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코드
설혜원 지음 / 지금이책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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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심리 묘사와 반전, 눈을 뗄 수 없는 흡입력과 통찰력으로 무장한 본격 심리 스릴러! 이 책은 일곱 편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어 눈에 띄었다. 평소에 감질나는 단편보다는 애태우더라도 몰입도가 높은 장편소설을 솔직히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좋아하는 장르소설을 버무려 놓은 책이라 넘 궁금했더랬다. 그래서 책이 도착하자마자 냉큼 읽어버렸다.

 

<클린 코드>는 로열 소사이어트 행사에 초대되어 3박 4일간 크루즈 여행을 하게 된 변호사, 판사, 의사, 목사가 배 안에서 잠을 자다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들은 5년 전 한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로 아주 치밀하고 의도적인 계획에 의해 오로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타깃으로 소환되어 그들의 죄를 심판하는 심장 쫄깃한 재판극이 펼쳐진다. 신춘문예 당선작인 <모퉁이>의 주인공은 일러스트레이터로 '괴담'이라는 미스터리 공포물 책 속에 넣을 '루시드드림'과 '신데렐라악성증후근' 삽화 그림을 의뢰받는다. 꿈과 현실 구별의 모호성과 그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색다른 에피소드를 전한다.

 

<독서실 이용자 준수사항은>은 아파트 주민과 미화원의 에피소드로 유쾌 통쾌 상쾌함을 담아 공감되면서도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넘 소름 끼쳤다. <셀프 큐브>는 중고 카페에서 사진틀은 사고파는 과정에서 한 여자가 환불을 요구한 뒤 실종된다. 이 여성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사진들이 그 작품을 판 사람을 가리켜 의심을 받게 되고 용의자로 지목된다. 알콜성 치매, 기면성, 몽유병, 상상과 꿈과 현실을 혼동하며 중증의 과대망상까지 여러 병명과 특이한 증상들이 등장하며 그를 담당했던 신경정신과 수면전문의에게서 그가 누군인지, 진실이 뭘지 열심히 쫓아가다 실종 사건이 토막살인으로 바뀌며 색다른 연결고리에 깜짝 놀랐다. 
 

<자동판매기 창고>는 캐나다 출장 중 엄마의 부고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장례식장으로 달려온 한 남성이 등장한다. 그는 제약회사 연구원이었고 너무나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엄마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부분들로 인해 의심을 품게 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단서를 찾아 나선다. 다행히 어렵지 않게 빼박인 증거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의 의심이 명백한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 돈과 목숨을 바꾸려 한 범인이 너무나 뻔뻔하고 당당한 태도를 보여 넘 기가 차고 가증스러웠다. <페르피의 사체>는 인간이 된 비인간 유전자가 새로운 인간종으로 세상의 구성원이 될 수도 있으며 인간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젤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단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읽는 동안 좀 부담스럽고 버겁기도 했다.
 

<월광>은 성형외과 의사이자 취미생활로 사진작가를 하는 남편과 간호사였던 아내의 이야기로 임신, 몰래카메라, 마약중독 등 여러 상황들이 믹스되어 서로의 치부를 들어낸다. 각자 독특하고 색다른 분위기를 폴폴 풍겼는데 개인적으로 젤 재밌게 본 건 첫 번째로 등장한 <클린 코드>였다. 그다음은 네 번재로 등장한 <셀프 큐브>로 꼽고 싶다. 미스터리나 추리 소설을 좋아하고 스릴러 마니아라면 단연 젤 먼저 꼽지 않을까 싶다. 책을 덮고도 오래 각인됐으며 너무 빨리 이야기가 끝나서 내심 아쉬웠으니 말이다. 사회부조리와 여러 범죄행위, 그리고 사람의 마음의 병과 이상 심리 코드의 특징들을 엿보며 그들을 이해하기도 하고 때론 비난과 비판을 하면서 느낀 여러 감정을 하나씩 곱씹어 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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