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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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내가 돈을 훔쳐도, 강도가 돼도,

사람을 죽여도 당신은 나만 사랑하게 될 거야.

그러니까 착하게 굴어."

 

가제본으로 먼저 만나 본 나를 찾아줘! 만족을 모르는 욕심과 집착으로 지독하고 섬뜩한 올가미 덫을 놓은 스릴러.. 읽으면 읽을수록 더더욱 가슴을 미친듯이 심장박동 일으키게 하는 이 스토리! 책 표지에서 미리 간파를 했어야만 했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왜 올해 최고의 스릴러인지를!! 사실, 처음 책을 받고서 600페이지가 넘는 책 두께를 보면서 약간은 겁이 났었다. 책을 읽을때 집중해서 바로 다 읽는 편이지만 읽다가 내려놓고, 읽은 자리를 또 다시 이어 들춰보고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과연 멈추지 않고, 앉은 그 자리에서 모두 읽어내려 갈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분량이 많은 책은 처음부터 두렵기 때문에..)

 

하지만, 내 걱정은 빗나가고 뚝딱 읽어버렸다. 오랜만에 스릴러물을 읽어서인지 아주 신나게! 그치만 앞부분은 조금 막히기도 했다. 성격 급한 사람은 숨넘어갈 정도로 조금은 느리고 더딘 초반 전개와, 도통 알 수 없는 심리전으로 머리가 복잡하고 답답했기에.. 허나, 딱 그까지다. 아주 서서히 타오르는 불꽃이 어느순간 걷잡을 수 없이 활활타올라 긴박하지만 조금씩 음미하듯 독자를 흥분시키고, 너무도 흥미진진하게! 뒷 이야기를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도록 추리하게 만들고, 공포와 동정심과 함께 미묘하고, 섬세한 감성들을 꿈틀거리게 하는 오묘한 자극과 신선한 충격을 거듭 반복하면서 점점 강도를 세게 던져 자꾸만 내 안의 숨어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내 뜨겁게 쿵광거리게하는 힘을 가진 책이었다.

 

뉴욕 잡지사에서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글을 쓰는 작가이면서 침착하고 똑똑하고 재밌으면서 복잡하지 않은 닉, 동화책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존모델이자 예쁘고 상냥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완벽한 에이미, 너무도 잘어울리고 아름다운 한 커플! 그런데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이 두 사람의 결혼기념일 5주년이 되는 아침에 사라진 아내 에이미로 인해 그녀의 행방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남편 닉은 예정된 시나리오를 따라 끔찍한 불행이 시작된다.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그녀를 찾기 위해 결혼기념일마다 해온 둘만의 보물찾기를 시작하고, 최선을 다할수록 점점 의심이 들고, 파헤칠수록 미덥지 않은 그녀의 흔적과 과거사를 알아내지만 그럴수록.. 시간이 더해 갈수록.. 닉에게는 아내를 살해했을거라는 불리한 진술들과 증거품들이 하나둘씩 발견되는데.. 남편의 외도와 부인의 불신등~ 양파처럼 까도까도 하염없이 나오는 사건의 열쇠와 의문의 실타래들이 얽히고 얽혀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인간의 추락과 몰락의 그 끝을 보여준다. 과연, 사랑과 믿음이라는게 있는지.. 배려와 이해는 있었는지 조차 모르게.. 닉의 해고와 아픈 부모님으로 인한 이사, 에이미의 심경변화와 그녀의 부모님의 파산소식으로 가진 돈을 드리고, 나머지 전재산이었던 돈은 닉의 바를 차려주게 되는데 닉과 에이미는.. 과연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사건이 펼쳐질지 깊숙히 파헤쳐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은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가 자신의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페이지를 펼쳤다가 수많은 의문과 질문을 하고, 머릿속으로 상상하면서 주인공들의 생각과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면서 재미없고 지루하게 그 흐름들은 마냥 이끌려 따라다니기 보다는 자신만의 그림으로 누구를 지지하고 옹호하던지, 누구를 질타하고 옭아매든지 선택의 기로에 서서 함께 응원하거나 같이 해결해 나가도록 만드는 숨은 의도가 있지 않았나 싶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완성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그도 그럴것이 처음부터 남녀 주인공인 닉과 에이미 두 사람의 심리와 흔적들을 하나씩 교차시키면서 한 사람에게만 전개를 치중시키지 않기에 두 사람의 그림속에서 자꾸만 혼란에 빠드린다. 도통 누가 옳고 틀린지 도무지 예측할 수도 없는 딱 오리무중 상태.. 그래서 자꾸만 오기가 생기게 만드는 나를 찾아줘!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한사람에 대한 믿음과 또 다른 한사람에 대한 편견과 오해들이 어긋나고 그 선택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는 뒷통수 맞는 느낌이었고, 예상이 어긋날수록 점점 감정이 격해지는 나를 보면서 내가 너무 몰입했나 싶다가 또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빨리 파헤쳐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닉을 따라가다가 에이미를 따라가다가 둘 사이에서 사이코패스처럼 미쳐가고 있는 것 같아 무서울 정도로 그들에게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맨처음 나를 찾아줘!를 추측했을때는 닉이 에이미를 진짜 죽였는데 그가 꿈을 꾼듯 기억을 못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또 한 방! 마지막엔 닉이 에이미를 죽이던지, 에이미가 닉을 죽이던지, 어쨌든 둘 중 하나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사건이 진행되고 파헤쳐질수록 두뇌싸움을 하듯이 남녀관계의 극과 극을 보여주고 전혀 빈틈이 없는 스토리라 이 지독하고 광기어린 이야기 속에서 빨리 결말을 내려면 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었던 차에 또 한 번 뒤통수 치는 나를 찾아줘! 에이미의 착하게 굴어!!가 귓가를 맴돌면서 지금 내옆에 있는 사람이 진정 내가 생각하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맞을지, 과연 무슨 생각을 품고 있을지 의심이 들게끔 할 정도로 겁이나고, 섬뜩한 오한이 서려 한여름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줄 도서가 아닐까 싶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숨막힐 듯 탄탄한 스토리에 미친 그 결말을 넘어 제대로 뒷통수 한 방 맞고 싶은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 본 서평은 작성자의 주관적인 견해가 포함되어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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