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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CAKES - 사카타 아키코의 사계절 베이킹 앨범
사카타 아키코 지음, 김윤경 옮김 / 세미콜론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사계절 어울리는 과자를 앨범처럼 즐길 수 있는 베이킹 북! 몇 년 전 큰맘 먹고 제과수업을 들었던 이유가 바로 케이크를 만들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책 제목을 보자마자 냉큼 찜했는데 초판 한정판으로 센스 있게 데코픽이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어 굳뜨! 책을 첨 본 느낌은 일단 띠지에 실린 달달하고 먹음직스러운 다양한 계절과자 사진들이 먼저 눈을 사로잡았고, 겉표지가 두꺼운 하드보드지로 튼튼하게 양장으로 제본된 책이라 오래오래 소장하며 펼쳐보기 좋을 것 같아 맘에 들었다. 그래서 더 신나는 맘으로 페이지를 넘겼더랬다. 이 책의 특징은 일반 베이킹도서와 다르게 진짜 잡지나 앨범을 펼쳐보는 느낌이라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더 빨랐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어울리는 완성된 구움과자들을 따로 모아서 큼직한 사진으로 먼저 만나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서 차례대로 레시피가 하나씩 소개되어 있었다. 또 한가지 눈에 띈 건 홈베이킹을 시작하는 초보자나 독학하는 분들을 위해 저자 직강 베이킹 테크닉과 포인트 동영상이 담긴 24종의 QR코드가 레시피마다 첨부되어 있어서 편하게 도움도 받고, 놓칠 수 있는 스킬까지 꼼꼼하게 참고할 수 있도록 배려가 되어 있다. 또 보통 요리책이나 홈베이킹 도서를 펼치면 대부분 사용하는 도구나 재료 소개를 먼저 하는 반면에 이 책은 제일 마지막 부분에 실려있어 특이하면서 신선했다. 그럼에도 완성품 사진과 레시피를 함께 보는 것에 익숙해져서인지 첨엔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더라능. 촌스러울 수도 있지만 ^^; 부끄부끄~
봄 - 딸기 쇼트케이크
저자 사카타 아키코님은 의욕만 넘치고 실수투성이였던 베이킹 생초보 시절 그때의 나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들을 담은 그리운 책처럼 그녀에겐 이 책이 마치 앨범과도 같다고 한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주고픈 선물, 그 소중한 추억들을 펼쳐볼 수 있는 그녀만의 생생한 기록인 프랑스 과자 레시피북 넘 멋진 것 같다. 2년 동안 잡지에 연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동안 꾸준히 만들어 오고 있는 대표적인 인기 메뉴들을 고르고, 계절을 추억하면서 책으로 다듬었다고 한다.
SUMMER 레시피 中 맘에 들었던 메뉴 - 어릴 적 과일가게를 하는 외갓집에서 보내준 복숭아로 엄마가 자주 만들어 주셨던 디저트로 생과일과는 다른 탱글탱글한 식감이 매혹적이며, 차가운 요구르트와 정말 잘 어울린다는 복숭아 콩포트 & 프로즌 요구르트. 그리고 살구 콩포트와 젤리는 제철이 짧은 살구향기랑 허브와 최상의 궁합을 자랑하며, 콩포트 시럽에 오레가노나 타임의 풍미를 더해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향을 만끽해보라고 한다. 자몽 푸딩은 예전에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자주 먹었던 디저트로 그 시절 가장 좋아했던 그 맛을 흉내 내고 싶어 반복해서 만들어 봤다고 한다. 쌉싸름하면서도 새콤달콤하고, 매끈매끈한 식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맛이라고 한다.
레몬 치즈 파이는 미국 남부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스터드 파이와 비슷하다고 한다. 프랑스의 진한 레몬 타르트도 정말 좋아하지만, 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이 레몬 치즈 파이는 바삭바삭한 파이 반죽과 진짜 홈메이드라고 할 수 있는 소박함이 좋다고 한다. 블루베리 크럼블 머핀은 간단하지만 어려움도 있으며 몇 번을 반복한 끝에 드디어 마음에 드는 레시피를 완성했다고 한다. 볼록한 모양에 촉촉하면서도 바삭한 식감이 특징인 미국식 머핀이라고 한다. 첨엔 케이크 레시피를 찾기 바빴는데 개인적으로 여름 파트가 유독 맘에 드는 메뉴가 많았던 것 같다. 살구. 복숭아, 자몽, 레몬, 블루베리 등 상큼하고 향긋한 과일이나 열매를 이용한 디저트 레시피가 기분 좋게 입맛을 돋워줄 것 같아서 그 계절이 돌아오면 하나씩 빨리 맛보고 싶어진다.
여름 - 레몬 치즈 파이
맛없음 반칙일 것 같은 캐러멜 슈크림과 프룬 퐁당 쇼콜라! 그중에서 슈크림을 너무 좋아하는데 짠맛을 효과적으로 발휘하는 슈 반죽에, 진하고 풍부한 달걀의 풍미가 어우러진 커스터드, 쌉쌀한 캐러멜의 얇고 바삭한 식감이 매력적인 과자라고 한다. 사카타 아키코 씨가 젤 좋아하는 대표적인 슈크림 레시피라고. 그리고 퐁당은 프랑스어로 '녹는'이라는 뜻이며, 촉촉하게 구운 퐁당 쇼콜라는 입에 넣으면 폭신폭신하고 사르르 녹는 맛이 매력적인 초콜릿 케이크라고 한다. 레드와인으로 프룬을 더해 살짝 어른스러운 맛으로 완성할 수 있단다. 둘 다 어떤 맛인지 상상이 가니 바로 도전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눈에 띈 글귀! 책 속 레시피에는 과자가 맛있어지는 분명한 이유가 있으며 실패를 해도 몇 번이고 반복해서 계속 만들어 봐야 한다고 귀띔한다. 그래야만 어떤 다양한 변수가 있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된다고. 그래서 과자를 만드는 일은 즐겁고 심오한다고 한다. 똥손이라 너무 자주 좌절을 맛봐서 고민이었는데 처음엔 누구나 다 실수를 한다고 하니까 위로와 자극이 됐더랬다. 답은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도전을 즐기며 더 열심히 만들어 보는 수밖에 없겠다. 문제는 생긴 거랑 다르게 손도 크고, 테스트용으로 먹어줄 사람이 없다는 웃픈 현실. 맨날 똑같은 것만 먹는 건 질린다면서 새로운 걸 거부하는 이유는 뭘까? 내가 뭘 실수를 했거나 손맛이 없다는 거겠지. 그래서 나만 살이 뒤룩뒤룩 찌는가 보다. 근데 모양이 좀 엉성할 뿐 내 입맛엔 왜 다 맛있을까나 궁금타요. 걍 촌스러운 입맛을 가졌다고 생각하련다.
겨울 - 크리스마스 쇼트케이크
WINTER 레시피 中 크리스마스 젤리는 화이트 와인을 기본으로 한 젤리 액에 빨간색과 검은색의 신선한 베리를 아낌없이 담은 두 가지 색 젤리라고 한다. 상쾌한 맛이 좋아 크리스마스 파티 후에 먹는 디저트로 권한다고. 그리고 크리스마스 쇼트케이크는 원형 틀이 없어도 만들 수 있는 쇼트케이크로 자르면 단면에 세로 줄무늬가 있다고 한다. 초록색과 검은색 과일을 이용해 차분한 모양으로 만들었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딸기로 장식하면 훨씬 귀여워진다고. OK! 둘 다 크리스마스 홈파티에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 냉큼 찜했더랬다. 책 속 레시피만 따라하면 전혀 어렵지 않다고 하니까 부담감 없이 미리 연습해둬야겠다.
케이크 외에도 팬케이크, 도넛, 수플레, 젤리, 푸딩, 머핀, 파이, 타르트, 쿠키, 슈크림, 쇼콜라 등 맛보고 싶은 사계절 달다구리 구움과자 디저트들이 골고루 소개되어 있어서 보는 내내 입맛 다시며 제대로 눈호강 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진짜 베이킹 책만 봐도 기분 up! 책 속에 더 탐나는 아이들이 많으니까 궁금하신 분은 직접 만나보시길 추천한다. 난 뭐부터 도전해보징? 아마도 평소에 내가 젤 좋아하는게 치즈 케이크랑 슈크림이라서 실패 확률 0%인 꿀팁 참고해 베이크드 치즈 케이크 아니면 캐러멜 슈크림부터 손이 갈 것 같다. 일단 초보인 내가 봐도 쉬워 보였고, 혹시나 망쳐도 혼자서 신나게 먹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오븐놀이에 흥미를 가지길 애타게 기다리는 식구들 입맛 따라 하나씩 예쁘게 만들어서 빨리 선물도 해줘야겠다. 간만에 꼽혔으니 우짜스까잉. 맘 급해지니 바로 도전하러 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