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사라진 기억을 찾아서~☆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ㅣ 미드나잇 스릴러
제니 블랙허스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스릴러물 소설을 워낙 좋아하기에 보자마자 눈을 사로잡은 요 책! 생후 3개월 된 아들을 죽인 비정한 엄마 수전 웹스터, 하지만 그녀는 어린 아들도 그리고 아들을 죽인 기억도 전혀 나질 않는다. 살인죄로 6년형 선고를 받고 이 일로 남편 마크와는 이혼하게 된 그녀, 다행히 산욕기 정신병의 일종인 산후우울증 진단을 받아 정신병원 치료 감호소에서 3년을 보낸 뒤 거주지와 이름까지 바꾸며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려고 한다. 가석방 4주 뒤 그녀에게 배달된 어린 아들 딜런의 사진과 직접 만들었던 담요와 딜런의 머리카락이 붙어 있는 빗을 시작으로 점점 아들이 살아있다고 믿게 된다.

 그녀를 돕겠다는 기자 닉과 정신병원 동기인 캐시를 의지하며 아들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의문의 누군가에게 생명의 위협을 거듭 느끼게 된다. 쫓고 쫓기며 그날의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 사이에서 충격적인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몰입도를 최고조로 높여주며 흥미진진하게 이끌어준다. 어린 아들 딜런이 죽은 사인은 바로 유아 돌연사로 쿠션에 질식해 사망했고, 잃어버린 기억의 퍼즐을 맞추며 점점 좁혀지는 진짜 범인을 찾아 그녀는 목숨을 걸고 엄마는 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려 한다.

 또 교차하며 전개되는 전남편 마크와 주변 친구들의 성장기에서 하나씩 드러나는 반전 포인트!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범죄와 범행들이 꼬리를 물며 서로를 옭아매고, 시간을 거슬러 그녀의 불행이 시작된 이유가 하나씩 밝혀진다. 등장인물들이 얽히고설켜있는 사건 사고를 중심으로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하는 제목 속 의문이 말끔히 정리가 된 신선하고 독특한 스토리가 매력적이었다.

 의심, 망상, 확신, 결백, 실종, 살인미수, 살인의 흔적 등을 따라 진짜 범인이 누구일지 추리를 거듭할수록 매번 보기 좋게 어긋났지만 누구 하나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모두에게 의심쟁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어린 아들을 잃은 엄마의 슬픔과 상심을 100%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얼마나 충격을 컸을까 싶은데 짜인 각본에 따라 억울하게 아들을 죽인 살인자라는 오명을 쓴 수전이 나였다면 정말 제정신으론 못 버틸 것 같다. 누군가의 거짓말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말이 되는 순간 그 말을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그 모든 사실을 받아들이고 감당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지 않았을까 싶다. 처음엔 왜 엄마라는 사람이 아무런 기억을 못할까 싶었는데 못하는 게 아니라 그런 기억이 애초에 없었기 때문에 기억이 나질 않는 거였다.

 '세대는 이렇게 이어진다' 세상에 저런 겁쟁이가 있을까 싶기도 했고, 어쩜 저런 악당과 악녀가 있을까도 싶었고, 자신의 죄를 감추고 본인들의 행복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와 이기심이 소름 끼치고 무섭게 느껴졌더랬다. 교묘하게 서로를 이용하고 감시하며 죄의식 없이 살아가는 자와 억울한 사연을 가졌다고 복수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에게 해서는 안될 엄청난 일을 벌인 자 모두 용서받지 못하겠지만 그중에서 같은 여자라 안타까워 조금의 동정심이 들기도 했더랬다. 아주 잠시.. 다행히 수전은 아들을 죽인 살인자라는 누명을 벗고 생후 3개월 때 헤어진 딜런이 4살이 되어서야 만나게 되어 천만다행이었다. 수전에겐 하루하루가 얼마나 지옥 같은 시간들이었을까? 여러 감정과 생각들이 교차하는 알찬 스토리라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놓은 요 책! 스릴러 마니아라면 읽어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