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4월이 되면 그녀는

 

 "사랑한다. 사랑 받고 싶다. 그것을 절실히 확인하고 싶었던 순간들" 내년 4월 벚꽃 피는 계절 야요이와 결혼을 앞둔 후지시로에게 첫사랑이었던 하루가 9년 만에 편지를 보낸다. 그녀는 왜 편지를 썼을까? 사진동아리 부회장이었던 후지시로와 신입생 하루가 만나 서서히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둘은 대학시절 연애를 시작한다. 언젠가는 정면에서 인물사진을 찍고 싶은 후지시로와 찍히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 하루, 둘은 다른 듯 같은 듯 서로를 바라보고 알아가며 의지하고 사랑을 확인한다. 풋풋하고 행복한 커플에게 같은 사진동아리였던 오시마 선배는 결혼해 아내가 있지만 하루를 마음에 두고 있음을 후지시로에게 고백한다. 어느 날 오시마 선배가 약을 먹고 혼수상태에 빠지고 하루가 울먹이면서 후지시로에게 전화를 한다. 의식을 되찾은 요시로의 병문안을 갔던 하루와 후지시로는 그날 생각지도 못한 이별을 하고 만다. 그날 이후 도망치듯 한번만 만나고 싶다는 하루의 연락을 피한 후지시로, 그는 왜 갑자기 스스로 하루를 놓아버린 걸까?

 

 그 후 이별의 아픔을 대신에 공부에 매진했던 후지시로는 정신과 의사가 되고, 6년 만에 수의사인 야요이와 사랑에 빠진다. 3살 연상이었던 야요이는 사실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후지시로를 마음에 두고 파혼한다. 현재 둘은 3년 동안 같이 살고 있으며 1년 뒤 결혼 준비로 한창이다. 야요이의 여동생 준은 결혼생활 문제로 형부가 될 후지시로에게 상담을 부탁하고 둘은 따로 자리를 마련해 대화를 하게 된다. 나이 차이가 10살인 준과 마쓰오 부부는 4년 동안 섹스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준은 다른 섹스 상대가 여럿 있음을 고백함과 동시에 후지시로를 유혹한다.

 

 혹시나 했는데 막장도 이런 막장이 있을까? 그런데 후지시로와 야요이도 2년간 섹스를 안한 상태며 준에게 육체적으로 끌리고 정신적으로 자제하기 힘든 모습을 보인다. 처제와 자는 꿈까지 꿨으니 말이다. 어느날 야요이도 갑자기 사라지는데 것도 이번이 결혼을 앞두고 도망친게 3번째라고.. 하지만 후지시로는 그녀를 제대로 찾아보지도 않고 기다리기만 하다가 결국 혼자 예식을 취소한다. 하루 역시도 후지시마를 좋아하면서 오시마 선배가 자기에게 품은 마음 역시 놓치기 싫어했음을 편지로 고백하는데 책 속 등장인물들은 사랑하는 상대방이 있어도 흔들리고 혼란스러워하는 이중적인 감정이 솔직하지만 너무 이기적인 모습이라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보단 각자 자신의 감정에만 너무 충실한 모습처럼 보여졌다.

 

 이 책은 후지시로 커플의 1년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첫사랑 하루의 편지로 학창시절의 추억과 사랑의 감정을 되찾는 후지시로, 뜨거웠던 사랑이 점차 식고 가족처럼 정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연인과 부부의 고민, 동료 의사 나나와 술친구 데스크의 서툰 사랑 이야기가 있으며, 결혼과 이혼, 삶과 죽음, 음악과 영화, 여행이 주는 의미가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상대방을 알고 싶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고, 어떻게 마음을 표현하고 드러내야 할지 모르는 모습을 보다 보면 주위 사람에게는 한없이 자상하고 친절해도 정작 자신과 소중한 이들을 돌보지 않고 상처와 아픔을 주는 행동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후지시로도 야요이도 하루도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늘 도망치고 포기하고 숨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얼마든지 대화로 풀 수 있는 상황에서도 망설이다 스스로 두려워 도망치거나 끝내고 마는 심리.. 타이밍이 한참 어긋나 되돌릴 수도 없는 아까운 시간들을 허비하고 지난 시간을 그리워하며 후회를 한다. 그래서 너무 답답하고 마음이 아팠다. 마지막으로 책을 덮고도 의문이 풀리지 않던 요시로와 하루가 같이 있던 그날 무슨 대화를 했는지가 끝내 밝혀지지 않아 너무 궁금했다. 결국 모두가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과거도 아닌 현재의 소중한 사람을 하루의 편지로 인해 기적처럼 다시 만나 사랑의 감정을 재차 확인하고 망설임 없이 그녀에게 달려가는 후지시로를 보면서 반전 아닌 반전이 속 시원하고 안도가 되었다. 달달한 러브스토리는 아니었지만 중간중간 현실적으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여러 감정이 교차된 요 책. 슬프지만 아름답고 진솔하게 전해진 잔잔한 감동이 나에게 어떤 추억과 어떤 사랑을 꿈꾸는지 자꾸만 떠올리고 그려보게 하는 색다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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