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사랑 - 김하인 장편소설
김하인 지음 / 북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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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사랑

"순수와 열정, 그리고 분노"

 

세월의 비루함과 곤고함에 빠진 40대 여성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40대가 될 20~30대 여성들에게 바친다는 김하인님의 新감성소설 어린 딸과 엄마가 젊은 한남자를 사랑하는 스토리에 호기심이 생겼던 세 가지 사랑! 정말 이루어질 수 없는 이들의 운명은 참 가혹하기만 한데, 누구의 편을 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보다는 엇갈리고 어긋나버린 세사람의 각자 상황과 가슴 속 그들의 진심을 통해 마음 아프기도 했고 마음이 짠해 안쓰럽기까지 하면서 왠지 모르게 측은한 마음도 들어 소리없이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여주인공 이혜연, 46세 중년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담한 몸매와 고운얼굴에 딸 인영이가 중학생이 되던 해에 남편과 이혼해 혼자서 홀 아버지를 모시며 두 아이를 기르고 있다. 부도를 내고 빚쟁이에 쫒겨 전국을 떠돌다 어느날 다른 여자와 함께 살고 있다고 털어 놓는 남편의 이혼요구로 그녀가 혼자가 되어 살아온지 횟수로 10년째, 아들 진철은 고3 힙합동아리를 이끌고 있고 특기를 살려 서울 소재 실용음악 계열로 진학 목표를 삼고 있으며 23살이 된 딸은 간호전문대학을 졸업 후 M종합병원 간호사로 혜연은 군청 행정보조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어느날 인영이 혜연에게 같이 일하는 선배인 팀장 김승모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그는 27세로 키가 크고 마른 남자로 간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홑눈에다가 눈빛이 깊고 코도 오똑하니 아주 잘생긴 청년으로 예의도 바른데 승모는 어릴때 부모님을 모두 차사고로 돌아가셔 고아로 이모집에서 자랐다. 남자가 직업이 간호사라는게 탐탁지 않았던 혜연은 인영에게 반대의사를 밝히고 딸과 엄마는 서로 의견이 부딪히게 된다. 얼마후 따로 점심식사를 마련한 승모를 따라간 식당에서 느닷없는 고백과 키스까지 받게 되고, 승모가 보내온 돈을 돌려주려고 집으로 초대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거침없는 승모에게 몸을 맡기고 만다.

 

 

그렇게 이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시작되고, 딸 인영은 홀로 승모를 마음에 품고 있다. 간호전문대학을 선택해 간호사가 된 이유도 승모 때문이었는데 결국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모텔에서 나오는 현장을 인영에게 들키게 되고 딸 인영의 분노와 증오, 협박으로 결국 승모는 직장과 사랑을 떠나 서울로 내몰리고 혜연은 딸을 위해 사랑을 포기한다. 애틋하고 순수했던 이들의 사랑은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 받을 수 없는 사랑이었고, 그 사랑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포기하고 감수해야 할게 너무나 많았던 혜연과 승모! 하지만 혜연에게는 승모를 만나기 전에 오랫동안 마음을 나누고 따뜻한 감정을 느꼈던 유부남 박현식이라는 인물도 있었다. 혜연은 승모를 위해 박현식과의 관계를 끊었는데 힘들어하던 그의 모습을 본 부인이 찾아와서 자신도 유부남을 사랑하고 있다고 이혼을 해줄테니 박현식과 재혼해서 행복하게 살라고.. 처음엔 막장 스토리에 당황했다가 점점 책을 읽을수록 참 공감되기도 하고, 사랑이라는 마음이 한순간에 불타오르기도 하고, 서서히 타오르기도 하는 여러가지 색과 그 사랑에 숨어있는 세세한 감정들을 툭툭 건드리는 세 가지 사랑..

 

딸 인영의 가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애절함과 집착, 자신의 엄마와 똑같이 닮은 여자를 미치도록 사랑한 승모, 그 사랑의 진심을 결국 받아들인 혜연! 세명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누구하나 이해하고 포기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는게 아니라 각자의 삶 속으로 받아들였더라면.. 한편으로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 버린 승모와 혜연이기에 인영의 첫사랑이 너무 안되기도 했고, 뒤늦게 소중한 사랑을 찾은 혜연의 상황이 안쓰러워 마음도 아팠지만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엄마라면 당연한 결정이었기에 애달팠고, 자신의 사랑을 인정받기 위해 처음 마음 그대로 끝까지 노력한 승모도 참 불쌍하고 가여웠다.

 

나라면.. 오랫동안 가슴에 품었던 내 사랑을 포기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사랑이 엄마의 사랑인 것을 알게 된 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을까? 냉정하게 고민했던 시간.. 누구에게도 축복 받거나 인정 받을 수 없는 사랑이지만 왠지 모르게 해피엔딩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마지막 짧은 긴여운.. 이들의 세 가지 사랑은 어떻게 또다른 결말로 맺어질지 궁금해진다.

 

 

사랑은 가질 수 없다면

그사랑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생각해.

가슴 속에서 완전히!

그래야 내 가슴이 또다시 사랑의 싹을 틔워

사랑을 꿈꿀 수 있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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