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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는 말처럼 아픈 말은 없다
최인숙 지음, 이진 그림 / 매직하우스 / 2015년 1월
평점 :
보고 싶다는 말처럼 아픈 말은 없다
책 제목부터 이끌린 최인숙님의 시집! 한동안 시를 접하지 못했던 차에 네이버, 다음 블로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산호수 시인의 첫 번째 시집으로 핸드폰으로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의 간단하고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자시에 어려운 단어가 아닌 이해하기 쉬운 단어들로만 엮어 평소 시를 어렵고 난해하게 느꼈던 독자들에게 더 친근하고 가깝게 시를 접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함께 꾸며져 있다고 해서 눈길이 갔던 도서다.
평소 시를 좋아하지만 다소 이해하기 힘든 단어가 종종 있거나, 버거울 정도로 너무 긴 문장들의 시집을 접할 때면 무슨 시를 읽고 있는지 혼란스럽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해서 읽고나면 기억나는 시어도 딱히 없기 마련인데 이 책을 보면서 느낀건 시가 굳이 길거나 추상적인 내용들로 전달하는 시보다 확실히 짧고 간단한 글귀에 읽는 즉시 무엇을 전달하고 말하려 하는지 알기 쉬워서 색다르면서도 편하게 와닿아 좋았다.
꼭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 같은 느낌과 누군가를 마냥 기다리고 보고 싶어 하는 간절함도 전해지는 최인숙님의 시집은 이 봄에 읽기 참 좋은 설레는 봄기운을 한껏 뽐내며 잔잔한 꽃내음이 한가득 묻어내며 꽃, 사람, 비, 사랑, 달, 밤, 꿈, 눈사람 등~ 몇 가지 주제의 단어와 추억만 있으면 누구든지 자기만의 시를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신선한 자극과 함께 마냥 누군가가 보고 싶어지고 그리워지면서 익숙한 듯 평범한 감성들을 자연스럽게 묻어내며 풋풋하고, 달콤 쌉싸름한 양념으로 버무려 미소 짓게도 하고, 눈시울 붉히게도 하면서 어르고 달래기를 반복하며 감수성을 이끌어내는 묘한 매력이 있다.
1부 그래서 우린 멈추지 못한다, 2부 조용히 나를 지키는 사람, 3부 너 아니면 다 싫다, 4부 그리운 꿈을 꾼 날이면, 5부 너에게 하는 말로 총 198개의 시가 담긴 '보고 싶다는 말처럼 아픈 말은 없다'를 통해 위로도 받고 같이 설레기도 하고 사랑하는 두근거림과 이별하는 아픔의 감정도 묻어나는 아련하면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시집이다. 일상에서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 계절마다 마주하고 바라본 모든 사물들을 시로 속마음을 다 표출해내는 능력도 대단한 재주 같아 부럽기도 하면서 시가 참 쉬운 거구나, 이렇게 짧아도 그 맘이 다 전해지는구나를 알게 되니 혼자 가슴에 담아두지 않고 서툴러도 한 번씩 나만의 시를 써내려가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오랜만에 시를 읽는 즐거움과 함께 한층 더 시를 더 가까이하고 싶어진 시간이었다.
아픈 말
'보고 싶다'는 말처럼
아픈 말은 없다.
불쑥 튀어나와
일상을 헤집어 놓는 말.
자꾸 기다려지는
그리움이 눈물 흘리게 하는 말.
다시 그리움
좋다고 하는데
방법이 있나.
어디에 있든지
틈만 나면 달려와 바라보는데,
안기는데,
웃어주는데,
좋다고 하는데,
방법이 있나.
나는 더 많이
좋아할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