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가족
애덤 크로프트 지음, 서윤정 옮김 / 마카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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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릴러소설에 푹 빠져있는데 이 책을 먼저 읽어보신 분들이 다들 넘 잼있다고 추천을 많이 해줬더랬다. 그래서 엄청 궁금했던 책이라 도착하자마자 냉큼 읽어버렸다. 정말 믿었던 내 남편이 연쇄 살인범이었을까?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려 남편을 지목할 수밖에 없는 뭔가 분명한 이유가 있었을 터. 한번 의심이 들기 시작하면 도무지 멈출 수가 없기에 더 소름 끼치고 무서울 것 같다. 그럼에도 하루빨리 진실이 무엇인지, 아이를 죽인 진짜 진범이 누군지 밝혀내야만 한다. 만약 내 남편이 살인자가 아니라면 평생 씻을 수 없는 억울한 누명을 쓸 수도 있고 이 가정이 한순간에 깨질 수 있으니 말이다. 남편의 눈을 피해 혼자서 해결하려다 위험에 빠진다고 하니 더 긴장되면서 그녀가 원했던 <나의 완벽한 가족>은 안전하게 제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기대가 됐더랬다.

 

친구들과 헤어진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익숙한 얼굴을 마주친 후 끔찍하게 목숨을 잃은 7살 라일리 마컴. 그리고 어렵게 딸 에비를 출산한 메건과 교사인 크리스 부부가 등장한다. 이 부부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이상적인 가족이었고 지금까지는 아주 완벽했다. 그런데 메건은 어린 딸 에비에게 유대감을 느끼기보단 심적 부담감이 훨씬 더 컸고, 육아를 할수록 버겁고 부담스러워 마냥 행복하지가 않다. 크리스는 집보단 낚시를 좋아했으며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간절히 원한다. 에비가 태어나면서 서서히 멀어진 이들 부부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체, 초반부터 서로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이해하거나 배려하지 않고 각자 불만을 드러내며 일방통행을 해대니 아주 위태롭게 느껴졌다. 처음엔 육아에 서툰 초보 엄마와 초보 아빠가 겪을 수 있는 당혹감이나 현실적인 고민과 고충들로 삐걱거리는 듯했으나 심상치 않은 비밀을 품고 있었던 크리스. 처음엔 어떤 의미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없었지만 점점 참을성이 없어지고 듣기 거북한 속내를 계속 쏟아내는 그의 모습이 왠지 불길했고, 정상적인 사고는 절대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마음속 어두운 비밀을 간직한 크리스의 정체는 과연 뭘까? 무엇을 숨기고 있는 걸까?

 

한편 뉴스에 소년의 시체가 발견됐으며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모두가 충격에 빠진다. 죽은 아이 라일리는 크리스가 가르쳤던 학생이었고 사고가 났던 날 우연히 같은 곳을 지나치다 둘은 잠시 마주쳤다. 하지만 서로 인사만 하고 곧장 헤어졌고 결국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사실을 알고 나서 크리스는 엄청 자책하며 슬퍼했다. 복잡한 마음을 다잡으며 오랜만에 대청소를 하던 메건은 쓰레기통에서 검은색 봉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 안에는 피 묻은 어린이용 모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죽은 라일리의 모자였다. 메건은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경찰은 크리스를 만나기 위해 집으로 찾아온다. 하지만 메건은 경찰에게 라일리의 모자 얘기를 곧장 할 수 없다.

 

그런데 또 한 명의 아이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피해자는 크리스가 2년 전에 가르친 학생 카이였다. 정황상 남편을 의심할만한 물증들이 속속 드러나지만 아직은 100% 확신을 할 수 없다. 내 가족이 얽혀 있으니 더 신중하고 현명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 산후우울증 때문에 안 그래도 신경이 예민한 상태에서 갑자기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져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메건은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하다. 메건은 고민하다 남편에게 아이를 죽였냐고 대놓고 물어본다. 하지만 남편의 반응은 펄쩍 뛰며 엄청 화를 냈고, 절대 아니란다. 그럼 도대체 누굴까? 왜 그를 가리키는 증거들이 메건 눈에 자꾸 보이는 걸까? 크리스를 코너에 몰기 위해 꼭 의도된 것처럼. 속으론 그냥 빨리 신고했으면 싶었다. 진실에 점점 다가가려고 할수록 메건이 너무 위험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알아챈 듯 메건은 고심하다 결국 경찰에 남편을 신고한다. 아뿔싸! 잠을 자고 있던 남편이 그녀 뒤에 서있었다. 소름이 돋았던 순간.. 하지만 깜짝 놀랄만한 대반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고 교묘한 트릭에 빠져 제대로 낚이고 말았다. 쫓고 쫓기는 기막힌 두뇌게임과 심리전을 지켜보는 동안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한 스토리에 진심 심장 쫄깃했더랬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상상도 못한 살인자가 정말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르는 법! 연쇄 아동 살인범은 누구였을까? 왜 어린 사내아이 두 명을 잔인하게 죽였을까? 그리고 이들 부부와 완벽하게만 보였던 이 가정은 어떻게 되었을까? 책을 덮고 나서 살인자의 추악하고 어처구니없는 살해동기와 무서우리만치 뻔뻔하고 치가 떨리는 자기방어적 기억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한다. 본인 스스로도 자신을 100% 신뢰하거나 다 알 수 없을뿐더러 상대방이 그 가면을 벗기는 건 더더욱 힘들기 때문에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 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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