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남자 걷는 여자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9
정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리는 남자 걷는 여자 

 

 게스트하우스 나무물고기를 운영하는 은탁, 생모의 흔적을 찾아 부령으로 내려온 마린!  두 남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게스트하우스 나무물고기에 묵게 된 린은 은탁과 점점 서로의 마음을 열고 한층 가까워지는데 그 연결고리엔 바로 린의 생모 소정이 있다. 은탁에겐 과거 짝사랑했던 두 여자 소정과 혜린이 있었고, 소정은 자살을 혜린은 사고로 죽음을 맞이했다. 자신이 지켜주지 못했음을 자책하던 은탁은 고향으로 내려와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매일 일몰시간에 맞춰 달리기를 한다.

 

 한편 린은 뉴욕에 머물며 스물두 번째 생일에 생모가 따로 있다는 아버지의 이메일을 받게 되고 뒤이어 아버지의 부음 소식을 듣고 급히 한국으로 온다. 지금껏 자신의 엄마라고 믿었던 화가인 이령이 직접 그린 생모의 누드화와 양귀비꽃빛 머플러를 전해주면서 그녀의 연고지인 부령을 찾게 된다. 린에게는 첸이란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일방적으로 그녀는 이별 통보를 해버리고 부령에 적응하며 엄마의 흔적을 찾아 자신만의 속도로 마린은 걷는다.

 

 마린은 이령이 알려준 몇 가지 힌트로 퍼즐을 맞추려 했다. 그리고 그 열쇠는 은탁이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그를 찾아 곁에 맴돈다. 은탁도 린의 등장으로 지웠던 기억의 퍼즐 조각들이 하나씩 상기되고, 소정과 린을 떠올리며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더는 사랑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은탁이지만 린에게 자꾸 시선이 머물고 점점 흔들리게 된다. 린은 자신의 탄생 스토리부터 엄마의 삶을 하나씩 들려주는 은탁에게 자꾸만 기대고 싶어진다.

 

 게스트하우스 나무물고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눌러 앉게 된 마린은 그곳이 자신이 태어난 곳이라는 사실에 고향처럼 마음이 편해진다. 꼭 자신의 집을 다시 찾게 된 것처럼. 그리고 처음부터 은탁처럼 린도 특별한 존재로 느껴졌던 그에게 마음이 흔들렸다. 결국 서로를 의식하지 않는 척했지만 조금씩 티를 내게 되고 각자의 존재가 자신들의 삶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듯 모를 듯 설레는 줄다리기를 했다.

 

 서로의 존재가 잃어버린 사랑을 뒤늦게 되찾은 것처럼 애틋하고 달달한 느낌! 어찌 보면 소정이 이제라도 둘을 연결해준 건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힘들어하는 은탁을 휘해 누드화 속 그녀와 비슷한 나이가 된 린을.. 사람은 사람을 통해 상처가 치유되고, 자신의 사랑을 한눈에 알아본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구나.. 싶은 내용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든, 아무리 밀어내려 하든, 서로의 빈자리 속 주인공이 누군지 단번에 알아보는 듯했다.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때론 두렵고 불안하지만 그 소리가 금새 사라질까 냉큼 붙잡고 싶어지는 순간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 그녀를 지켜주고 싶은 은탁과 그의 곁에 머물고 싶은 마린처럼! 이젠 따로 달리고 걷는 남녀가 아닌 서로의 속도에 맞춰 행복한 발걸음을 내딛게 되지 않을까 싶다. 더는 외롭거나 슬프지 않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