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내 그럴 줄 알았어!

 

평소에 다른 사람들이 하는 모든 일이 마음에 안 들어 하는 ‘마루’라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실수하기만 하면 ‘내 그럴 줄 알았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한편 마루의 아들은 항상 우울해있었다. 웃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봤으면 해서 마루는 여기저기 소문을 내었다. 자신의 아들을 웃게 해주면 보상금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평소에 마루의 언행을 주의 깊게 보던 이웃집에 살던 한 노인이 아들의 우울함이 그의 말투와 혹시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걱정해서 마루에게 조심스럽게 건넸다.

 

 

노인 : 자네는 항상 그럴 줄 알았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가?

마루 : 제가요? 제가 그런 말을 하는가요?

노인 : 잘 생각해보게!

마루 : (잠시 생각을 하더니) 그러고 보니까 그런 말을 자주 쓰는 것 같네요.

노인 : 너무도 습관처럼 쓰는 말이라서 잘 모르나보군.

마루 : 뭐 별로 대수롭지 않게 쓰는 말이라서 그렇게 관심을 갖지는 않았습니다.

노인 : 그런데 그 말이 혹시라도 자네의 아들에게 영향을 준다고는 생각을 안 해봤나?

처음에는 그 노인을 이웃집 노인이 무슨 시비라도 걸려고 왔나 하고 탐탁지 않게 생각을 했던 마루는 아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말에 그제서야 노인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마루 : 아니, 그건 또 무슨 말씀입니까? 제 아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니요?

노인 : ‘내 그럴 줄 알았어!’ 이 말 뒤에는 무슨 말이 숨어있는지 아는가?

마루 : 글쎄요, 그건 저도 잘 …….

노인 : 내 그럴 줄 알았어! 자네도 모를 줄 알았지!

노인은 일부러 마루의 말투를 기분 나쁘게 흉내를 내었다. 예상했던 대로 그는 기분이 살짝 상했다.

마루 : 제가 그렇게 빈정거리듯이 야비한 말투를 썼나요?

노인 : 야비한 말투가 아니라 그 말 자체가 사람을 은근히 약 올리는 말투라네.

마루 : 정말 제가 쓸 때는 잘 몰랐는데 남이 쓸 때는 은근히 약 오르네요.

 

 

노인 : 내 그럴 줄 알았어! 너 하는 게 다 그렇지 뭐!

마루 : 저는 ‘내 그럴 줄 알았지!’라는 말만 하지, 그 뒤에 말은 쓰지 않습니다!

마루는 자신의 습관적 말투 뒤에 노골적으로 그런 야멸찬 표현을 쓰지 않는 것에 대해서 단호하게 말했다.

노인 : 내가 잘 알지! 그 뒤에 말은 쓰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야. 그러나 사람들은 그 뒤에 숨어진 말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지.

마루 : 제 속으로 쓰는 말을 상대방이 어떻게 알아요?

노인 : 상대방이 모른다는 그 생각을 자네는 어찌 그렇게 확신을 하는가?

 

마루는 할 말이 없었다.

 

노인 : 사람들은 자네의 말에서 이미 상처를 입었네.

마루 : 그게 그렇게 안 좋은 말인가요? 욕은 아니라서 뭐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는데.

노인 : 욕만 아니지 상처를 주는 말인 것은 확실해!

마루 : 그런데 왜 그렇게 깊은 상처를 입는 거죠?

노인 : 그럴 줄 알았다는 말은 자네가 이미 생각한 기대치가 있는데 그것을 뛰어넘지 못했을 때 상대방이 하도 한심해서 그러는 소리로 들리는 거라네.

마루 : 하기는 사람들이 제가 생각했던 기대치를 못 넘을 때는 그런 푸념이 저절로 나오기는 하죠.

 

 

노인 : 맞아, 사람들이 나의 기대치를 뛰어넘지 못하면 한심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

마루 : 제 말이 그렇습니다.

노인 : 그런데 자네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있다고 생각을 하는가?

마루 : 그거야 잘 없죠.

노인 : 그러면 자네 스스로도 자네의 기대에 못 미쳐서 실망스러운 적은 없었던가?

마루 : 저도 뭐 사람인지라 그런 경우가 많이 있죠.

노인 : 그럴 때 자네는 스스로에게 어떤 벌을 내리는가?

마루 : 벌까지는 아니고, 그냥 용서하고 다음에 잘하자고 다짐을 하죠.

노인 : 다른 사람한테도 자네 스스로한테 하는 것만큼 관대했으면 좋겠군.

 

마루 : 네, 명심하겠습니다.

노인 : 그럴 줄 알았다는 것은 선입견, 기대치, 실수 등 부정적인 결과가 되었을 때 쓰는 말이지 절대 좋은 표현은 아닌 것이네. 마치 안 되기를 빌었다는 말처럼 들리니까, 한편으로는 마치 실수하기를 기다린 사람처럼 보이니까 말이야. 그래서 상대방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지.

마루 : 그 정도입니까?

노인 : 자네 아들도 그런 소리를 듣고 자랐다면 항상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네.

 

마루 : 어떤 생각이요?

노인 : 항상 자네의 기대를 저버리고 기대치를 채워주지 않는 아들이라는 중압감에 눌려 살고 있을 것이네.

마루 : 그러면 그런 말투를 안 쓰면 되는 것인가요?

노인 : 물론이지! 그런 말투와 함께 또 버려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네.

마루 : 그것은 또 뭐죠?

노인 : 자네의 기대치와 선입견!

마루 : 으흠 …….

 

 

노인 : 아들을 웃게 하고 싶다고 당장 웃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겠네.

마루 : 꼭 좀 알려주십시오!

노인 : 주눅 들어있는 자네 아들에게는 칭찬보다 더 좋은 보약이 없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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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타인은 나의 거울

 

 

인품이 고매해 보이는 노인이 젊은 사람과 함께 있는 모습이 눈에 자주 띄었다. 그 젊은이는 고매한 인품의 노인과는 정반대로 말투도 행동도 그렇게 단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젊은이의 난해한 언행에 손가락질하고 욕했다. 그리고 함께 다니는 노인까지도 욕을 싸잡아서 했다. 평소에 궁금함이 많았던 ‘마루’는 노인에게 다가가서 이것저것 물었다.

 

 

마루 : 혹시 …… 젊은 사람이 아들 되세요?

노인 : 아니오.

마루 : 그러면 손자인가요?

노인 : 아니오, 그런데 그것은 왜 물어보시오?

마루 : 아, 그럼 다행입니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처럼 보이는데 왜 저런 사람하고 어울리세요?

노인 : 다른 사람이 보기에 좀 독특한 젊은이죠?

마루 : 잘 아시네요. 그런데도 그런 사람하고 다니세요?

노인 : 함께 있으면 배우는 점이 많이 있습니다.

 

 

마루 : 배울 점이 하나도 없을 것 같은데 ……. (순간 뭔가 짚이는 것이 떠오르는지) 아! 욕하는 것하고 처신 잘 못하는 거요?

노인 : 맞아요, 바로 그런 점이오.

이때까지도 마루는 노인도 살짝 정신이 이상한지 알았다.

마루 : 함께 다니시더니 안 좋은 쪽으로 물이 많이 들었나보네요.

노인 : 당신이 생각하기에는 내가 살짝 이상해보일 겁니다.

마루 : 살짝이 아니라 많이 이상해보입니다.

 

 

노인 : 아마도 그럴 겁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내가 그 젊은이를 지켜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루 : 저희는 그 이유를 모르니까 할아버지도 함께 싸잡아서 이상하게 봅니다.

노인 : 그렇다면 해명이 필요하겠군요.

마루 : 함께 다니는 것은 자유니까 해명까지는 필요 없지만 그래도 제 개인적으로 주변에 서성거리는 이유가 알고 싶습니다.

노인 : 그럴 테죠. 사람들은 좋은 점이 있는 사람에게서 좋은 점을 배우려고 애를 씁니다.

 

 

마루 : 그거야 사람이라면 당연한 거죠.

노인 : 나는 안 좋은 것을 보면서 배우죠.

마루 : 안 좋은 것에서 대체 배울 것이 뭐가 있어요?

노인 : 저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요.

마루 : 그것, 말은 되네요.

노인 : 세상에는 배울 점을 가진 사람도 많지만 그런 사람은 신문에서나 볼 수 있지요. 내 주변에서는 저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 더 많이 있습니다.

 

마루 : 음 …….

노인 : 다른 사람들은 남의 잘못된 행동을 보면서 욕을 즐기기만 하고, 그 사람하고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는 그 젊은이의 잘못된 행위를 보면서 나는 혹시 저렇게 살고 있지는 않은가를 반성하고,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저렇게 살면 안 된다는 것을 봅니다. 그러니 내가 겪어야 할 실패와 실수를 나대신 겪어주니 얼마나 고맙습니까? 수많은 실패와 실수를 내가 다 겪기에는 한 개인의 인생은 너무나 짧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그 젊은이의 언행에서 분노를 느끼지만 나는 그 젊은이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나는 저 젊은이의 언행에 손가락질을 하는 다른 사람들의 분노를 보면서 나는 저렇게 살지 않아야지 하고 또 한 번 다짐과 거듭 반성을 합니다. 타인은 나의 거울입니다. 타인이 없으면 내가 잘하고 못하는지 나의 언행을 비추어볼 수 있는 거울이 없게 되지만 타인이 존재함으로써 타인을 통해서 거울처럼 나를 비추어볼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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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비결

 

 

 

 

 

 

노인의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득실거렸다. 나이 들어서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붐비는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라고 ‘마루’는 생각해서 곰곰이 그 노인을 분석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분석을 해도 도대체가 알 수가 없었다. 한편, 그렇게 몇 달간 노인의 주변을 서성이는 것을 노인도 알고 있었다. 노인은 그 청년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어느 날 노인이 먼저 마루를 불렀다.

 

 

 

노인 : 왜 그렇게 내 주변을 서성거리는 건가?

마루 : (들켰다는 부끄러운 마음에 머리를 긁적이면서) 아, 알고 있었습니까?

노인 : 그러면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나? 궁금하면 나한테 물어보지 않고서?

마루 : 항상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어서요.

노인 : 내가 왜 자네를 불렀는지 아는가?

마루 :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노인 : 나도 자네처럼 그렇게 소극적인 때가 있어서 자네의 심정을 너무도 잘 알기에 자네에게 비결을 가르쳐주려고 일부러 불렀어.

 

 

마루 : 아무에게나 함부로 가르쳐주어도 됩니까?

노인 : 모두에게 가르쳐주고 싶어도 아무나 해낼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서 생각보다는 그렇게 쉽지가 않아.

마루 : 당연히 그렇겠죠.

노인 : 그동안 나한테서 무엇을 알아내었나?

마루 : 잘 웃으신다는 것밖에 …….

노인 : 왜 웃는지 그 이유를 알고는 있는가?

마루 : 그냥 즐거운 일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생각을 하기는 했습니다.

 

 

노인 : 재미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내가 웃어주면 나를 경계하는 기운이 말끔히 싹 거두어지지. 그것을 노리고 일부러 웃음소리를 들려주는 거란다.

마루 : 그런 계산도 있군요.

노인 : 사람들은 재미있을 때만 웃지만 나는 철저히 계산된 웃음일 때도 있지. 이 웃음 뒤에는 상대방과의 벽을 허물어버린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지.

마루 : 아 …….

노인 : 또 무엇을 보았나?

 

그동안 주변에서 지켜보았던 노인의 행동들을 이야기했다.

 

마루 :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도 항상 미소 짓는 것을 종종 보고는 했습니다.

 

 

노인 : 나의 웃음소리가 주변과 상대방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환영하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면 미소는 또 다른 뜻이 있지.

마루 : 그게 뭔데요?

노인 : 나의 미소는 말하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야기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종종 사용하지.

마루 : 웃음과 미소는 그냥 자연스럽게 쓰는 것인데 그렇게 다양한 의미가 있는지 몰랐네요.

노인 : 사람들은 웃음과 미소에 담긴 뜻을 알지 못하고 그냥 자신의 기분 내키는 대로 쓰지만 나는 상대방의 기분을 내 쪽으로 끌어당기며 움직이는 데 사용하지.

 

마루는 노인하고 이야기를 하는 내내 노인에게 편안함과 상대방을 끌어당기는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노인 : 이상하게 나한테 끌리지 않느냐?

마루 : 왠지 더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도 의도된 계산인가요?

노인 : 너를 끌어당기는 것은 나의 입 꼬리 때문이야.

마루 : 입 꼬리가 뭘 어쨌다는 거죠?

노인 : 매력적인 여자들은 흔히 남자들에게 꼬리 친다고들 하지. 개가 사람들에게 꼬리를 치듯이 말이야.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꼬리를 칠 수 있겠나? 바로 입 꼬리를 올리면 그게 사람들이 꼬이는 비결이지.

 

 

 

마루는 생전 듣지도 못한 비법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마루 : 그런 깊은 뜻이 ……. 제게 왜 사람들이 오지 않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노인 : 왜지?

마루 : 제가 웃지를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깊은 뜻을 몰라서 제 기분 내키는 대로 웃지 않았는데 이제는 꼭 웃어야겠어요.

노인 : 웃으면 복이 온다네. 그러니 꼭 웃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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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남과 같아서는 남을 절대 뛰어넘을 수 없다

 

 

 

 

 

 

옛날에 똑같은 날짜에 일을 배운 두 친구가 있었다. ‘마루’와 ‘누리’였다. 둘 다 남을 뛰어넘고 싶어 했다. 그러나 마루는 일이 끝나면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했고, 누리는 대인관계보다는 일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마루 : 인생 뭐 별 것 있어! 사람들하고 이렇게 어울리는 것도 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야!

누리 : 나는 이제 일을 배워서 그런지 많이 부족해서 연습을 좀 더 많이 해야겠어.

마루 : 그러다가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방법을 모르면 어떻게 하려고?

누리 : 사람들은 나중에 성공하고 나서 어울리면 되지.

마루 : 사람들하고 어울려야 빨리 성공을 할 수 있지!

 

 

둘 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지금 어울리느냐, 나중에 어울리느냐의 차이만 있었다. 두 사람의 생각이 다르고. 성공으로 가는 방법이 달라서 그들은 서로의 갈 길로 열심히 달려갔다. 마루는 실력보다는 대인관계 때문에 사람들하고 잘 어울렸다. 반면에 누리는 실력으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그는 꼭 참석을 해야 하는 자리에는 함께했지만 쓸데없이 술만 즐기는 자리는 되도록 빠지고 그 시간에 노력과 연습을 했다. 그렇게 10년쯤 세월이 흐르자 처음에는 대인관계가 좋은 마루가 인정을 받다가 나중에는 먼저 누리가 더 높은 직위에 올랐다. 마루는 그런 누리에게 시기심도 생기고, 마음에 안 들었다.

 

 

 

마루 : 왜 네가 나보다 먼저 승진을 하지?

누리 : 그거야 나도 잘 모르지. 아무래도 업무 능력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닐까?

 

마루는 처음 들어올 때의 모자라고 부족한 누리로 알고 자신의 실력과 누리의 실력을 겨루어보았다. 그리고는 곧 누리와의 현저한 실력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리 : 너와 나는 사람들을 뛰어넘으려는 목표가 있었지.

마루 : 그거야 다들 갖는 생각 아니니?

누리 : 맞아! 그런데 나는 남들과 같아서는 그들을 절대 뛰어넘을 수 없다고 생각을 했고, 너는 대인관계를 잘하면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지.

 

 

마루 : 난 아직도 대인관계를 잘하고 있어!

누리 : 대인관계는 네가 잘하는 것 인정해. 하지만 지금의 나와 너는 대인관계를 하는 급이 다르지. 물이 달라!

마루 : 그게 무슨 말이야?

누리 : 너는 네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하니?

마루 : 그게 대인관계의 기본이지.

누리 : 그렇지, 그러나 능력이 올라가니 이제는 사람들이 나를 먼저 알아보고 다가와서 인사를 먼저 하더군.

마루 : 그게 뭐가 어떻다는 거니?

 

 

누리 : 예전에 나는 능력이 먼저일까, 대인관계가 먼저일까 고민을 많이 했어.

마루 : 너도 그런 적이 있었구나.

누리 : 나는 능력이 먼저라고 생각을 했고, 너는 대인관계가 우선이라고 생각을 했어. 한편으로는 나도 입사 초기에 대인관계를 뒤로 하고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잘못된 판단과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어.

마루 : 나도 대인관계만 우선시하는 내가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했지만 처음에는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는 것이 좋았지. 그래서 계속 즐겨했던 거였지만 10년 후에는 정말 이런 날이 올지 몰랐다.

 

 

누리 : 나도 10년 후에 내가 이렇게 되리라는 것은 몰랐어. 분명한 것은 실력과 능력만이 내가 살길이라고 생각했지. 다른 것은 모르겠는데 능력이 있으면 어울릴 수 있는 수준과 물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쉽게 말해 내 자신이 먼저 잘 보이려는 대인관계와 남이 나한테 잘 보이려는 대인관계는 바로 능력의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남들 쉴 때 따라 쉬고, 남들 놀 때 따라 놀고, 남들 즐길 때 다 즐기면 나는 남을 절대 앞서갈 수 없지! 남을 앞서가려면, 남을 뛰어넘으려면 남과 같아서는 절대 남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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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개의 관상

 

 

 

 

 

 

옛날에 개의 관상을 무지 잘 보는 노인이 있었다. 개가 눈을 뜨기도 전에 가지고 와도 족집게처럼 개의 관상을 척척 알아맞히는데 보는 이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 개는 성질이 점점 사나워질 거라거나 저 개는 온순하여 주인을 잘 따를 거라고 말하고 나서 정말 그 새끼 개를 데려가면 몇 달 뒤에 노인이 말한 대로 성질이 사납거나 온순하게 변해있었다. 단, 개의 주인이 바뀐 경우에는 다시 관상을 봐야 한다고 했다.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물어보면 노인은 그 주인이 바뀌면 환경도 바뀌어서 개의 성질도 달라진다고 했다. 인근에서 용하다고 소문이 나서 개의 관상을 보면서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 이제 노인은 나이가 들어서 아들에게 개의 관상 보는 법을 알려주려고 했다.

 

 

노인 : 나는 이제 몸이 좋지 않으니까 네가 그 기술을 대신 익혀라.

아들 : 네.

노인 : 자, 책을 펴라!

 

책을 펴는 순간 아들은 놀랐다. 의례히 개의 관상책일 줄 알았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그림이 나왔다.

 

아들 : 그런데 왜 개의 관상책이 아니고 인간의 관상책입니까?

노인 : 개의 관상책은 세상에 없다. 그래서 인간의 관상책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아들 : 하기는 그도 그렇겠네요. 그러나 아버지께서 개의 관상책을 만들면 되지 않겠어요?

노인 : 그런데 만들 수가 없단다.

아들 : 아버지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만들 수 있을 텐데요.

노인 : 나의 기술이라도 개의 관상책은 만들 수가 없단다.

 

아들은 의아해했다.

 

아들 : 여태까지 개의 관상을 전문으로 보셨는데 그런 책을 만들 수 없다니 믿겨지지 않습니다.

노인 : 그렇지, 그것으로 밥을 먹고 사는 내가 개의 관상책을 만들 수 없다니 많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아들 : 인간의 관상책을 공부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거기에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람 상대를 하려면 사람도 알아야 하니까요

노인 : 개의 관상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들 : 그것을 질문이라고 물어보시다니요? 당연히 있으니까 개의 관상을 보는 것 아닙니까?

노인 : 모두가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사실 개는 관상이 없다.

 

아들에게 반전도 그런 반전이 없었다.

 

아들 : 그럴 리가요? 그러면 아버지께서는 어떻게 그렇게 잘도 알아맞히십니까?

노인 : 내가 개의 관상을 볼 때 주인에게 시키는 주문사항을 잘 알고 있지?

 

 

아들 : 네, 늘 지켜봐온 걸요.

노인 : 그게 뭐였지?

아들 : 개를 주인의 품에 안고 개의 관상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개의 얼굴이 아버지 쪽으로 향하도록 하는 거죠.

노인 : 그렇지! 그것은 왜 그러겠느냐?

아들 : 그거야 개의 관상을 자세히 잘 보기 위해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닙니까?

노인 : 반은 맞고, 반은 잘못 알고 있는 거다.

아들 : 그러면 다른 뜻이라도 있다는 말씀입니까?

 

 

노인 : 사실은 사람의 관상을 보기 위해서란다.

아들 : 사람의 관상을 봐서 무엇을 하려고요?

노인 : 개는 관상이 없단다. 더더구나 눈도 안 뜬 개가 무슨 관상이 있겠니?

아들 : 그러면 사람들 상대로 사기 치는 건가요?

노인 : 사기라니! 내가 관상을 봐줘서 틀린 적이 있느냐?

아들 : 아니요, 사기는 절대 아닙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확신을 갖고 있으니까요.

노인 : 개는 본래부터 관상이란 게 없단다.

 

 

아들 : 그러면 무엇으로 개의 관상을 정확히 짚어내십니까?

노인 : 주인의 관상을 보면 개의 성질을 알 수가 있어.

아들 : 아하! 그래서 주인의 관상을 보고 개의 성질을 알아내는군요.

노인 : 그렇지! 이제야 나의 비결을 알겠느냐?

아들 : 그런데 어찌 그렇게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노인 : 개는 주인을 따라 성질이 변하게 되어있다. 처음 태어날 때는 순백의 도화지처럼 순수하지만 주인의 성질이 고약하고 더러우면 개도 성질이 더러워지고, 주인의 성질이 온순하면 개의 성질도 자연이 온순해진다. 눈 뜨기도 전에 다른 주인으로 바뀌어도 바뀐 주인의 성질을 따라 변할 수도 있고 말이다.

아들 : 그런데 왜 개가 주인의 성격에 따라서 성질이 변할까요?

노인 : 주인이 문제지.

아들 : 무슨 문제요?

 

 

노인 : 관상이 사나운 주인은 개를 괴롭혀서 성질이 사납고 더러워지도록 자꾸 자극을 주지. 그래서 결국은 개의 성질이 사나워지는 거란다. 그래야 그 개도 그 주인에게서 대처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지 않겠느냐? 관상이 선한 주인은 개를 따뜻하게 쓰다듬어주면서 온순하게 자라도록 키워나가지. 개는 그런 주인에게 성질을 부릴 이유도 없고 유순하게 성장을 하지. 개가 무슨 잘못이 있겠니? 다 주인 잘 만나고 못 만난 죄지. 결국 개의 관상은 없지만 주인의 관상에 따라 성질은 변해가는 거니까 사람의 관상을 배워야 개의 관상을 제대로 알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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