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었다
치하야 아카네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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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 딱 어울리는 벚꽃 테마 소설책을 만났다. "그 사람과 함께 벚꽃을 보고 싶다."라는 글귀엔 당신은 그런 사람이 있나요? 꼭 묻는 것만 같았고,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다시 한다한다 말할까?"라는 글귀엔 왠지 쓸쓸하면서 찰나의 조심스러운 망설임도 전해졌더랬다. 봄이 오면 좋아하는 사람과 이쁜 벚꽃을 함께 보며 사랑한다 속삭일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 남자든 여자든 누구라도 하게 되고, 매년 느껴보고 싶은 순간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는 내내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그리고 벚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꽃구경이 너무 하고 싶어졌다.

 

 벚꽃 흩날리는 계절, 조금 서투른 남자와 여자의 일곱 가지 사랑 이야기! 단편으로 꾸며진 소설로 읽을수록 감수성을 자극하는 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꿈을 꾸듯 환상에 빠져들게 만든다. 각자의 기억 속 추억과 사랑, 아픔과 상처, 흔들리고 도망쳤던 이별과 배신, 새로운 인연과의 만남을 통한 떨림과 두근거림 등 여러 감정들이 매순간 혼재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서로의 마음을 비워내고 채워가는 과정이 벚꽃과 어우러져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독특한 스토리가 신선했다. 특히나 첫 장부터 이 봄에 깜찍하고 귀여운 여우에게 홀리고 싶어졌고, 맛나는 도시락 싸 들고 사랑하는 내 님과 어디든 나들이 가고 싶어졌더랬다. 그래서인지 책을 덮고도 1편이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벚꽃은 아름답지만 쓸쓸하다. 쓸쓸하지만 찬란하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그렇다." 벚꽃을 떠올리면 항상 설레었고 장소에 상관없이 볼 때마다 참 이뻤다는 느낌과 해마다 가보지 않은 벚꽃 명소들을 하나씩 둘러보는 재미에 봄에만 간직할 수 있는 추억들이 하나둘씩 떠올라 기분이 좋아진다. 매년 벚꽃을 봐도 늘 흰 눈이나 솜사탕이 떠올라 벚꽃길을 천천히 걸으며 달콤하게 입안에서 녹는 그 맛을 즐기게 된다. 이 책에 급! 자극받아 올해는 어디로 눈 호강하러 갈지 둘러보다 휴일에 벚꽃불빛축제 마지막 행사를 즐기기 위해 티켓까지 구매했더랬다. 그날이 당장 내일이니 생각만 해도 설레고 함께 갈 내 님이 더 학수고대하고 있으니 더 들뜨는 기분이다. 벚꽃은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상큼하게 들었다 놨다 살며시 취하게끔 유혹하는 것 같다.

 

 책 속엔 벚꽃을 연상시키며 하나씩 연결되는 이쁜 단어나 문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우눈이라든지 눈꽃이라든지 꽃보라라든지, 벚꽃에 이끌린 인연이라는 글귀도 너무 이뻤고, 한 번도 직접 만들거나 구경 한번 못했던 벚꽃목걸이나 벚꽃문신까지 상상을 자극해 꽃반지라도 받고 싶어졌더랬다. 그러고 보니 벚꽃향을 맡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떤 향기가 날지 궁금해졌고, 벚꽃나무 종류가 다양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게 되는 길가의 벚꽃나무는 교배종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내가 본 벚꽃은 무슨 색이었는지 떠올리게 했더랬다. 흰색 아니면 연분홍색 정도인데 연분홍색 벚꽃은 행복해지는 색이라는 글귀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게도 했다. 누군가에겐 잊지 못할 애틋한 추억으로 누군가에겐 잊고 싶은 애잔한 추억으로 벚꽃은 각자의 기억에 남아 있겠지만 그럼에도 벚꽃은 나에겐 항상 옳은 것 같다. 그 순간이 아니면 즐길 수 없게 되니까 애가 타기도 하고 벚꽃 꽃말 역시 순결, 절세미인라고 하니 그래서 더 깨끗한 느낌에 자꾸만 눈길을 사로잡으며 왠지 사람의 기분과 마음을 한순간에 홀려버리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벚꽃 구경하며 사뿐사뿐 꽃길 걷고 싶게 만드는 요 책! 어떤 인연과 마주할지는 몰라도 기대가 큰 만큼 실망할 일은 1도 없으니 내사랑을 위해 당장 달려가고 싶은 유혹을 쉽게 뿌리치진 못하겠다. 7곱 빛깔 스토리에 생각만해도 분홍분홍한 <벚꽃이 피었다>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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