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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곧 쉬게 될거야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고요한숨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쉿, 스포일러 절대 금지" 또 한 편의 역대급 홈스릴러! 이 글귀만 봐도 호기심을 마구마구 자극했기에 냉큼 찜한 요 책. 정말 상상도 못할 어마어마한 반전 스토리가 마지막 페이지까지 연이어 등장하니 정신을 못 차릴 만큼 혼을 쏙 빼놓는 기분! 한마디로 진심 대박이었다. 후반으로 넘어갈수록 긴장감 넘치는 속도전에 의문에 꼬리를 무는 범인의 심리와 주인공의 두뇌싸움을 엿보다 심장 쫄깃한 건 기본이고 온몸에 전율이 짜릿, 끝내 소름이 돋다가 끔찍한 공포영화를 한편 본 것 같았으니 진짜 안 읽었으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 같다. 그만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푹 빠져읽게 되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읽어보시라.
교통사고로 남편 다니엘을 허망하게 잃은 레나는 충격과 슬픔 속에서 4년 만에 가진 딸 엠마를 출산하게 된다. 남편이 사고가 났던 날 레나는 다니엘의 권유로 함께 차를 타고 시골 전원주택을 보러 가는 도중에 심하게 다툰 후 길가에 먼저 내렸고, 그게 마지막 대화가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만약 싸우지 않았더라면 하는 자책과 계속 같이 차를 타고 있었더라면 어땠을지 등 혼란스러운 생각과 여러 의문들로 괴로워 이 모든 걸 혼자서 감당하기엔 너무 가혹하고 버겁기만 하다.
아무리 받아들이려고 해도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남편의 죽음과 산후우울증으로 엠마를 낳았지만 유대감이나 친밀감이 느껴지지 않아 전혀 기쁘거나 행복하지 않은 레나. 그녀의 심신은 지쳐 있었고 육아에 매진하기엔 너무 불안하고 우울한 심리상태가 안쓰럽고 위태로워 보였다. 다행히 자상하고 강인한 시어머니가 그녀와 어린 딸 엠마의 곁을 지키면서 몸과 마음은 차츰 안정을 되찾는 듯했다. 사실 다니엘은 전처 레베카와의 사이에서 첫째 딸 조시가 있었고,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에서 한줄기 빛이 되어준 레나를 만나 재혼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자신의 가족을 버리고 레나를 택한 셈이다.
레나는 원래 직업이 조산사였는데 출산 전 그녀가 기르는 개 기네스를 산책시키다 슈스터 부부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들의 아들 오스카가 3년 전 죽었는데 슈스케 부부는 레나를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했고, 출산이 임박한 그녀의 배를 보며 자신들처럼 모두 똑같이 경험해보라고 차갑게 말하고 사라진다. 아주 악담을.. 그리고 다니엘의 장례식장에서 전갈 문신 여자와 남자 둘을 마주치고 뒤이어 사고를 낸 상대방 운전자 토마스 크론의 동생 니클라스 크론을 만나 명함을 받게 된다. 장례식이 끝나고 시어머니 에스더가 2주 동안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레나는 혼자서 엠마를 돌보게 된다. 이때 예상은 했지만 넘 쎄했다는. 콩닥콩닥~
주어진 시간은 세 시간, 계속 사라지는 사람들
수수께끼를 풀지 않으면 나와 내 아이가 죽는다!
아니다 다를까 여러 사건과 힘든 육아까지 몸이 넘 지치고 피곤했던 레나는 잠깐 눈을 붙인 사이에 흔적도 없이 딸 엠마가 사라지고 만다. 누군가 그녀의 집에 침입해서 엠마를 납치한 후 엠마가 자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협박 종이만 남겨둔 채로.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 레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될지 앞이 막막하기만 하다. 갓 태어난 어린 딸이 실종됐지만 경찰에 신고를 할 수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다. 딸을 살리려면.. 누가 범인일까? 레나와 같이 예상 후보자들을 간추려 숨겨진 트릭 속 희망의 단서를 찾기 위해 열심히 뒤를 쫓으며 애타게 마음 졸였던 시간. 일단 의심되는 인물이 몇 명 있었는데 레나가 엠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할수록 주변 사람들이 사라지거나 연이어 죽는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모든 것을 다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그녀를 감시하며 엠마를 인질로 삼고 아무것도 못하게 막는 범인의 행동이 넘 의심스러웠다.
자정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러지 않으면 네 딸이 죽어!
그래서일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상하게 자꾸 중요한 뭔가를 놓치고 있는 느낌이 물씬 들었더랬다. 범인은 도대체 왜 엠마를 납치했을까? 왜 자기가 찍은 엠마 사진을 자꾸 동봉하고 예상치 못한 협박을 계속할까? 그러다 결국은! 딸을 살리려면 스스로 자살을 하라고 한다면? 이건 뭐 정신병자도 아니고 이판사판 아님? 진짜 무슨 원한이 그렇게 깊어서 자신의 존재는 드러내지 않고 사람 목숨을 가지고 미친 장난을 칠까? 딸을 위해 독하게 마음먹고 버티고 있는데 이 일방적인 끔찍한 게임에 레나는 결국 아무것도 못한 체 허무하게 응해야 할까? 소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으니. 들었다 놨다 상상도 못할 거침없는 대반전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순간 방심했다 기가 막히게 완성된 퍼즐에 말문이 턱 막히고 말았다. 진짜 믿을 사람 없다는 말과 사람이 젤 무섭다는 말에 공감하며 세상에 이럴 수가! 한마디로 완전 꿀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