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우체국 - 황경신의 한뼘이야기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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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우체국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색깔로 나뉜 38개의 따뜻하고 감각적인 이야기들! ​한 편씩 읽을 때마다 참 몽환적이고 신비스러운 느낌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각자의 색깔을 뽐내며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자꾸만 새로운 시선으로 이끌며 신선하고 독특한 동화 같은 세상으로 초대하는 글들이 정말 묘하게 전해졌더랬다. 그래서 이 책은 하루 만에 읽지 못하고 하루에 몇 편씩 나눠서 읽고 말았다. 

 

그 이유는 한 편을 읽고서 다음 편을 읽기가 조금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뒤죽박죽 머릿속이 복잡하기도 했고, 진한 여운이 남아서인지 아쉽기도 했으며, 혼자만의 상상과 떠오르는 장면들이 자꾸만 붙잡아 나만의 상상을 계속 즐기고 싶었던 것 같다. 점점 호기심을 자극하며 궁금증을 유발하는 글들이 멈출 땐 순간 맥이 끊기기도 했고, 결말에 대한 질문과 생각을 하면서 자꾸만 이야기를 이어 만들어보고 싶기도 했기에 곧장 다음 이야기에 집중하며 벗어나기가 조금 힘들기도 했더랬다.

 

비와 날씨, 만남, 이별, 계절, 사랑, 사물, 색깔, 인연, 기억, 감정, 추억, 달, 해, 하늘, 동물, 꽃, 새, 요정, 사진 등~  여러 내용을 담아 상상력을 불러일으킨 <초콜릿 우체국>. 어릴 적 순수한 동심을 불러내며 센치했다가 울컥했다가 고요했다가 심란하기까지 만들었다. 툭툭 감수성을 건들며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진짜 이런 만남과 이런 세상이 있지 않을까 싶었고, 그런 존재도 어딘가에 분명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정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곳이 있다면 곧장 가보고 싶고, 갖고 싶은 충동도 느끼게 만들었다. 때론 한번쯤 겪었을 내 기억 속 오랜 추억을 끄집어낸 것 같기도 했고, 이런 신선한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싶기도 했다.

 

동물과의 대화, 런치세트 도시락, 크리스마스와 산타, 기차와 선택, 인형, 세발자전거, 인간과 천사, 알레르기, 동전, 커피, 사진과 사진관, 수수께끼, 하늘끝마을, 왼손을 위한 초대장, 고양이, 크릴새우, 룸메이트, 종말과 사과나무, 달 위에 놓인 의자, 추억에너지 등의 이야기 꾸러미 속 불행과 행복, 아픔, 반성과 절망, 중독, 부자연, 익숙함, 시간, 날짜, 감정 등을 떠올리게 만드는 글들. 누군가의 인생, 추억, 삶, 고민, 행동, 사고를 엿본 느낌이었고, 꿈인지 현실인지 아님 환상인지 정말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독특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책이었다.

 

마지막에 등장한 초콜릿 우체국을 보면서 왜 이 책이 <초콜릿 우체국>인지 알게 되었다. 달콤 쌉싸름한 편지를 펼쳐본 기분으로 책을 덮고도 많은 감정이 교차했던 이 책은 에세이지만 특히 비 오는 날 어른들이 읽기 좋은 잔잔한 울림이 있는 따뜻한 동화가 아니었나 싶다. 차분히 마음을 식혀주는 글 속에 담긴 여러 교훈들이 살면서 많은 위로와 용기가 되어줄 것 같은 "황경신의 한뼘이야기" 신선하고 특별한 시간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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