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치하야 아카네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흔적

 제20회 시마세 연애문학상 수상작! 총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흔적'은 각각 따로인듯하지만 한 남자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이어지는 구성이다. 남자의 죽음, 그가 죽기 전에 만난 이들은 과연 그를 어떻게 기억할까? 그가 남겨둔 흔적은 무엇일까? 그로 인해 그들의 삶은 어떤 변화가 있었으며 어떤 사랑 이야기를 하는지 하나씩 들여다볼 수 있다.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설령 내일 세상이 끝난다 해도...' 각각의 단편 속 등장인물들은 다들 마음속 상처를 가졌고, 사랑이 부족한 이들이었다.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 사랑이 부족해 또 다른 새로운 사랑에 목말라 하거나 사랑 표현에 한없이 서투른.. 그들의 사랑은 때론, 마냥 깨끗하고 순순한 사랑이 아니었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서 사랑은 사랑이었고,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존재였다. "죽은 남자와 결혼을 앞둔 여자와의 사랑, 아이가 있는 유부녀의 외도, 직장상사였던 죽은 남자의 데이트를 장면을 떠올리는 유부녀의 남편, 어린 남녀의 사랑, 애인의 아이를 가졌던 여자와 게이 남자"의 시선과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상엔 변하지 않는 것도, 무언가를 남겨야 하지도, 미움받지 않으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사랑하고, 표현하고, 느끼고, 즐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지만 자신의 상처를 돌보지 않는 삶 대신 누릴 건 누리고 본능적으로 사랑에 빠지고 싶은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때가 되면 누구나 많은 생각이 교차하지 않을까 싶다. 책을 보면서 이런 사랑도 사랑일까? 싶은 사랑 이야기가 있기도 했지만 한순간의 불장난일지라도 짧은 순간 스스로 행복했고, 후회 없다면 그들의 사랑을 인정해주고 싶다. 아무것도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존재가 될지라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기억하고 추억할 때 그 사람이 남겨둔 흔적이 물론 좋을 수도, 싫을 수도 있다. 기억조차 하기 싫은 사람으로 남겨지기보다는 문득 한 번씩이라도 기분 좋은 사람으로 떠올려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랑은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사는 동안 사랑을 해도, 안 해도 둘 다 외롭긴 마찬가지라고들 하지만 뭐라도 하는 게 낫고, 혼자보다는 둘이 훨씬 낫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도 모두에게 인정받지 못할 사랑이라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사랑이라면 얘기는 다르지 않을까? 지금 내 사랑과 내 주위 사람들은 어떤 사랑을 하며 어떤 흔적을 간직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또한 나는 어떤 흔적을 남겼으며 어떤 흔적을 품고 살아가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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