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괴물은 그 미친 남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을 갉아먹는 자신일지도 모른다.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슬픈 것 같았다.햇살이 너무 찬란해서인지 눈뿐 아니라 가슴도 아려 오는 듯했다.
어서 이곳에서 도망쳐 밝은 곳으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등 뒤에서 따라오는 어둠에 먹혀 버릴 것 같았다.하지만 아무리 미친 듯이 달려도 바로 뒤에서 따라오는 그 어둠을 떨쳐 낼 수가 없었다. 떨쳐 내기는커녕 도망치려 하면 할수록 자신보다 빠르게 달려와 바로 귓가에서 속삭여 온다.어서 이 어둠 속을 돌아보라고, 이게 너라고.그렇게 자신에게 속삭이며 손을 흔들어 댄다.
"진짜, 널 어떻게 할까? 성질대로 해 버리자니 내가 아쉽고, 그냥 두자니 미칠 것 같고. 어떻게 할까? 응? 네가 말해 봐. 내가 널 어떻게 해야 하지?"
구부님의 <미인>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피폐물로 유명한 작가님으로 알고 있지만 소설을 접한 건 처음이에요. 읽어보니 엄청납니다ㅠㅠ 주인수 현서의 인생이 한 사람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이 상당히 괴롭습니다. 작가님이 현실적인 피폐함을 절묘하게 풀어내셔서 너무 재미있고 몰입도가 엄청나요. 차곡차곡 쌓여가는 서사와 감정선이 감탄스러울 정도로 치밀하고, 절망 후에 찾아오는 달달함이 굉장합니다. 읽다가 강해준에게 반해버렸어요ㅠㅠ 우주다정공 해준이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워요. 해준이 현서를 보듬고 사랑하는 장면에서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피폐와 힐링이 공존하는 소설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소문난 맛집에서 만족스럽게 식사한 것처럼 기분좋게 읽었어요. 구부님의 다른 소설도 보고 싶습니다.
이윽고 작가님의 소설 <연>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동양풍 궁중물인데 흔히 연상되는 궁중물에 등장하는 요소들이 대부분 들어있는 소설이에요. 어느정도 궁중암투도 있고 공과 수 사이의 갈등도 적당하게 있어요. 게다가 주인공에게 이미 후궁과 자식들이 있어서 이런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선결혼 후연애의 내용이라 점차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선이 설득력있게 그려져서 좋았습니다. 주인수가 현명한 타입이라 이런저런 사건들이 일어나도 침착하게 대응하네요. 어찌보면 뻔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기분좋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