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라고 말하는 너에게 - 나는 아직도 네가 아프다
곰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별이라고 말하는 너에게

 

 나에게 가장 빛나는 '별'이었던 당신이 이-별이 되기까지! 누군가를 떠올리기 좋은 밤과 새벽시간은 마냥 설레기도 하지만 때론 두려워지기도 한다. 초대받지 않은 이가 불쑥 등장해 머릿속을 어지럽게 헤집어 놓으면 달갑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 상대방도 한때는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매일 밤 간절히 찾아와주길 바랬을지 모를 일이다. 사랑과 이별의 감정은 손바닥 뒤집듯 변덕쟁이가 되어 그렇게 딱 한 끗 차이가 아닐까 싶다. 어제는 애틋했다가 오늘은 한없이 아리기만 한.. 이 책이 그랬다.

 

 감수성을 자극하는 책 속 글귀와 예쁜 사진들로 위로받으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리운 누군가를 차례로 소환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담아 사랑과 이별의 감정들을 하나씩 솔직 담백하게 들려준다. 잠 못 드는 청춘들을 위한 현실 고백이 때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을 떠올려 아프게 콕콕 찔러대기도 했지만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토닥토닥 달래주며 다 괜찮아질 거라고 세심하게 어루만져 주는 감성에세이. 병주고 약주고 야밤에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아주 그냥 맘대로 가지고 놀더라능.

 

 

 정말 이별은 한순간에 찾아오는 것 같다. 생각지도 못한 계기로 오해하고 아프게 상처를 주면서 처음 가졌던 풋풋하고 순수했던 마음은 어느새 하나씩 다 사라지고 장점보다 단점을 부각시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눈을 멀게 하는 얄궂은 심술을 부린다. 그 결과가 무엇일지 뻔히 알면서도 애써 외면한 채 어리석게도 망각의 길을 선택하고 만다. 그렇게 자존심을 내세운 대가로 얻은 자유로운 영혼과 후련함은 오래가지 못하고 후회와 미련을 간직한 채 살아가게 된다. 예쁘게 말하면 추억이겠지만 현실은 괴로운 고통임을 깨닫는 순간 그땐 너무 늦다는 게 함정이다. 한없이 따뜻하고 다정했던 안녕이란 인사가 가슴을 후려파는 차가운 비수가 되어 돌아오는 안녕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럼에도 나는 안녕이란 말이 참 좋다.

 

 

 "지나간 사랑의 흔적은 희미해지거나 또 다른 기억으로 물들거나." 한때는 내 전부였던 사람이 차갑게 식어버린 사랑 앞에 쿨하게 이별을 고하고 남보다 못한 존재로 유유히 퇴장한다. 막을 내린 사랑 앞에 반전 드라마는 없다는 게 대반전이 아닐까 싶다. 한번 어긋난 인연은 애써 이어붙여도 결국 좁혀지지 않는 거리에서 반복되는 같은 문제로 이별을 맞이하는 수순을 밟고 마니까 말이다. 그래서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말을 이별한 이에게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눈에 씌워진 콩깍지를 냉큼 벗겨내고 하루빨리 제정신을 찾으라는 의미로 말이다.

 

 안녕, 나의 계절에 있던 사람! 같은 마음이 서로 다른 마음이 되었을 때 심각하게 고민을 거듭하겠지만 사리분별이 안되는 사랑 앞에 벌어진 마음만큼 그 관계는 마침표를 찍는 게 현명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조금 더 다른 세상과 새로운 인연을 경험할 자격을 누릴 특권이 있는 청춘이니까 한 사람에게 아까운 인생을 나눠 모든 걸 무모하게 다 걸 필요는 없다. 놓치기 싫을 만큼 그 상대방이 아무리 좋아도 매순간 힘들고 아프기만한 인연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잠시 떨어져 각자의 시간을 갖는 여유도 필요한 것 같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는 하지만 서로의 소중함을 극대화 시키며 사랑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사랑이 시작된 순간부터 너를 그리워한 순간까지, 그 수많은 밤들이 당신에게 보내는 메세지! 이별보다는 비교도 안될 만큼 사랑이 훨씬 더 좋은 법, 책 속에 이별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라 울적한 마음을 접어두고 상큼한 러브 바이러스를 유발하는 기분 좋은 사랑글귀도 많아 기분 전환하기도 좋다. 그래서 쓸쓸하게 혼자가 되는 슬픈 이별보다 둘이 되어 함께 나누고 즐길 수 있는 이쁜 사랑이 더 하고파진 요 책! 힘든 시간을 뒤로하고 신나게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너라서 더 고맙고 행복해지는 한 사람의 얼굴이 너무 보고 싶어지는 시간이었다.

 

 '안녕, 나의 밤과 새벽. 그 시간 속의 너와 나' 그 감정 하나하나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너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들기 전 매일 밤 속삭이고 싶은 너에게 살짝쿵 들려줘야겠다. 사랑받는 행운을 듬뿍 선물해준 너에게 표현이 서툴려 말을 하지 않았지만 사실, 너보다 훨씬 더 많이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다고. 덧붙여 우린 그 어떤 힘든 순간에 부딪혀도 이별이 아닌 사랑을 선택해 서로의 마음 한 곳에 기억되는 좋은 인연이 되어 끝까지 함께 가자고 말이다. 아공! 부끄부끄~ 이 책은 아쉽고 삐걱거린 이별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사랑하는 순간이 얼마나 설레고 좋은건지, 그 소중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어떤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현명하게 배려하고 소통해야 되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별과 달에 취해 잠 못 드는 밤 와닿는 공감글귀로 마음세수하기 좋은 요 책!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