 글은 결코 쓰기 쉽지 않다. 부끄럽기도 하고 욕을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썼다는 것은 쓰지 않고서는 그 고통을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피디님의 글을 읽고 많은 힘을 얻었고 위로가 되었다.

 

아이를 키움으로써 그 이전에는 관심이 없던 대상으로의 공감이 확대된다. 좀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같다는 말도 고무적이었다. 아이를 돌보고 일상적인 노동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고 하니 내가 하는 사소한 일도 모두 버릴게 없다.

 

그 중에서도 긴 노동시간으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키울 수 없는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 이야기가 오래 기억이 남았다. 읽으면서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읽고 나서도 한동안 우리 나라의 노동환경에 대한 생각으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이 돌봄이 전적으로 필요한 기간이 12년 정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혼자 노동을 하면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키울 수가 없는 환경이다. 이 아이들이 보육원에 보내지는 이야기를 보면서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어머니 아버지 누구도 가출하지 않고, 돌아가시지 않고 우리를 키워주신 것에 감사 드렸다. 한 분 이라도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났다면 나 역시도 보육원에 맡겨질 운명이었다. 결국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키우려면 노동시간이 짧은 일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생계가 유지가 어렵다는 현실이다.

아이를 키우며 살려면 노동시간이 줄어도 생계유지가 되어야 보육문제가 해결이 가능하다. 막연한 바램이라고 여겼지만 사회적으로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내 생활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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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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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은가? 왜 글을 잘 쓰고 싶은가?

내 마음을 잘 들여다 보고 싶다. 고통은 왜 고통스러운지. 고통이 온다면 고통을 피하지 않고 고통의 실체를 느껴보고 싶다. 글을 씀으로써 고통의 원인을 생각해보고 인지하고 고통을 정면으로 느껴보고 싶다.

내가 하는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다.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감정의 동요가 일게 하고 싶다. 말로 하게 되면 그냥 지나가는 말이 될 확률이 높다. 깊게 다가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 글로 쓰게 되면 더 설득력 있고 앞 뒤 구분이 맞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영감을 받는 글귀들을 볼 때마다 내 글도 다른 사람에게 영감과 공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은 어떤 태도로 글을 써야 하는지 어떤 글이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지 알려주신다. 읽다 보면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바로 생긴다. 물론 당장 그런 글을 쓸 수는 없겠지만 짧은 글이라도 그때마다 쓰고 또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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