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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이거나 빠순이거나 - H.O.T 이후 아이돌 팬덤의 ABC ㅣ 이슈북 8
이민희 지음 / 알마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팬덤이거나 빠순이거나
팬문화가 참 다양한 것 같다. 예전엔 단순히 팬클럽활동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세대가 달라질수록 점차 세분화되어 부르는 용어들도 복잡하고 어렵기만 하다.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인지 그들을 전부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나 배우들을 따르고, 표현하는 방식에서 약간의 차이를 느껴도 그 마음만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쫒아다니거나 선물공세를 펼치는건 아주 기본중에 기본이고,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점점 더 자신들의 사랑을 드러내는 방법이 독특하면서도 많이 대범해진 듯하다.
HOT부터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까지 90년대에서 2000년도를 지나 현재까지 아이돌과 스타 배우들을 지지하는 팬덤들과 빠순이의 차이가 무엇일까? 팬덤은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에 몰입해 그 속에 광적으로 빠져드는 사람이고, 오빠를 좋아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빠순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자주 접할 수 있었던 사생과 사택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 수 있었는데 사생은 사생활을 좇는 팬을 뜻하고, 사택은 사생이 고용하는 택시 기사를 말한다고 한다. 일반팬들은 정상적인 범주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기에 사생팬을 그냥 사생으로 부른다는 팁과 함께..
팬덤도 한시대의 흐름과 함께 유행의 한 종류가 아닐까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련한 추억이 되기도 하고, 그 시대의 자신이 관심을 가져던 음악이나 가수들과 함께 젊음을 함께 했으니 더 애틋한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은데 딱 적당히가 좋은 것 같다. 심각할 정도로 마냥 좇아 다니거나 비싼 조공이나 선물공세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업에 부진한 학생들을 보면 당연히 부모님도 그렇겠지만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만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싫어하는 다른 가수들이나 배우들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심한 욕을 하고, 도를 지나치게 행동하는 것은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많이 접했는데 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 했고, 폭행도 서스름없이 일삼는 몰상식한 팬들도 많다고 들어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각자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배우들을 사랑하고 이쁘게 관심을 가지고 표현한다면 받는 입장에서도 참 뿌듯하고 기분좋을 일이 아닌가? 보는 입장에서도 부럽고 그들의 문화를 지지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은데 책을 읽으면서 참 새롭고 신기한 문화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TV에서만 봤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숨은 연예정보와 팬문화의 특급비밀? 고급정보들이 담긴 팬덤이거나 빠순이거나! 그들의 생각과 사고방식이 궁금했고, 요즘 그들이 갖는 관심은 무엇이며, 어떻게 팬덤 문화가 이어지고 있는지 호기심을 가졌던 의문들에 대해 쉽고 재밌게 풀어놓아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사실, 평소에는 조금 나쁜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경향이 있는데 사회심각성보다는 그들로 인해서 힘이 되고 의지가 되는 연예인들이 오히려 더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들이 없었다면 한류도 없었을만큼 문화와 음악산업에 팬문화의 영향력이 세삼 얼마나 큰지를 또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어떻게 표현하고 사랑하는지에 따라 나뉘는 팬들! 이렇게 저렇게 나뉘지 말고 그냥 팬은 팬으로 다 공통되게 부르면 좋을텐데 선을 긋듯 너는너.. 나는나처럼 .. 딱딱 나누는 것은 좀 그렇지 않을까?.. 그들의 문화 방식이니 뭐라 할 수 없지만 풋풋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그리워지기도 하는 조금 씁쓸한 면이 있지 않나 싶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문화를 통해 심정도 이해가 되고, 공감되는 부분들도 많아서 오랜만에 생생한 현장을 함께 순회한 느낌으로 어릴적 기억하고 추억했던 동심을 느껴 볼 수 있어 좋기도 했지만 많이 세월이 흐르고 변했다는 사실에는 아쉬운 마음이 교차했던 팬덤이거나 빠순이거나! 왠지 모르게 그들의 젊음과 문화가 부럽기도 했고, 학창시절에 가졌던 풋풋한 동경으로 마냥 좋아하던 가수의 콘서트로 달려가보고 싶은 충동이 들게끔한 신선한 자극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