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이 없다
조영주 지음 / 연담L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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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CJ ENM과 카카오페이지가 주최하는 '제2회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초연님의 장편소설 <암흑검사>를 넘 재밌게 읽어서 보자마자 냉큼 찜한 요 책. <반전이 없다>는 이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강력 추천한다고 하니 더 기대가 컸으며 <암흑검사>와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소설책이라 반가운 맘에 냉큼 펼쳐보았다. "이 책들요. 누가 반전만 싹 찢어갔어요." 진짜 제목부터 책소개 글만 봐도 호기심을 마구마구 자극해서 궁금증 해소를 위해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어버렸는데 정말 기막힌 반전들이 바통터치하며 대기하고 있어 꿀잼이었다.

 

추리소설을 싫어하는 살인마와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는 형사의 숨 막히는 심리 싸움! 1년 전 사건으로 안면인식장애를 갖게 된 친전 형사는 손자, 딸, 사위, 부인은 물론 사람 얼굴을 못 알아봐서 애를 먹다 휴직하게 된다. 휴대전화 속 사진들과 사람들의 얼굴을 비교하며 병을 이겨내기 위해 혼자서 열심히 훈련을 하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수상한 사람을 뒤쫓다가도 엉뚱한 사람을 지목했을까 봐 불안해 포기하기 일쑤, 트라우마가 심한 듯했다. 하지만 매일 어린이집에 손자 나무를 데리러 가는 일만은 잊지 않았던 친전은 무서운 우비 할배를 잡아달라는 나무의 부탁을 듣게 된다. 한 달 전부터 이유 없이 우비를 입고 어린이집 근처를 배회하며 아이들에게 겁을 주던 노인의 정체는 뭘까?

 

그리고 50년 악우인 김씨가 건 전화 한 통을 받게 된 친전 형사. 김씨가 알려준 주소에 도착한 친전은 그 집에서 엄청난 책더미에 깔려 죽은 신원불명의 노인이 바로 그가 찾던 우비 할배였다는 사실이 알게 된다. 하지만 지문 조회도 안되고 얼굴도 알아볼 수 없게 완전히 뭉개진 상태로 아무런 단서가 없어 그가 누구인지, 왜 살해되었는지,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던 찰나 친전은 우연히 책에 피가 묻어 있는 걸 발견하게 되고 살해 도구가 추리소설책이라는 걸 깨닫고 사고사가 아닌 살인사건을 직감하게 된다.

 

 

같이 일하던 후배 정의정과 동료 김나영이 사건을 맡으며 친전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상한 점은 책 속 반전 부분만 모두 찢겨 있었다는 것! 어떤 단서와 메세지가 있는 걸까? 고인이 모은 소설들은 굉장히 귀한 컬렉션으로 추리소설가나 출판 관계자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친전은 살해 도구로 쓰인 책들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고 나영과 함께 직감대로 화이틑펄 출판사로 향한다. 그러다 죽은 노인이 김전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와 연결고리가 있는 출판사와 주변 인물들을 탐문한다. 그러는 와중에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는데 부도를 낸 후 20억을 들고 야반도주한 리문 출판사 이문석 사장과 만석 출판사 배만석 회장이 도원결의한 사이였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두 번째 살인 사건이 터지고 세 번째 살인까지 모두가 김전무와 똑같은 방법으로 죽임을 당한 연속살인이었다. 왜 우비를 입히고 책으로 얼굴을 사정없이 패대기쳐서 끔찍하게 죽였을까? 그리고 왜 하나같이 책 속 반전을 다 찢어 갔을까? 정말 연쇄살인범은 추리소설을 끔찍이 싫어하는 인간이 맞는걸까?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왜 그랬을지 그 동기가 가늠이 안되니 의문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리고 나영은 얼마나 대단한 집안의 딸인지, 친전이 어떻게 하면 다시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지, 내연녀였던 최세라의 의심스러운 행동들까지 여러 등장인물들이 얽히고설켜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게다가 끝까지 지목한 범인이 맞았다는 통쾌함도 잠시 생각지도 못한 20억의 행방으로 시원하게 뒤통수 맞는 기분까지 싸하면서도 스릴 넘쳤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새도 없이 아주 그냥 들었다 놨다 가지고 놀다 대반전에 정신이 뻥! 역시 추리소설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며. 반전이 없다더니 작가의 고백까지 깜놀이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추리소설 여러 작품들이 낯설지 않아 순간 뭐지? 했다가 그중에서 마쓰모토 세이초 작가의 이름과 책 이름을 센스 있게 바꿔치기했다는 걸 알고 빵 터졌더랬다. 그리고 애거서 크리스티 작가의 <ABC 살인 사건> 등 아직 읽어보지 못하고 찜 해둔 책도 많아서 시간 되면 한 권씩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에 기회가 되면 고서들 중 보물찾기 하러 한번 구경 가보고 싶었는데 언급이 돼서 엄청 반가웠다. 일단 아쉬운 맘에 오랜만에 가까운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투어를 해봐야겠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더 재밌게 집중하며 상상력을 발휘하기 좋은 힐링 타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도 언젠가는 친전처럼 좋아하는 작가를 직접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그게 누구인지는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한 체 열심히 기도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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