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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김수민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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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SNS 스타작가 김수민의 첫 작품, 잔인할만큼 솔직한 그녀의 이야기! 인간관계와 사랑 & 이별 후 느끼는 감정을 애써 숨기려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아주 적나라하게 혼자 뱉은 속마음을 글로 써 내려간 요 책. 읽고서 참 속 시원하면서 통쾌했더랬다. 어느 책에서도 본 적 없는 욕설이 절묘한 타이밍에 등장하는데 순간 뭐지? 이래도 되나? 싶다가, 아니지! 남 눈치를 왜 봐? 당당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는 게 훨씬 멋져 보이고 인간미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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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바로 혼잣말이 아닌가? 혼자서 무슨 말을 못하겠어. 내 마음이 그렇게 느끼고 내 손이 이렇게 이끈다는데 감히 누가 뭐라고 할 자격이 있을까? 머리로 아무리 괜찮은 척 감정을 숨겨도 결국은 본인만 아프고 속상해 답답할 뿐이다.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혼자서 어르고 달래봐도 힘들고 지치는 건 결국 자기자신이다. 그래서 무조건 참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 이 책이 가르쳐준 교훈이었다. 진짜 내 속마음을 들켜버린 듯 내가 하고픈 말이 고스란히 적혀있어 당장 책 선물하고픈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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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만났지만 한순간 그 모든 게 싫어서 헤어질 수 있는 게 사랑이다. 하지만 서로 좋아 사랑을 시작했으면 끝을 맞아도 딱 그 감정만큼이라도 둘이 같이 아파야 어느 정도 그 사랑이 공평하지 않을까? 한 사람은 룰루랄라면 참 골 때리는 상황이겠다. 어쨌든 사랑의 온도고 타이밍이고 의리고 다 덮어두고 헤어진 뒤 이러쿵저러쿵해봐야 시간낭비, 감정소비 임은 틀림없지만 억울하고 기분 나쁘면 욱하기 마련이다. 상처받은 마음을 혼자서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앞에서 못했다면 뒤에서라도 실컷 욕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속이라도 후련해야 숨통이 트일 테니까 말이다. 이별 후 힘들어하는 소심한 여자라면 이 책이 정말 특효약이겠다.
그리고 저자의 물음에 답을 해보려고 한다. 나를 떠나간 사람에게 마지막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고, 맘속에만 담아뒀던 그 한마디 뭐라고 말해주고 싶냐는 물음에 솔직히 아무 생각도 없을뿐더러 관심 1도 없다고. 단지, 몰래 훔쳐보는거 소름끼치니까 나에게 제발 관심 좀 끊어달라고. 지난 시간 좋았다, 나빴다 그런 감정조차 내겐 없으니 내 인생의 존재감 없는 엑스트라는 제발 빠져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내 모든 신경은 오로지 새로운 주인공의 등장만으로도 정신이 없어 쓰레기 분리수거 할 시간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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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나빴던 감정도 좋은 기억과 함께 추억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건 나빴던 감정은 끝까지 나쁜 기억으로 결코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 내 맘 편하려고 그나마 좋았던 기억을 소환해 애써 나쁜 기억을 지우기 바빴던 것이다. 상대방이 아닌 그 시간, 그때의 내가 그립고 애틋해서. 그렇게 기억을 하나씩 조작해 그럴듯한 추억을 갖고자 한 이기심이었다는 걸 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너무 쉽게 해결된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지금, 뒤돌아볼 여유 따윈 없다. 행복하면 그 시간을 얼마나 알뜰하게 잘 소화해내야 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외로움을 느낄새가 없는 지금, 그래서 모든 것에 감사하고 고마워진다.
책 속 글귀 중 지난 사랑의 감정을 다 정리하고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는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한다. 나역시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는데 사랑에도 타이밍이 있더라. 그 사랑을 놓치면 언제 또다시 사랑이 올지 모른다. 미련하게 지나간 사랑에 혼자서 예의 차리지 말고 한 살 이라도 이쁘고 어릴 때 새로 다가와 준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게 먼저가 아닐까 싶다. 감정정리가 언제 끝날지 알고 멍청하게 마음을 닫고 기다린단 말인가? 예의는 쓰레기가 아닌 사람에게 지키는 거다. 이 사람이 내 사랑인지 알려면 간을 보는 게 아닌 하루라도 빨리 직접 겪어봐야 안다. 사랑엔 정답이 없는 법이다. 하지만 인생낭비 해본 인생선배로서 후회하더라도 자기 스타일대로 하고 싶은게 있음 다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실연당했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청승떠는 것보다 새로운 인연을 찾아 뭐라도 하는게 100배 낫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스스로 깨닫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