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천사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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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본능적으로 대부분의 남자들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선호하는 여성상으로 일단 예쁜 여자를 제일 좋아한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쁘고 잘 생긴 사람을 누가 싫어할까마는 나이 불문 젊고 예쁜 여자만 보면 다 용서가 되는 듯 너도나도 1순위로 꼽는다고 하는데, 만약 책 속에 등장하는 진처럼 모두의 마음을 홀려버리는 순수하고 매력적인 아름다운 여자가 나의 재산과 목숨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접근한다면 어떨까? 천사 같은 외모에 숨겨진 가면 뒤로 악마의 본성이 꿈틀대며 소름 돋게 나의 눈을 멀게 한다면 말이다. 더 이상 이용 가치가 없다면 한순간에 훅 가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터. 겉모습만 보고 선입견을 가지고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말라는 이 책이 주는 아주 큰 교훈이 아닐까 싶다. 사람을 믿지 말라는 건 아주 슬픈 일이지만..

 

페르디난드 벌포드라는 남자가 총에 맞아 사망하자 질투에 눈이 먼 메레디스가 살해했다며 치정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결론짓고, 고의 살인죄를 적용받아 사형을 언도받은 제임스 메레디스. 다행히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어 20년 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천사 같은 미모를 지닌 그의 사촌이자 전 약혼자가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한 덕분에 모두들 깜빡 속아 넘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임스 메레디스의 오랜 친구이자 변호사인 잭 글로버는 진 브리거랜드가 이 모든 음모를 꾸몄다고 확신한다.

 

사건의 발단은 메레디스의 아버지가 아들이 서른 살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면 여동생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기로 유언했고, 다음 주 월요일까지 메레디스가 결혼하지 않으면 전 재산은 진 브리거랜드 앞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그래서 잭 글로버는 진으로부터 메레디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큰 빚을 물려받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신용상태가 안 좋은 리디아 베일을 찾아 얼굴도 모르는 메레디스와 결혼을 해달라고 엄청난 제안을 하며 간곡히 부탁한다. 생각할수록 황당하고 당황스럽지만 그녀에겐 뿌리칠 수 없는 유혹에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어 결국 수락하게 되고, 그녀의 인생은 지금껏 살아온 인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을 되찾게 된다.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듯 엄청난 부자와 결혼해 한방에 신분상승을 했으니 남부러울게 없다.

 

하지만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진 브리거랜드가 아니다. 리디아에게 접근해 친절하게 친분을 쌓으며 믿음과 환심을 얻고, 그녀의 재산을 독차지하기 위해 뻔뻔하고 교활하게 혀를 놀린다. 진 브리거랜드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고, 자신의 계획에 따라 그들을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니 겁나고 두려울게 없다. 지금껏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다 이루며 살게 해준 천사 같은 외모가 그녀에겐 강력한 무기가 됐으니 말이다. 어리석고 거짓된 사랑 앞에서도 아무도 그녀를 의심할 수 없을 만큼. 게다가 같은 뜻을 품고 있는 영원한 내 편과 그녀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있었으니.. 피는 못 속인다는데 아빠보다 더 독하고 극악무도한 그녀의 두 얼굴, 스스럼없이 살인을 저질러도 죄책감 1도 없이 제대로 돈독 오른 부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한순간도 멈출 줄 모르는 악행들이 잔인하다 못해 치를 떨게 한다.

 

하지만 진보다 리디아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고구마 100개 정도 먹은 것처럼 속이 너무 답답했다는 사실.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며 그렇게 당하고도 어쩜 그리 한결같은 믿음을 진에게 보여주는지 말이다. 그나마 그녀를 대신해 잭과 재그스의 활약을 응원하며 집중하다 통쾌한 반전에 깜짝 놀랐고, 거듭되는 등장인물들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며 사건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으며 열심히 뒤를 쫓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땐 온몸에 소름이 돋았더랬다. 진짜 나쁜 년! 욕이 절로 나오더라는. 그럼에도 순간순간 로맨스 소설인가 싶기도 했다가 스릴러 소설 같기도 했다가 결국 미스터리 추리소설이었구나 싶었던 요 책! 앉은 자리에서 곧장 푹 빠져 읽었던 만큼 술술 읽혀 더 재밌었다. <공포의 천사> 사랑 받을 자격조차 없는 그녀 곁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과연 누굴까? 메레디스의 재산은 결국 어떻게 됐을까? 천사의 끝은?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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