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 소설
혜경 지음, 최종훈 원작 / 걸리버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은밀하게 위대하게

나는 들개로 태어났다. 우리에겐 혁명전사, 그들에겐 간첩

나는 들개로 태어나 괴물로 길러졌다. 위대한 공화국의 혁명 괴물....

은밀하게 위대하게 드디어 침투 개시!

 

웹툰으로 워낙 인기가 많은 은밀하게 위대하게! 김수현 주연으로 영화가 6월에 개봉된다고 해서 설레면서 기다리던 중 원작소설을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사실 입소문으로 웹툰을 알고는 있었지만 일일이 다 찾아 보지 않았던 터라 줄거리나 세부적인 내용을 모두 알고 있지 않아서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었던 요책^^ 김수현을 떠올리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간첩으로 남한에 와서 바보처럼 행동해야 하는 김수현의 코믹한 지령과 설정들로 깨알같은 웃음을 유발해서 유쾌하면서 또한, 잔잔한 감동과 따뜻한 정을 통해 그들의 전우애와 인간 본연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98-0075 원류환, 남파 특수 공수부대 오성제 제2조장 잠행명 "적벽꽃" 지령으로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겨울날, 남자는 드디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그 곳'을 향해 출정한다. 처음엔 정말 멋지고 폼나게 임무를 완수할거라 예상했는데 정말 김수현 역활인 원류환은 단연 돋보이면서 그야말로 빵빵! 터지는 캐릭터였다. 남한에서는 동구지만 달동네에선 그냥 바보 똥구로 통하는^^ 동네 꼬마들에게 맨날 돌멩이에 머리도 맞고 괴롭힘을 당하지만 바보역활을 임무완수해야 하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 ㅎㅎ 한달에 꼭 성공해야 한다는 기상천외한 독특한 미션들도 너무 웃겨서 책을 읽는내내 김수현 실제 연기가 궁금해 빨리 영화가 보고 싶었다. 그리고 김수현과 같은 간첩인 리해랑과 리해진 캐릭터도 재밌었는데 리해랑은 기타리스트 임무로 머리 염색에 성형까지 감행해서 남한에 왔지만 응시하는 오디션에서는 매번 낙방만 하고, 리해진은 고등학생 역활로 달동네 유준의 꼬붕으로 달동네 사람들을 비롯해 원류환과 리해랑의 임무수행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임무를 맡은 인물이다.

 

그외 달동네에 등장하는 주변인물들인 슈퍼 할머니와 경찰인 그의 아들 또 간첩인 우체부 서상구, 동네꼬마 두 형제 치웅과 성준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 달동네 갑부 고 영감, 유란과 유준 등이 얽혀 살아가는 남한의 최하층 마을에서 동구는 자신을 처음 발견하고 보살펴준 슈퍼 할머니 옥탑방에서 살면서 그 일원이 되어 그들의 생활 형태와 정치적, 군사적 성향과 이념 등을 첩보, 보고 하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바보가 되어 코흘리개의 장단에 맞추고 우스꽝스러운 몸을 하루 세 번씩 고꾸라뜨리며 달동네 사람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아무 생각없어 보이지만 신경을 곤두세우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적이지만 점점 더 그들에게 정을 느끼게 되고 평범한 사람들과 어울려 이렇게 그냥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북에 두고 온 어미의 안위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아들 동구의 진심어린 마음을 엿보면서 하루빨리 남북 통일이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들의 소소한 일상과 소소한 행복도 잠시 또다시 그들에게 내려진 지령은 전원 자결.. 국가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내놓아야만 하는 상황속에서 그들이 죽기전에 꼭 들어야만 했던 한마디! 그리고 명령 불복종으로 그들을 사살하기 위해 죽이러 오는 북한측과 그 모두를 잡아야만 하는 남측.. 참 각자의 뚜렸한 임무와 명백한 이유가 다들 있으니.. 누구 편만 들 수도 없던 슬프면서 가슴 아픈 스토리... 하지만 믿었던 우체부 서상구! 때려 죽일 나쁜X의 계략.. 아이구 똥구야..ㅜ

 

간첩이였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그들은 간첩이 아닌 달동네의 구성원으로서 꼭 필요한 존재로 받아들여졌는데 결국.. 그들은 왜 그렇게 되어야만 되었을까? 읽고나니 마음이 짠하고 결국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그들은 그렇게 지독하고 힘든 교육을 받고 이것저것 해보지도 못한 꽃다운 나이에 자신들의 목숨을 내걸고 황당하고 이상하기만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남한으로 와야만 했을까.. 국가를 위한다는게 과연 그런 것일까? 국가는 과연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는지 궁금해진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고 왔건만 그들의 가족조차.. 그래서 더 허무하고 씁쓸한 결말.. 너무 안타까웠다. 일촉측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위기 상황에 처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도 달동네 사람들을 걱정했던 이들.. 애써 무심한척 하다가 그들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몰래 도움을 주고 해결해준 사람냄새 물씬 풍기던 세 남자! 처음엔 빵터져 마냥 웃다가 점점 그들의 심정도 이해하면서 결국엔 그들이 꼭 살아서 달동네로 다시 돌아가길 가슴 졸이며 응원했던 은밀하게 위대하게! 어디선가 다시 짠하게 웃으며 나타날 것 같았던 상남자 동구.. 찡한 여운을 그대로 간직하고 빨리 영화관으로 달려가야겠다. 바보 똥구^^ 김수현 보러 고고씽~♬

 

부탁해...

오늘 이후 사람들이 나를 떠올릴 때...

두려었던 기억으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어....

 

● ● ●

 

아무것도 몰라도 괜찮았던...

그 시간으로 다시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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